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고시, 소송으로 뒤집힐 수 있을까 — 소상공인연합회 취소소송의 승산
9년 만의 최저임금 소송, 이번엔 결정구조 자체를 정조준했다
정부가 확정 고시한 최저임금을 소송으로 취소시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다. 2026년 8월 5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고치(16.4%)였던 2018년 이후 9년 만에 소상공인 단체가 다시 법정 문을 두드린 것이다.
정부가 확정 고시한 최저임금을 소송으로 취소시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다. 2026년 8월 5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고치(16.4%)였던 2018년 이후 9년 만에 소상공인 단체가 다시 법정 문을 두드린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고용노동부는 2026년 7월 16일 2027년 최저임금을 올해(2026년) 대비 380원(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고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 고시 자체를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냈고, 동시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함께 냈다. 행정소송에서 지더라도 헌법소원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이들이 내세운 근거는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절차적 위법성 — 소상공인 측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낸 이의제기를 노동부가 재심의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점이 재량권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실체적 위법성 — 최저임금법상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 적용할 수 있음에도(최저임금법 제4조가 근거 조항이다) 업종별 지불 능력과 생산성 차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 근로자 비율)은 33.9%에 달할 만큼 업종 간 격차가 크다. 셋째, 경제적 근거 —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092조원을 넘었고 취약차주 연체율이 12.14%로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점을 지급능력 저하의 증거로 제시했다.
왜 이번 소송이 다른가
2017년에도 소상공인 단체는 2018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낸 적이 있다. 당시 법원은 본안 판단조차 하지 않고 각하(내용 심리 없이 소송 요건 미비로 소를 종료하는 것)했다. 이유는 "고시에 기재된 월 환산액이 취소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최저임금 고시 안에 들어 있는 월급 환산 금액 표기 부분은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처분'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번 소송은 이 지점을 피해 가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단순히 금액 표기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구조 자체를 정조준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되는데,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마다 실질적 결정권은 공익위원 표에 쏠려왔다는 구조적 편향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 부분이 본안 심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이번에도 소송 요건 단계에서 걸러질지가 이 사건의 첫 번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실무 주목 포인트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사업장 입장에서는 소송 진행과 무관하게 고시된 최저임금을 그대로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소송이 제기됐다고 해서 최저임금 적용이 유예되거나 효력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 구분 | 2018년 소송(9년 전) | 2027년 소송(이번) |
|---|---|---|
| 인상률 | 16.4% (역대 최고) | 3.7% |
| 쟁점 | 월 환산액 표기의 처분성 | 결정구조·업종별 구분적용 미실시 |
| 법원 판단 | 각하 (본안 심리 없음) | 진행 중 (본안 심리 여부 미정) |
| 후속 조치 | 별도 헌법소원 없음 | 위헌법률심판 제청 병행 |
사업주라면 다음 사항을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
- 2027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700원은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현재 유효한 법정 기준이다
- 업종별 구분적용은 현행법상 가능한 제도이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시행된 적이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숙박·음식점업 등은 향후 결정구조 개편 논의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 소송이 각하되더라도 헌법소원으로 이어지면 최저임금 결정체계(최저임금법 개정 여부)에 대한 정치적 논쟁은 계속될 수 있다
자문 현장에서 소상공인 사업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최저임금 자체보다 '왜 우리 업종 사정은 반영이 안 되나'라는 억울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실제로 최저임금법에 업종별 구분적용 조항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매년 논의만 되고 시행되지 않는 이 조항이 이번 소송의 실질적 뇌관이다. 다만 소송 결과와 별개로 당장 급여대장에 반영해야 할 숫자는 바뀌지 않으니, 인상분을 반영한 근로계약서 재작성과 최저임금 고시 게시 의무는 별도로 챙겨야 한다는 점을 매번 강조하고 있다.
전망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2018년과 유사하게 소송 요건 단계에서 각하되는 것이다. 최저임금 고시는 개별 사업주나 근로자에게 직접적·구체적으로 권리의무를 변동시키는 행정처분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기존 입장이 쉽게 바뀌기는 힘들다. 다만 이번에는 결정구조의 절차적 하자를 폭넓게 다투고 있어 법원이 각하가 아닌 기각(본안 심리 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각이 되더라도 판결문 안에 최저임금위원회 운영방식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담긴다면, 이는 향후 제도 개편 논의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받아들여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법원이 직접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에 회부하지 않더라도, 소공연이 예고한 대로 별도 헌법소원으로 이어지면 최저임금법 제4조(사업의 종류별 구분 적용)와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조항 자체가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 있는 만큼, 이 사안은 앞으로도 노동시장 정책 논의에서 계속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송이 제기되면 2027년 최저임금 적용이 미뤄지나요?
아니다. 소송 진행과 무관하게 고시된 시간당 1만700원은 그대로 적용된다.
Q. 2018년 소송은 왜 각하됐나요?
고시의 월 환산액 표기가 취소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Q.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지금도 가능한가요?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실제 시행된 적은 없다.
Q.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요?
최저임금위원회 결정구조의 절차적·실체적 위법성과 업종별 미검토 문제다.
Q. 헌법소원까지 갈 가능성이 있나요?
소공연은 행정소송 패소 시 헌법소원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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