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셀 판결이 가른 대표 책임, CSO 선임만으론 안 된다
대법원 확정 법리로 다시 읽는 중대재해처벌법 하급심 유죄·무죄
대법원은 2026년 10월 20일 아리셀 대표의 징역 4년을 확정하며 CSO 선임만으로는 대표가 면책되지 않는다고 봤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장 특성을 반영한 절차 마련·실시·경영책임자 보고가 갖춰지면 이행으로 인정된다. 하급심 무죄 사건과 대법원 판결을 나란히 놓고 결과가 갈린 조건을 비교한다.
대표가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따로 뒀다는 사실만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2022년 1월 27일 시행) 책임에서 빠지지 못한다. 대법원 1부는 2026년 10월 20일 아리셀 박순관 대표의 징역 4년을 확정하면서(대법원 2026. 10. 20. 선고 2026도7102) CSO가 실제로 독립된 권한을 가졌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기준은 2026년 11월 현재 2심과 대법원에 걸려 있는 경영책임자 무죄 사건들의 결론에 직접 영향을 준다.
아래 판결 요지와 통계는 매일노동뉴스가 2026년 11월 2일 보도한 기획 기사에 기댄 것이다. 법원 판례 세 건은 우리 판례 데이터에서 판결 요지를 직접 확인했다. 아리셀 판결의 사건번호와 판시 구조는 법률신문이 2026년 10월 27일 게재한 법무법인 대륙아주 해설로 대조했다.
징역 15년이 4년으로 확정되기까지
아리셀 사건은 2024년 6월 경기 화성의 리튬전지 공장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숨진 사건이다. 1심은 박순관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은 징역 4년으로 낮췄고, 대법원은 2026년 10월 20일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같은 판결로 총괄본부장 징역 7년, 회사 벌금 8억 원도 확정됐다(법률신문 2026년 10월 27일 게재 대륙아주 해설 기준). 매일노동뉴스는 이 결과를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했다.
형량보다 오래 남는 것은 대법원이 정리한 법리다. 보도된 판결 요지는 세 갈래다.
- CSO 선임의 효과: CSO가 선임됐다고 곧바로 안전보건업무책임자로 볼 수 없다. 독립 조직, 결재·보고 체계, 대표의 관여 정도를 따져 실질로 본다.
- 의무 주체: 사업을 총괄하는 사람과 안전보건 업무를 맡은 사람 모두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진다.
- 위험성평가: 절차는 사업장 특성에 맞게 설계·시행해야 하고,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절차는 업무절차로 보지 않는다. 이 조건을 갖춘 절차를 마련하고 평가를 실시해 경영책임자가 결과를 보고받았다면 업무절차 마련과 반기 점검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
무죄 17건 중 12건이 이 법리와 관련된다
매일노동뉴스는 2022년 1월 27일부터 2026년 10월 1일까지 선고된 1~3심 판결문 224건을 전수 분석했다. 이 집계로 경영책임자 무죄는 17건(확정 4건)이다. 그중 12건이 아리셀 대법원 법리와 관련돼 있고, 10건은 2심이나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위험성평가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한 사건은 31건이었다. 22건은 위반을 인정했고 9건은 부정했다. 같은 보도는 KCC건설, 아이에스동서, 현대스틸산업을 위험성평가 절차 마련·실시를 이유로 책임을 벗은 기업으로 꼽았다. 다만 매일노동뉴스는 위반이 부정된 9건이 모두 아리셀 판결 이전에 선고돼 대법원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2026년 하급심 흐름
| 사건 | 결과 | 선고 시점 | 진행 상황 |
|---|---|---|---|
| 비앤더블유이앤씨 대표 | 1심 무죄 | 2025년 12월 | 쌍방 항소, 2심 선고 2026년 11월 17일 예정 |
| 삼표그룹 회장(양주 채석장 붕괴) | 1심 무죄 | 2026년 2월 | 보도에 기재 없음 |
| 삼우 대표 | 징역 1년 실형 | 2026년 5월 | 1심 선고 |
| 금강공업 대표 | 1심 무죄 | 2026년 7월 | 2심 진행 중 |
| 사조씨피케이 대표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2026년 7월 | 1심 선고 |
| KCC건설 회장 | 1심 무죄 | 2026년 10월 1일 | 1심 선고 |
| 대한석탄공사 사장 | 1·2심 의무 위반 불인정 | 2심 선고 완료 | 대법원 계류 |
표의 결과와 시점은 매일노동뉴스 2026년 11월 2일 보도 기준이다.
