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책임 재심 27건, 위원장 한 사람이 다 맡았다 — 노동위원회 인선 편중 논란
노란봉투법 시행 후 사용자성 재심 인정률 88%, 무작위 배정 관행은 어디로
원청 사용자성을 다투는 재심 사건 27건, 심판위원 명단을 열어보니 전부 한 사람 이름이 들어 있었다면 어떨까. 2026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3조) 시행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원청 사용자성 재심 사건 27건 전부에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심판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정률은 88.2%.
원청 사용자성을 다투는 재심 사건 27건, 심판위원 명단을 열어보니 전부 한 사람 이름이 들어 있었다면 어떨까. 2026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3조) 시행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원청 사용자성 재심 사건 27건 전부에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심판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정률은 88.2%. 통상 무작위로 돌아가야 할 배정이 왜 한 사람에게 몰렸는지, 그 파장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6월 4일부터 7월 16일까지 약 6주 사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원청 사용자성 관련 재심 사건은 27건이었다. 이 27건 전부에 박수근 위원장이 심판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포스코, CJ대한통운, 현대엔지니어링, 한화오션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대기업이 걸린 21건은 위원장이 직접 심판을 함께 맡았다.
결과만 보면 더 눈에 띈다. 민간기업이 당사자인 17건 중 15건, 비율로 88.2%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나온 전체 판정 147건으로 범위를 넓혀도 128건(87.0%)이 사용자성 인정으로 끝났다. 그런데 이 사건들에 실제 참여한 인력 구성을 보면 외부에서 위촉한 공익위원 28명 중 실제 심판에 참여한 사람은 단 3명뿐이었다. 나머지는 상근 공익위원, 그중에서도 위원장이 중심에 있었다.
왜 이게 논란인가
중앙노동위원회는 준사법기관으로 노사 분쟁을 최종 심급에서 판단하는 기구다. 그 신뢰의 핵심은 심판부 구성이 특정인의 성향에 좌우되지 않도록 무작위로 짜인다는 관행이었다. 국회 우재준 의원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짚었다. "중노위는 노사 분쟁을 공정하게 판단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편향성을 배제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이 관례인데, 이번 사건들은 그 관례를 벗어났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언론은 이를 두고 '중노위식 화이트리스트'라는 표현까지 썼다. 특정 위원이 특정 유형 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면서 사실상 판단 기준을 혼자 만들어가는 구조가 됐다는 비판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건들은 노란봉투법 개정으로 사용자 정의가 넓어진 데서 출발한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는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까지 '사용자'로 본다.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은 그 판단기준으로 '근로조건의 지배·결정에 대한 구조적 통제'를 제시했는데, 이 추상적인 기준을 구체적 사건에 적용하는 최초의 선례들을 사실상 위원장 한 사람이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초기 판정이 향후 유사 사건의 참고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이 논란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향후 수백·수천 건에 영향을 미칠 '기준 설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중앙노동위원회 측 해명은 다르다. 법 시행 초기 혼선을 줄이고 판단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근 공익위원 중심으로 사건을 배정했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판정마다 기준이 들쭉날쭉해질 위험이 있으니, 숙련된 상근 위원이 초기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 기준을 세우는 편이 낫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일관성이 공정성 시비와 맞바꾼 결과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무자가 지금 챙겨야 할 포인트
- 원청·하청 관계에 있는 사업장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재심 사건의 심판부 구성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 사용자성 인정 여부는 '근로조건의 지배·결정에 대한 구조적 통제'라는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인사·안전·작업지시 권한이 원청에 실질적으로 남아 있는지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 초기 판정례가 이후 기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므로, 유사 업종·구조의 판정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 재심에서 다투는 경우, 무작위 배정 원칙 위반을 절차적 하자로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 구분 | 통상 관행 | 이번 27건 사례 |
|---|---|---|
| 심판위원 배정 방식 | 공익위원 무작위 배정 | 위원장 전건(27건) 참여 |
| 외부 공익위원 참여 | 사건별로 순환 참여 | 28명 중 3명만 참여 |
| 대기업 사건(21건) 담당 | 배정 순번에 따름 | 위원장 직접 담당 |
| 사용자성 인정률 | 사건별 상이 | 민간기업 17건 중 88.2% 인정 |
자문 현장에서 보면 원청 사용자성 사건은 초기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 기업들이 유사 사례를 찾으려고 애를 먹는다. 판단 기준 자체가 '구조적 통제'라는 추상적 문구뿐이라 사건마다 결론이 갈릴 수 있는데, 그 초기 기준을 소수의 심판부가 집중적으로 세워가고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판정례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상담에서도 "우리 사업장이 포스코·CJ대한통운 사례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먼저 묻는 담당자가 많았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나온 이상 중앙노동위원회가 배정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무작위 배정 원칙으로 되돌아가거나, 최소한 외부 공익위원 참여 비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나온 판정들이 뒤집히거나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당장 진행 중인 사건들에는 이번 논란이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관건은 앞으로 접수될 사건들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해인 지금 형성되는 판정 기준이 이후 수년간 원청·하청 관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심판부 구성을 둘러싼 이 논란은 단발성 이슈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청 사용자성 재심 27건은 무엇인가요?
2026년 6월~7월 접수된, 원청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다투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사건입니다.
Q. 인정률 88.2%는 어떤 의미인가요?
민간기업 17건 중 15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는 뜻으로, 노조 측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결과입니다.
Q. 왜 무작위 배정이 문제가 되나요?
편향성을 막기 위한 관례인데, 특정 위원 한 명이 전건에 참여해 공정성 시비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Q. 노란봉투법상 사용자 판단기준은 무엇인가요?
근로조건의 지배·결정에 대한 구조적 통제 여부가 핵심 판단기준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Q. 이미 나온 판정도 이번 논란으로 바뀌나요?
기존 판정이 곧바로 무효화되지는 않으며, 향후 배정 방식 개선 여부가 관건입니다.
딥다이브 더 보기
전체 보기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허용해도 14일 안에 서면 통지한다
2026년 11월 27일 시행 시행령 개정, 신청서 접수부터 통지문 발송까지
뉴스브리핑📌 [11월 4일] 노동뉴스 브리핑: 사장 친족 성희롱도 과태료 최대 1천만원
상습체불 777명 첫 신용제재 · 효성중공업 72시간 파업 · 청년 공짜야근 100곳 감독
판례분석🎯 아리셀 판결이 가른 대표 책임, CSO 선임만으론 안 된다
대법원 확정 법리로 다시 읽는 중대재해처벌법 하급심 유죄·무죄
뉴스브리핑📌 [11월 3일] 노동뉴스 브리핑: 한화 고과 차별, 부당노동행위 인정
한화 고과 차별 판결 · 여성 산재 승인율 · 초광역특구 의제 · JTI 연차 K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