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파업은 불법" 노정 갈등 격화
노동부 새 지침, 삼성전자 성과급 요구 파업 정면 겨냥
고용노동부가 2026년 9월 3일 발표한 경영성과급 관련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두고 정부와 민주노총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 공장 이전, 신기술 도입 결정 자체는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핵심이며, 노조법 제2조5호와 해석지침의 이익형량 기준을 실무 관점에서 정리했다.
영업이익의 몇 %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가 파업 사유가 될 수 있을까. 2026년 9월 3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새 지침에 따르면 답은 "아니다"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요구하며 쟁의 절차를 밟는다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스스로 9월 8일 라디오 방송에서 "지침대로면 불법"이라고 못박았다. 노동조합은 이 지침 자체가 노란봉투법(2025년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취지를 뒤집는 것이라며 전국 동시 농성으로 맞서고 있다. 법 조항 한 줄과 지침 한 장을 두고 정부와 노동계가 정면으로 부딪힌 사건을 정리한다. (이투데이 "노동부 '영업익 N% 경영성과급, 의무 교섭 대상 아냐'", 2026-09-03, 헤럴드경제 "김영훈 '삼성전자 '영업이익 N% 성과급' 파업, 새 지침 따르면 불법'", 2026-09-08)
무슨 일이 있었나
고용노동부는 9월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머니투데이 "정부 '영업이익 N% 성과급, 노동 쟁의 대상 안돼'", 2026-09-03).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영업이익 등 기업 실적과 연동한 경영성과급 요구(이른바 'N% 성과급')는 노동쟁의(노사가 근로조건을 두고 벌이는 분쟁으로, 조정·쟁의행위의 전제가 되는 법적 개념) 대상이 아니다. 둘째, 공장 신설·이전이나 사업 매각·인수 같은 결정 그 자체도 대상이 아니다. 셋째, 인공지능 등 신기술 도입 여부를 놓고도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이 지침은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조합의 공장 건설 관련 쟁의 가능성 언급"을 두고 노동쟁의 대상인지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서 출발했다. 노동부가 대통령 지시 열흘 만에 지침을 내놓은 셈이다.
발표 다음 날인 9월 4일 민주노총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침 철회를 요구하며 2주간 피켓팅 반대 농성에 들어갔다. 9월 7일에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지역고용노동청과 주요 거점에서 동시다발 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의 논리는 "노조법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원청 기업에 교섭 회피 명분을 주는데도 노동부가 아무런 행정지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공장의 지방 이전 문제('호남 반도체')를 계속 단체교섭 의제로 밀어붙이겠다고 밝혀, 지침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사례가 이미 예고돼 있다.
9월 8일 김영훈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 지침을 적용하면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파업은 불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침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존에 체결한 성과급 협약 자체를 이번 지침을 근거로 파기하거나 무효로 돌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왜 이게 법적으로 문제가 되나
쟁점의 뿌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5호(시행 2026-03-10)에 있다. 이 조항은 노동쟁의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둘러싼 분쟁까지 포함해 정의한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이라는 요건을 얼마나 넓게 볼 것인가다. 어떤 경영 판단이든 근로조건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준다. 그걸 전부 쟁의 대상으로 인정하면 회사의 경영 자유(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게 된다는 게 노동부 논리다.
2026년 2월 24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은 이 균형을 잡기 위한 원칙을 담고 있다.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영업의 자유가 조화되도록 이익형량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합병·분할·양도·매각 같은 기업조직 변동 결정이나 기업투자 결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 결정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처럼 근로자 지위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이 생기면, 그 순간부터는 교섭 대상이 된다. 9월 3일 지침은 이 해석지침을 성과급·공장이전·신기술 도입이라는 구체적 사안에 적용해 명문화한 것이다.
쟁의행위 자체에도 절차가 있다. 노조법 제45조(시행 2026-03-10)에 따르면 노동관계 당사자는 노동쟁의가 발생하면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보하고,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쳐야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조정 기간(제54조) 내에 조정이 끝나지 않거나 중재 기간(제63조) 내에 중재재정이 나오지 않을 때만 조정 없이 쟁의행위가 허용된다. 즉 이번 지침이 문제 삼는 것은 '파업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애초에 조정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을 놓고 조정 절차를 밟으려 한다는 점이다.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면 조정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 상태에서 쟁의행위로 나아가면 정당성을 잃는다는 논리 구조다.
