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안정성 연구회 출범, 근로자에겐 무엇이 달라지나
산업부 'AI와 기업의 미래 연구회' 발족과 노동법 쟁점, 노동위 판정 3건으로 본 인력 운용의 조건
산업통상부가 2026년 9월 22일 발족한 'AI와 기업의 미래 연구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민간 전문가 14명이 2개월가량 집중 논의해 "인력 재교육·양성"과 "유연안정성(기업에는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근로자에게는 생활의 안정성을 함께 보장하겠다는 정책 틀)"에 관한 정책 제언서를 만들고, 노사·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산업부에 내는 자문 조직이다.
산업통상부가 2026년 9월 22일 발족한 'AI와 기업의 미래 연구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민간 전문가 14명이 2개월가량 집중 논의해 "인력 재교육·양성"과 "유연안정성(기업에는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근로자에게는 생활의 안정성을 함께 보장하겠다는 정책 틀)"에 관한 정책 제언서를 만들고, 노사·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산업부에 내는 자문 조직이다. 이 연구회 자체가 법을 바꾸지는 않는다. 다만 근로시간·배치전환·성과보상 같은 기존 노동법 규율을 손볼 때 쓸 논거가 여기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9월 22일 무슨 일이 있었나
매일노동뉴스 보도(2026-09-23)에 따르면 산업부는 22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연구회는 7월 15일 열린 'AI시대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의 후속 조직이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 구분 | 내용 |
|---|---|
| 위원장 |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 |
| 인력재교육·양성분과 | AI시대 인재 재교육·양성 (분과장 이준영 성균관대 교수) |
| 유연안정성분과 | 근로시간, 인력의 효율적 배치·이동, 성과와 보상 등 기업의 인력 활용 제도 (분과장 이상희 한국공학대 교수) |
| 분과위원 | 경영학·공학·인력양성 전문가 11명 |
| 일정·산출물 | 2개월 집중 논의 → 민간 주도 정책 제언서 → 노사·전문가 의견 수렴 → 산업부 제출 |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빠르고, 유연하게, 과감하게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족 기사에는 노동계·경영계의 구체적 반응이 담기지 않았다. 위원 명단에서도 노동계 추천 인사가 확인되지는 않는다. 위원 구성 전체가 공개된 것은 아니어서, 이 부분은 확인된 범위에서만 말할 수 있다.
'유연안정성'이 다시 나온 이유
7월 토론회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시대 노동 경쟁력이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가 아니라 AI와 얼마나 잘 일하고 빨리 배우느냐"에 달려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기업의 유연성과 근로자 생활 안정을 함께 잡는 '유연안정성' 모델을 새로운 사회적 합의로 제안했다(아시아경제, 2026-07-15). 같은 토론회에서 고려대 김동욱 교수는 유연한 인력 운용과 함께 재교육·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회는 그 말을 제도 설계 작업으로 옮기는 단계다.
유연안정성의 어느 쪽 날개에 무게가 실리느냐가 쟁점이다. 연구회 유연안정성분과의 의제가 근로시간, 배치·이동, 성과와 보상으로 적혀 있어 기업 쪽 유연성 항목이 먼저 보인다. 안정성 쪽(재교육, 소득 보전, 고용보험)은 인력재교육 분과와 어떻게 나눠 다룰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현행 법이 이미 정해 둔 선
연구회 의제와 맞닿은 현행 조문부터 확인해 둔다. 아래는 법령 코퍼스에서 확인한 시행일 2026-08-20 기준 원문이다.
| 연구회 의제 | 현행 조문 | 지금의 기준 |
|---|---|---|
| 근로시간 | 근로기준법 제50조 | 1주 40시간, 1일 8시간 초과 불가. 지휘·감독 아래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본다 |
| 인력 배치·이동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등 징벌을 하지 못한다 |
| 인력 감축 | 근로기준법 제24조 | 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회피 노력, 공정한 대상자 기준, 근로자대표에 해고 50일 전 통보·성실 협의 |
이 조문들을 "유연성 제약"으로 볼지, "안정성의 최소선"으로 볼지가 논의의 출발점이다. 연구회 논의가 어떤 결론으로 가든, 법 개정 없이 정책 제언만으로는 이 선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동위 판정례가 보여주는 '유연함의 조건'
인력 운용을 유연하게 하려는 회사가 실제 분쟁에서 어떤 조건에서 이기고 지는지, 중앙·지방노동위원회 2025년 12월 판정 3건을 대조했다(사건번호는 원본 마스킹·복원 문제로 쓰지 않는다).