유죄와 무죄를 가른 조건
대법원과 항소심 판결 세 건을 아리셀 판결과 나란히 놓으면 결과가 갈린 지점이 드러난다.
| 판결 | 사안 | 결과 | 갈린 조건 |
|---|---|---|---|
|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 하청 노동자가 철제 방열판 보수 중 크레인 섬유벨트가 끊어져 깔려 사망 | 대표 유죄 확정 | 대표가 경영책임자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다. 중량물 작업계획서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조치도 없었다 |
| 창원지방법원 2025. 6. 13. 선고 2024노2513 | 조선소 화물창에서 하청 노동자가 안전난간 없는 구간으로 약 8m 추락 사망 | 대표 포함 전원 유죄. 대법원 2025. 9. 26. 선고 2025도10267로 피고인들 상고 모두 기각(확정) | 라이프라인 미설치, 관리감독자 없는 동시작업 허가. 동종 재해가 있던 현장이라 더 엄격히 봤다 |
|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060 | 장소가 분리된 공장에서 중대산업재해 발생 | 적용 범위 확대 | 인사·노무, 재무·회계가 독립되지 않은 조직이면 상시근로자 수를 모두 합산한다 |
| 대법원 2026. 10. 20. 선고 2026도7102(아리셀) | 리튬전지 공장 화재, 노동자 23명 사망 | 대표 징역 4년 확정 | CSO가 있어도 독립 조직·결재 체계·대표 관여를 실질로 따진다 |
승패를 가른 두 가지 질문
1. 누가 경영책임자였나
매일노동뉴스 집계로 무죄 17건 중 3건은 대표나 그룹 회장을 경영책임자로 보지 않았거나, CSO 체제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아리셀 판결은 이 논리에 조건을 달았다. CSO가 안전 예산과 인력을 대표 결재 없이 정할 수 있었는지, 보고가 대표에게 올라갔는지를 본다. 서류상 직함만 있고 결정은 대표가 했다면 대표가 의무 주체로 남는다. 사업총괄책임자와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모두 의무를 진다는 판시도 이를 뒷받침한다. 대륙아주 해설에 따르면 대법원은 CSO가 있어도 사업 추진 방향, 자원 배분, CSO 선임·평가 같은 전체 경영 영역에서는 대표가 계속 책임을 지고, 두 영역의 의무 위반이 모두 사고 원인이면 두 사람 모두 책임질 수 있다고 봤다.
2023도12316 판결은 반대편 끝을 보여 준다. 대표가 경영책임자이면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고,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관계)으로 보았다.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2022년 1월 27일 시행)의 안전 확보의무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주의의무가 될 수 있다고도 판시했다.
2. 위험성평가는 서류였나 절차였나
이 대목은 기업 쪽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사업장 특성을 반영한 절차 마련, 실시, 경영책임자 보고라는 세 단계가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이행으로 인정된다. 업종 표준 양식을 그대로 옮긴 절차서는 첫 단계에서 걸릴 수 있다. 반대로 절차서는 있는데 실시 기록이 없거나 대표가 결과를 보고받은 흔적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다. 2024노2513 판결은 형식적 조치가 있어도 현장 실태에 비춰 실질적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하면 준수로 보지 않았다.