반대쪽 논거도 분명히 있다. 민주노총은 이 지침이 대통령 발언에서 출발해 국회 입법 절차 없이 행정지침만으로 노동3권의 범위를 좁혔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노조법 제2조5호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자체를 배제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는데, 시행지침이 이를 유형별로 구체화하면서 사실상 교섭 대상을 축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성과급은 그동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서 실제로 단체교섭 의제로 다뤄져 온 사안이라, 정부가 뒤늦게 "원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긋는 것은 기존 노사관행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 이전처럼 근로조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예: 통근 거리, 고용 유지)까지 '사업경영상 결정'이라는 이유로 일괄 배제되는 것은 아닌지도 쟁점이다.
실무에서 지금 확인해야 할 것
| 구분 | 판단 기준 | 쟁의 대상 여부 |
|---|---|---|
|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N% 요구) | 2026-09-03 시행지침에서 명시적으로 배제 | 대상 아님 (신규 요구 기준) |
| 기존에 체결된 성과급 협약 | 지침 시행 전 이미 체결·이행 중인 협약 | 소급 무효화 불가 — 협약대로 유효 |
| 공장 신설·이전·매각·인수 결정 자체 | 결정 그 자체는 경영권 영역 | 대상 아님 |
| 위 결정에 따른 정리해고·배치전환 |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 발생 | 대상 됨 |
| AI 등 신기술 도입 여부 자체 | 도입 결정 자체는 경영판단 | 대상 아님 |
- 대상: 성과급 교섭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사업장(대기업 초기업노조·기업별노조 포함).
- 행동: 현재 교섭 중인 의제 목록을 뽑아 '기업이익 연동형 요구'인지 '근로조건 직접 변경 요구'인지 항목별로 구분한다.
- 판단: 요구안이 영업이익·매출 등 경영지표와 연동돼 있으면 새 지침상 조정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노사 양쪽 모두 교섭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
현장에서 자문하다 보면 노사 양쪽 모두 "이 요구가 쟁의 대상이 되는지"를 교섭 막판에야 따져보는 경우가 많다. 이번 지침처럼 정부가 유형별 기준을 구체화하면 오히려 초반 교섭 설계 단계에서 조정 신청 가능 여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경영상 결정 하나에도 '결정 자체'와 '결정의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근로조건 변동'을 분리해 요구안을 짜는 사업장이 조정 단계에서 훨씬 유리하게 움직이는 걸 여러 번 봤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 지침은 법률이 아니라 행정지침이다. 즉 국회 입법이나 법원 판단 없이도 향후 정권이나 장관 교체에 따라 다시 바뀔 수 있는 문서다. 동시에 노조법 제45조의 조정전치 절차가 살아 있는 한, 노동위원회가 개별 사건에서 "이 요구는 노동쟁의 대상이 맞다"고 판단하면 지침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예고한 '호남 반도체' 지방 이전 의제화 시도가 실제 조정 신청으로 이어지면, 그 결과가 이번 지침의 실효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존 성과급 협약이 소급 무효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확정된 게 아니라 장관 발언 수준이라,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의 별도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할 사안으로 남아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이제 무조건 불법인가요?
파업 등 쟁의행위로 나아가면 조정전치 절차를 못 밟아 정당성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지, 요구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
Q.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기존 성과급 협약도 무효가 되나요?
아니다. 새 지침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이미 체결된 협약은 그대로 유효하다.
Q. 공장 이전 문제도 아예 교섭할 수 없나요?
이전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그로 인한 배치전환·정리해고는 대상이 될 수 있다.
Q. 이 지침은 법률인가요?
아니다. 행정지침이라 정권·장관 교체나 노동위원회·법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쟁의행위를 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서면 통보 후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야 하며, 조정·중재 기간이 끝나야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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