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스틸 포장·출하 하청, 법원이 진짜 도급으로 인정한 이유 3가지
포스코는 불법파견, KG스틸은 합법 도급 — 같은 MES, 갈린 판결의 결정적 차이
2026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G스틸 하청 근로자 180명의 불법파견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했다. MES로 전달한 정보가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운영됐다는 이유다. 포스코 대법원 불법파견 인정 판결과 대조되며, MES 활용 방식과 하청 독립성이 도급 합법성을 가르는 핵심 기준임을 보여준다.
포스코는 불법파견, KG스틸은 합법 도급. 두 회사 모두 MES(생산관리시스템)를 운영하는 제조업 하청 사업장인데, 법원은 왜 정반대 결론을 냈을까.
2026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G스틸 하청 근로자 180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포장·출하 등 10개 업무 전체가 불법파견이 아닌 합법 도급이라는 것이다. 단 석 달 전인 2026년 4월 16일, 대법원은 포스코 사내하청 근로자 215명에게 직접고용 의무를 확정했다. 같은 MES, 정반대 결론 — 그 갈림길을 해부한다.
180명이 낸 소송, 법원의 판단은
KG스틸 하청 근로자들은 수년간 포장·출하 라인에서 일하며 사실상 KG스틸의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핵심 무기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제조실행시스템)였다. KG스틸이 MES를 통해 작업 내용을 전달했으니, 이것이 곧 원청의 업무지시라는 논리였다.
법원은 이 논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MES를 통해 전달된 정보는 "참고자료"에 불과하며,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포장 작업은 KG스틸이 단 한 번도 직접 수행한 적 없는 업무였고,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공정을 개선하고 포장 규격 변경을 제안한 사실도 인정됐다.
왜 이 판결이 중요한가 — '참고자료' 법리의 등장
지금까지 제조업 현장에서 MES는 불법파견을 판단하는 강력한 잣대였다. 2022년 대법원이 포스코 사건에서 "MES를 통한 작업지시가 실질적 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이후, 하청 근로자들이 MES 사용 사실만으로도 불법파견 주장을 펴는 소송이 급증했다.
이번 KG스틸 판결은 그 흐름에 중요한 반례를 만들었다. MES를 사용했더라도 전달 내용이 참고자료 수준이라면 불법파견이 아니다라는 법리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2조는 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결국 지휘·명령의 실질이 핵심이고, MES 사용 여부는 그 실질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포스코 vs KG스틸 — 무엇이 달랐나
| 판단 요소 | 포스코 (대법원 2026.4.16 — 불법파견) | KG스틸 (서울중앙지법 2026.7 — 합법도급) |
|---|---|---|
| MES 역할 | 구속력 있는 작업지시 수단으로 기능 | 포장규격 전달 등 참고자료 수준 |
| 원청의 직접 수행 경험 | 원청이 과거 직접 수행한 공정 포함 | KG스틸은 포장 업무 직접 수행 경험 없음 |
| 하청의 독립성 | 핵심 설비 원청 소유, 독립 운영 미약 | 하청업체가 공정 개선·규격 변경 독자 제안 |
| 생산 연계성 | 생산 공정과 밀접 통합, 중단 시 즉각 손실 | 포장은 생산 완료 후 단계, 오류 영향 제한적 |
| 판결 결과 | 직접고용 의무 — 215명 승소 | 불법파견 아님 — 180명 패소 |
합법 도급으로 인정받기 위한 3가지 요건
이번 판결을 포함해 최근 법원이 합법 도급으로 인정한 사례들을 분석하면 세 가지 공통 요소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① 정보 전달의 성격 — 지시인가, 참고인가
MES·작업표준서·메신저 등을 통해 원청이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그것이 구속력 있는 작업지시냐 아니면 하청업체가 참고하는 정보 제공이냐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포장규격을 알려줬다는 것과 어떻게 포장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다르다.
② 원청의 직접 수행 이력
법원은 원청이 해당 업무를 과거에 직접 수행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직접 수행 이력이 있으면 원래 원청 업무를 하청에 떠넘긴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KG스틸처럼 처음부터 전문 업체에 맡긴 경우는 도급 정당성이 인정되기 쉽다.
③ 하청의 실질적 독립 운영
독자적 기업조직·설비·인력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스스로 공정을 개선하거나 원청에 제안하는 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가 핵심 증거가 된다. 하청이 원청 지시에 수동적으로만 따른다면 도급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문 현장에서 제조업 하청 계약을 검토할 때 가장 자주 발견하는 문제는 MES 접근 권한 부여 범위입니다. 원청이 선의로 생산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하청 근로자에게 MES 직접 접근 권한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권한의 성격과 범위가 소송에서 가장 먼저 파고드는 지점이 됩니다. KG스틸 판결처럼 참고용으로 인정받으려면, 하청 관리자가 MES 데이터를 받아 자체적으로 작업 배분을 결정하는 구조인지 — 그 의사결정 단계가 계약서와 실제 운영 모두에서 일치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번 KG스틸 판결은 하급심 판결이어서 포스코 대법원 판결을 직접 뒤집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MES 환경에서도 참고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법리가 명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조업 도급 계약을 운영하는 사업주라면 두 가지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존 MES 운영 구조를 점검해 원청→하청 방향의 정보 흐름이 업무지시로 오해받을 소지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하청업체의 독립성 근거(자체 인력 배치, 공정 개선 기록, 설비 소유 현황 등)를 문서화해두는 것이 향후 분쟁 시 결정적 방어 수단이 된다.
파견법 제6조의2(직접고용 의무)가 적용되면 사용사업주는 2년 초과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3천만 원 이하)가 부과될 수 있다. MES 활용 방식 하나가 회사의 노무 리스크를 결정하는 시대다.
자주 묻는 질문
Q. MES를 사용하면 무조건 불법파견이 되나요?
아닙니다. MES로 전달된 내용이 구속력 있는 업무지시냐, 참고자료 수준이냐를 실질로 판단합니다. KG스틸 판결에서는 포장규격 전달을 참고자료로 인정해 불법파견을 부정했습니다.
Q. 포스코와 KG스틸 판결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포스코는 핵심 설비 원청 소유·직접 수행 이력·MES 통한 구속적 지시가 인정된 반면, KG스틸은 포장업무 원청 수행 이력 없음·하청 독자 개선 활동·MES 정보 참고자료 성격이 인정돼 결론이 달랐습니다.
Q. 불법파견으로 판정되면 어떤 책임이 생기나요?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3천만 원 이하)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합법 도급 계약을 유지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나요?
하청의 독립적 인력 배치권, 설비 보유, 자체 작업 지시 체계, 공정 개선 실적 문서화가 핵심입니다. MES 접근 범위도 계약서와 실운영이 일치해야 합니다.
Q. 이번 KG스틸 판결은 확정 판결인가요?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입니다. 항소 여부에 따라 2심·대법원 판단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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