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샤힌 현장, 3개월 만에 또 사망사고 — 뭐가 반복되게 만들었나
69일 간격 반복 사망, 재발방지대책은 어디로 갔나
같은 시공구간에서 사람이 두 번 죽었다면, 첫 사고 뒤 회사가 내놓은 "재발방지대책"은 대체 무엇을 막았다는 뜻일까. 2026년 9월 3일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PKG1 구간에서 현대건설 하청 소속 50대 도장 근로자가 추락해 숨졌다. 이 자리에서 불과 69일 전인 6월 26일에도 근로자 1명이 거푸집 해체 작업 중 토사에 매몰돼 목숨을 잃었다.
69일 간격으로 같은 구간에서 또 사망사고
같은 시공구간에서 사람이 두 번 죽었다면, 첫 사고 뒤 회사가 내놓은 "재발방지대책"은 대체 무엇을 막았다는 뜻일까. 2026년 9월 3일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PKG1 구간에서 현대건설 하청 소속 50대 도장 근로자가 추락해 숨졌다. 이 자리에서 불과 69일 전인 6월 26일에도 근로자 1명이 거푸집 해체 작업 중 토사에 매몰돼 목숨을 잃었다. 같은 현장, 같은 시공구간에서 세 달도 안 돼 두 번째 사망사고가 난 것이다.
참고: 동행일보 "현대건설 샤힌 현장 또 사망사고, 3개월 만에 반복된 중대재해" (2026.9.4), G.ECONOMY "69일 만에 또 사망사고… 재발방지대책, 현장서 작동했나" (2026.9.4), 데일리안 "현대건설 샤힌 현장, 거푸집 해체 중 토사 붕괴로 근로자 사망" (2026.6.27)
무슨 일이 있었나
샤힌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자회사 에쓰오일이 울산에 짓는 9조 2,58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PKG1 구간에서 이번에 사고를 당한 근로자는 철골 구조물에 내화도료를 뿜어 입히는 작업(뿜칠 작업)을 지원하던 중이었다. 안전난간대 안쪽에서 몸을 밖으로 내밀어 뿜칠 호스를 당기려다 균형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해당 현장의 내화작업 일체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6월 26일 사고는 지하 전선보호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해 거푸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주변 토사가 무너져 내려 발생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사고 나흘 뒤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고 사실을 알리며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대책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는 지금까지 공개된 바 없고, 같은 구간에서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오면서 대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구분 | 1차 사고 (6월 26일) | 2차 사고 (9월 3일) |
|---|---|---|
| 작업 내용 | 지하 전선보호구조물 거푸집 해체 | 철골 구조물 내화도료 뿜칠 지원 |
| 사고 원인 | 토사 붕괴로 인한 매몰 | 안전난간 이탈 상태에서 추락 |
| 소속 | 하청업체 근로자 | 하청업체 근로자 |
| 사고 후 조치 | 공시 통한 재발방지대책 예고 (구체 내용 비공개) |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분 작업중지 명령 |
왜 이 반복이 법적으로 중요한가
산업안전보건법 제55조(시행 2026년 8월 1일)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작업이나 동일한 작업으로 인해 산업재해가 다시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작업의 중지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번에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내화작업 전체를 멈춘 근거가 바로 이 조항이다. 조문의 표현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 이 규정은 애초에 "한 번 사고가 난 자리에서 같은 위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만들어졌다. 69일 만에 같은 구간에서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이번 사례는 이 조항이 상정한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는 사업주에게 추락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뿜칠 작업 지원 중 안전난간 안쪽에서 몸을 밖으로 내밀어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애초에 안전난간이나 작업 발판 등 구조적 방호 설비가 그 작업 방식에 맞게 설계돼 있었는지를 따져볼 지점이다. 근로자 개인의 부주의로만 정리하기 전에, 왜 그렇게 몸을 내밀 수밖에 없는 작업 동선이 만들어졌는지가 조사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관심사다. 같은 사업장, 같은 시공구간에서 반복된 사망사고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했는지를 판단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첫 사고 이후 회사가 내놓았다는 재발방지대책이 서류상 존재만 했는지, 아니면 현장 작업 절차와 안전 설비에 실제로 반영됐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장 안전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건설업계에서는 과잉 규제와 이중 처벌 우려도 함께 나온다. 