반대쪽 시각과 이 글의 한계
노동계와 매일노동뉴스는 위험성평가 기준이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류 절차만 갖추면 사망사고가 나도 대표가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반대로 기업 쪽에서는 아리셀 판결이 CSO와 위험성평가의 인정 기준을 처음 구체적으로 제시해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고 읽을 여지가 있다. 이 해석은 우리 해석이다. 이 사안에서 확인된 공식 입장은 노동계 쪽뿐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6년 10월 첫 양형기준안을 내놨다. 보도로는 실효적인 재발방지 조치를 일반감경인자이자 집행유예의 긍정 사유로 넣었고, 규정·매뉴얼 문언 정비 같은 형식적 조치는 제외했다. 최종 의결은 2027년 3월 예정이다.
이 글의 판결 요지는 아리셀 판결문 원문이 아닌 보도 기준이다. 판결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고, 사건번호(2026도7102)와 형량은 대륙아주 해설로 대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3조에 따라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에는 중대산업재해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아래 체크리스트도 해당하지 않는다.
실무 체크리스트
- CSO를 둔 기업: 조직도, 전결규정, 2025년 11월~2026년 10월 안전 예산 결재 문서를 뽑는다. CSO가 대표 결재 없이 안전 예산과 인력을 정할 수 있었는지 대조한다. 대표 결재가 필요한 구조라면 대표가 의무 주체로 남는다고 보고, 대표가 보고를 받고 지시한 기록을 갖춘다.
- 위험성평가를 하는 모든 사업장: 절차서, 실시 기록, 경영책임자 보고 문서 세 가지를 반기별로 묶어 둔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진 반기가 있으면 그 기간은 이행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보완한다.
- 본사와 공장이 떨어진 기업: 사업장별 인사·급여·회계 처리 주체를 표로 정리한다. 독립 운영이 아니면 전 사업장 상시근로자를 합산한다. 2025도15060은 50명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부칙 제1조 제1항 단서, 2024년 1월 26일까지)를 다룬 판결이다. 2024년 1월 27일부터는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이면 모두 적용되므로, 사업장 하나만 떼어 5명 미만이라고 본 경우와 2024년 1월 26일 이전 사고를 다투는 경우에 이 기준으로 다시 판단한다.
노무법인 위너스가 안전보건관리체계 자문에서 가장 자주 보는 빈칸은 위험성평가 결과가 대표에게 올라간 기록이다. 평가는 현장에서 성실히 하는데 보고는 구두로 끝나서, 사고가 나면 대표가 몰랐다는 말과 보고했다는 말이 맞서게 된다. 아리셀 판결 이후로는 보고 문서 한 장이 대표 책임 판단의 근거가 된다.
핵심 정리
CSO 직함과 위험성평가 서류는 그 자체로 대표를 지켜 주지 않는다. 대법원은 권한이 실제로 넘어갔는지, 절차가 실제로 돌았는지를 본다. 2026년 11월 17일 비앤더블유이앤씨 항소심이 이 법리를 하급심이 어떻게 받는지 보여 줄 첫 판결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CSO를 선임하면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책임을 지지 않나요?
선임 사실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독립 조직, 결재·보고 체계, 대표의 관여 정도를 따져 실질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Q. 위험성평가를 하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나요?
사업장 특성을 반영한 절차를 마련하고 평가를 실시해 경영책임자가 결과를 보고받았다면 이행으로 본다는 것이 아리셀 판결의 요지입니다. 세 단계 기록이 모두 있어야 합니다.
Q. 본사와 공장이 떨어져 있으면 상시근로자 수를 따로 세나요?
인사·노무, 재무·회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합산합니다. 대법원 2025도15060 판결이 이 기준을 밝혔습니다.
Q.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은 언제 확정되나요?
매일노동뉴스 보도로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2027년 3월 최종 의결할 예정입니다. 실효적 재발방지 조치가 감경 사유로 들어갔습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단독-중대재해 리포트 ⑩] 아리셀 선고가 남긴 '숙제' 하급심 흔들까」(2026-11-02) 링크
출처: 법률신문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선임과 대표이사의 ‘경영책임자등’ 해당 여부」(2026-10-27, 법무법인 대륙아주 해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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