| 사안 | 회사가 내세운 유연화 사유 | 결과 | 갈린 조건 |
|---|---|---|---|
| 조경 업체 정리해고 | 조경공사 지연 | 부당해고(인용) | 공사 지연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로 볼 근거가 없고, 해고회피 노력·근로자대표 협의도 확인되지 않음 |
| 요양시설 정리해고 | 환수·영업정지 통보 예상 | 부당해고(인용) | 긴박한 필요성은 인정됐으나, 해고 통보 후에 상여금을 줄인 것은 해고회피 노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
| 희망퇴직 후 인력 재배치(전보) | 경영악화 후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효율적 인력 운용 | 기각(회사 승) | 업무상 필요성 인정, 생활상 불이익이 과도하지 않고 근로자와 여러 차례 면담하는 등 협의 절차 준수 |
셋을 겹쳐 보면 판단 기준은 사유의 화려함이 아니라 절차와 순서였다. 필요성이 인정돼도 "먼저 회피 노력, 나중에 해고"의 순서를 어기면 졌고, 배치전환은 필요성·불이익·협의라는 세 칸을 채우면 이겼다. 연구회가 말하는 "인력의 효율적 배치·이동"이 제도화된다면 이 세 칸(필요성, 불이익 정도, 협의)이 어떻게 재설계되는지가 실무에 가장 직접적이다.
노동계가 경계할 만한 지점, 그리고 반대 논거
이번 발족과 관련한 노동계 공식 입장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래는 논의 구조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지점이지 노동계가 밝힌 입장이 아니다.
- 의제의 비대칭: 유연성 항목(근로시간·배치·성과보상)은 구체적으로 적혔고, 안정성 항목은 분과 이름 뒤에 숨어 있다.
- 참여 구조: 민간 전문가 중심 제언서를 만든 뒤 노사 의견을 듣는 순서라, 설계 단계의 노사 참여는 확인되지 않는다.
- 기존 보호와의 충돌: 제23조 정당한 이유, 제24조 정리해고 4요건 같은 기준을 "유연화"의 이름으로 낮추려는 논의로 번질지 여부.
반대 논거도 있다. 7월 토론회에서 안동현 교수는 초과이익 배분 논의가 혁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영계와 이 논의를 지지하는 쪽은 AI 전환으로 직무가 빠르게 바뀌는데 경직된 배치·근로시간 규율이 투자와 재교육 속도를 늦춘다고 본다. 재교육과 사회안전망을 함께 강화하자는 주장(김동욱 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나왔으므로, 이 논의를 곧바로 규제 완화 일변도로 읽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결국 안정성 쪽 보장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는지가 제언서의 무게를 결정한다.
실무에서 지금 할 일
- 사업주·인사담당자: 2024년 이후 배치전환·직무 변경 사례를 뽑아 "업무상 필요성 기록, 불이익 비교, 면담 기록" 세 가지가 남아 있는지 대조한다.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위 판정례의 패소 쪽 조건에 해당하므로 서식을 먼저 보완한다.
- 근로자·노조 대표: 회사가 AI 도입을 이유로 직무 개편이나 재교육 계획을 제시하면, 교육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처리되는지(제50조 제3항의 지휘·감독 개념), 재교육 후 배치 기준이 무엇인지를 서면으로 요구한다.
- 제언서 모니터링: 연구회 산출물이 나오는 2026년 11월 하순 무렵 제언서에서 근로시간·해고 관련 조문 개정을 요구하는 대목이 있는지, 재교육 비용·소득 보전 방안이 수치로 적혔는지 두 가지만 본다.
자문 현장에서 배치전환·직무 개편 분쟁을 보면 회사가 이유는 잘 설명하는데 근로자와 협의한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유연화 논의가 커질수록 정책 방향보다 면담 기록과 불이익 비교표 같은 기초 문서가 분쟁의 승패를 가른다고 봅니다. 노무법인 위너스는 AI 도입 이전에 이 문서부터 갖추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연구회의 집중 논의 기간은 2개월이므로, 2026년 11월 하순 무렵 제언서가 나올 수 있다. 제언서는 권고일 뿐이고 실제 변화는 정부 입법안, 국회 논의, 노사정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때까지 현행 근로기준법 제23조·제24조·제50조는 그대로 적용된다. 지금 준비할 것은 정책 발표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지금 기준으로도 방어되는 인사 절차를 갖추는 일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AI와 기업의 미래 연구회가 노동법을 바꾸나요?
아니요. 민간 전문가가 정책 제언서를 내는 자문 조직이라 법적 구속력이 없고, 개정은 별도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유연안정성이란 무엇인가요?
기업에는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근로자에게는 재교육·소득 보장 등 생활 안정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정책 틀을 뜻합니다.
Q. 지금도 AI 도입을 이유로 해고할 수 있나요?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회피 노력, 공정한 기준, 협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며 AI 도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 연구회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2개월 집중 논의 후 제언서를 만든다고 알려져 2026년 11월 하순 무렵이 예상되지만, 정확한 공개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산업부, 유연안정성 논의 ‘AI와 기업의 미래 연구회’ 출범」(2026-09-23) 링크
출처: 아시아경제 「김정관 산업장관 "AI 시대 기업이익은 미래 투자로…노동도 바뀌어야"」(2026-07-15)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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