이미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벌칙이 있는 상태에서 중대재해처벌법까지 경영책임자에게 별도의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실효성 있는 예방책이 되는지, 아니면 처벌 강도만 높이고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대형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개별 작업 동작까지 통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항변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같은 구간에서 반복 사고가 났다는 사실은, 최소한 원청이 하청의 작업 방식과 안전 설비를 재점검할 의무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원하청 실무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
- 대상: 하청업체에 위험 작업(고소작업·뿜칠·용접 등)을 맡기는 원청 안전관리 담당자라면, 해당 공정의 표준작업절차서(SOP)를 지금 열어본다. 안전난간·발판·개인보호구가 실제 작업 동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작업할 수 있게 설계돼 있는지를 도면과 현장 사진으로 대조한다.
- 대상: 중대재해 이력이 있는 사업장이라면, 이전 사고의 재발방지대책 문서를 찾아 대조한다. 대책에 명시된 조치(안전난간 보강, 작업허가제, 2인 1조 등)가 이후 작업지시서·안전점검표에 실제로 반영됐는지 서명·날짜 기록으로 확인한다. 문서만 있고 현장 반영 기록이 없으면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이 부실했다는 근거로 잡힐 수 있다.
- 대상: 하청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는 현장소장이라면, 작업중지권(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을 근로자가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인지 점검한다. 위험을 느낀 근로자가 작업을 멈추면 불이익을 받을 걱정 없이 보고할 수 있는 절차가 있는지가 갈리는 조건이다.
자문 현장에서 반복 재해가 났을 때 가장 자주 마주치는 문제는, 재발방지대책이 "안전교육 강화" 같은 추상적 문구로만 끝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를 막으려면 대책 문서에 담당자, 이행 기한, 확인 방법이 구체적으로 박혀 있어야 하는데, 공시나 보도자료용 대책은 이 세 가지가 빠진 채 나가는 경우가 많다. 수사기관이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 여부를 따질 때도 결국 "그 대책이 서류로만 존재했는지, 현장 기록으로 확인되는지"를 가장 먼저 본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의 부분 작업중지 명령은 내화작업 전반에 걸린 상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5조에 따라 작업중지를 해제하려면 사업주가 해제를 요청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에서 현대건설이 내놓을 재발방지대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첫 사고 이후의 대책과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관심사다.
경찰과 노동당국의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는 반복 재해라는 사실 자체가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의 정황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원청, 같은 구간에서 세 달 안에 두 번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은 법정에서도 무겁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수사 결과와 작업중지 해제 심의 과정이 앞으로 대형 건설현장의 원하청 안전관리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또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Q. 같은 현장에서 반복 사고가 나면 처벌이 더 무거워지나요?
법정형이 자동으로 가중되지는 않지만, 반복 재해는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할 때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산업안전보건법 제55조 작업중지는 언제 해제되나요?
사업주 요청 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해제됩니다. 임의 해제는 불가능합니다.
Q. 하청 근로자가 위험을 느끼면 스스로 작업을 멈출 수 있나요?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에 따라 근로자에게 작업중지권이 있으며,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습니다.
Q. 원청은 하청 근로자의 안전조치까지 책임지나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등에 따라 원청도 작업장 안전조치 의무를 지며, 반복 사고 시 관리 소홀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 재발방지대책은 어떤 형식이어야 효력이 있나요?
담당자·이행 기한·확인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고 현장 기록으로 반영이 확인돼야 실효성을 인정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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