근로기준법 적용범위, 5인 미만이면 정말 안전할까
상시근로자수 산정과 사업장 실질 동일성 판단 — 이긴 사건 vs 진 사건
회사가 "우리는 상시근로자 5명이 안 되니 부당해고 구제신청 자체가 안 된다"고 주장하면 정말 끝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지만, 상시근로자수는 등기부나 사업자등록증이 아니라 실제 사용 인원의 실질로 다시 계산된다. 별개 법인이라도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됐다면 두 조직의 인원을 합산해 5인 이상으로 뒤집히는 사례가 꾸준히 나온다.
회사가 "우리는 상시근로자 5명이 안 되니 부당해고 구제신청 자체가 안 된다"고 주장하면 정말 끝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지만, 상시근로자수는 등기부나 사업자등록증이 아니라 실제 사용 인원의 실질로 다시 계산된다. 별개 법인이라도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됐다면 두 조직의 인원을 합산해 5인 이상으로 뒤집히는 사례가 꾸준히 나온다.
사건의 전말 — 문자 한 통으로 끝난 채용, 그런데 회사가 둘이었다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7541 사건(2022. 8. 26. 선고)이 전형적이다.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A사(대표이사 D, 상시근로자 약 9명)와, D의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비영리 봉사단체는 같은 사무실을 함께 썼다. B는 봉사단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 최종 합격 통보까지 받았고, 2020년 10월 5일 하루 출근했다. 그런데 회사 측은 이후 연락을 끊었고, B가 항의 문자를 보내자 대표이사는 "입사 취소되었습니다"라는 문자 한 통으로 답했다.
B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A사는 "B는 상시근로자 5명 미만인 봉사단에 입사한 것일 뿐 우리 회사와는 근로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두 조직이 같은 사무공간을 쓰고, 대표자들이 부자(父子) 관계이며, 채용 과정에서 "입사 후 원고(A사)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는 설명까지 있었던 점을 근거로 A사와 봉사단을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상시근로자수는 5명을 훌쩍 넘겼고, 문자메시지로 통보한 채용취소는 해고 사유·시기 서면통지 의무(근로기준법 제27조)를 어긴 부당해고로 인정됐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무엇이 갈랐나
같은 "5인 미만" 주장이라도 법원 판단이 갈린 사건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쟁점이 뚜렷해진다.
| 구분 | 실질 동일성 인정(근로자 승소) | 별개 사업장 인정(사용자 승소) |
|---|---|---|
| 대표 사건 |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7541 / 2023구합72578 |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0686 |
| 사무공간 | 동일 사무실 공유, 업무 지시 계통 사실상 일원화 | 독립된 사무공간·별도 조직체계 확인 |
| 대표자 관계 | 친족·동일인이거나 실질적으로 한 사람이 인사·업무 지시 | 대표자·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히 분리 |
| 채용·업무 안내 | "입사 후 원고 업무를 담당한다"는 식의 혼재된 설명 | 채용 공고·계약 주체가 일관되게 하나의 법인으로 한정 |
| 결과 | 근로자수 합산 → 5인 이상 인정 → 해고제한 조항 적용 | 실제 상시근로자 5인 미만 확인 → 구제신청 자체가 부적법 |
2023구합72578 사건도 같은 구도다. 노동위원회는 초심·재심 모두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이라며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법원은 실질적 경영 일체성을 인정해 재심판정 자체를 취소했다. 반대로 2016구합50686 사건에서는 지방노동위원회가 "상시 5명 이상"을 전제로 구제신청을 인용했다가, 법원 심리 단계에서 실제 인원이 5인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뒤집혔다. 즉 노동위원회 단계 판단도 절대적이지 않고, 실제 근무 인원·조직 실태를 다시 심리하면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승패를 가른 핵심 — 등록 아닌 '실질'
법원이 보는 것은 사업자등록번호 개수가 아니다. ①인사·노무 관리가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지 ②자금·손익이 실질적으로 공유되는지 ③사무공간·설비를 함께 쓰는지 ④채용·업무지시 계통이 사실상 하나로 움직이는지를 종합해 판단한다. 형식적으로 법인을 분리해 5인 미만처럼 보이게 만들어도, 실제 운영이 하나로 얽혀 있으면 상시근로자수는 합산된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다. 상인연합회 지회 사무국장 해고 사건처럼 상시근로자 3명으로 확정된 사업장이라도, 해고제한 조항(제23조·제27조)은 적용되지 않지만 해고예고수당(제26조) 같은 일부 조항은 여전히 살아있다. 5인 미만이라고 해서 노동관계법이 전면 무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실무자는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실무 체크리스트
- 계열사·관계사·비영리법인 등 명목상 별도 조직을 함께 운영 중이라면, 인사·자금·업무지시가 실제로 분리돼 있는지 서면·조직도로 정리해 둔다.
- 채용공고·근로계약서에 계약 당사자 법인을 명확히 표기하고, 실제 업무지시 주체와 일치시킨다.
- 상시근로자수는 해고일 전 1개월 평균 사용 인원 등 실제 근무 실태로 산정되므로, 재직증명·급여대장 등 기초자료를 상시 정리해 둔다.
-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해고예고수당, 연차수당 등 일부 조항은 적용된다는 점을 사전에 확인하고 대응한다.
- 노동위원회 초심 단계에서 상시근로자수가 다투어질 경우, 실제 운영 실태를 뒷받침할 증거(사무공간 계약서, 조직도, 급여 지급 내역 등)를 조기에 확보한다.
실제 자문 현장에서 보면 "우리는 계열사라 5인 미만"이라며 안심하는 사업주가 많은데, 정작 노동위원회나 법원은 사무실 문패보다 실제 지시 계통과 자금 흐름을 먼저 들여다본다. 형식적으로 법인을 쪼개는 방식으로는 리스크가 줄지 않고, 오히려 실질 동일성이 인정되면 그동안 미적용이라 믿었던 연차·해고제한 의무가 한꺼번에 소급 적용되는 상황을 여러 번 봤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이면 어떤 경우에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불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별개 법인이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된다면 인원을 합산해 5인 이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상시근로자수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사업자등록 기준이 아니라 해고 등 사유 발생일 전 일정 기간의 실제 평균 사용 근로자 수로 판단합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법이 아예 적용되지 않나요?
아닙니다. 해고제한 조항은 적용되지 않지만 해고예고수당, 최저임금, 퇴직금 등 다수 조항은 여전히 적용됩니다.
Q. 노동위원회 초심에서 상시근로자수를 잘못 판단하면 어떻게 되나요?
법원 소송 단계에서 실제 인원·조직 실태를 다시 심리해 판정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Q. 계열사를 나눠 운영하면 상시근로자수를 줄일 수 있나요?
형식적 분리만으로는 부족하며, 인사·자금·업무지시가 실질적으로 분리돼야 별개 사업장으로 인정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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