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에 응하지 않는 사용자, 언제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받나 — 단체교섭 거부·해태 기준 완전 해부
노란봉투법 100일, 1,161곳 교섭 요구에 10곳만 본교섭 — 나머지 사용자가 지금 알아야 할 것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원청 439곳에 하청 1,161곳이 교섭을 요구했지만 본교섭은 단 10곳입니다. 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면 노조법 제81조 제3호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과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판정 기준과 사용자 대응 전략을 완전 해부합니다.
숫자 하나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원청 439개 회사에 하청 노동자 1,161곳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는데, 실제로 본교섭에 들어간 곳은 단 10곳(2026년 6월 22일 기준)입니다. 2.3%입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100일 만의 현실입니다. 나머지 97.7%의 사용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중 일부는 이미 형사 수사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1,161곳 교섭 요구, 10곳만 본교섭 —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2026년 6월 22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현황에 따르면, 원청 439곳에 하청 노조 1,161개가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교섭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96곳, 실제 본교섭에 착수한 곳은 단 10곳에 불과합니다.
노동부는 이미 행동에 나섰습니다. 2026년 6월 16일, 노동자 17명을 해고하고 단체교섭을 거부한 혐의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같은 날 경북 구미의 제조업체 한 곳도 단체교섭 거부·부당해고 혐의로 동시 압수수색이 이뤄졌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교섭 거부를 이유로 한 형사 강제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노조법 제81조 제3호 — 교섭 거부가 '범죄'가 되는 순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懈怠)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사용자가 노동자의 단결권·교섭권·행동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핵심 개념은 두 가지입니다. 거부(拒否)는 교섭 자체를 명시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해태(懈怠)는 형식적으로는 응하는 척하면서 실질적으로 지연하거나 회피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교섭할 의사는 있다"고 말하면서 계속 일정을 미루거나, 담당자를 보내지 않거나, 수 주간 아무 답변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해태로 판정됩니다.
처벌은 무겁습니다. 노조법 제9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 책임과 별도로 노동위원회 구제명령도 내려지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추가 부과됩니다.
정당한 이유 — 어디까지 방어가 되나
법이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요건을 달아 놓았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정립한 판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교섭 당사자의 자격, 교섭 시간·장소·사항, 노조 측의 교섭 태도를 종합해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교섭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단순히 "여건이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판단 요소 | 정당한 이유로 인정 가능한 경우 | 부당 거부·해태로 판정될 위험이 높은 경우 |
|---|---|---|
| 교섭 주체 | 노조가 법적 설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위임장 없이 교섭을 요구한 경우 |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의 정당한 교섭권자에게 무응답한 경우 |
| 교섭 일정 | 노조 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간·장소만 고집하는 경우 | 합리적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 일정을 계속 미룬 경우 |
| 교섭 사항 | 법령 위반 사항·순수 경영 전권 사항만 교섭 대상으로 요구하는 경우 | 임금·근로시간 등 의무적 교섭 사항을 "경영 전권"으로 일방 선언해 배제한 경우 |
| 교섭 태도 | 노조 측이 폭력·협박을 수반해 교섭을 강요하는 경우 | 담당자 미출석, 서면 통보만 하고 실질적 대화를 거부한 경우 |
| 자료 제공 |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 제공 요구를 거부한 경우 | 임금명세·인원 현황 등 교섭 관련 기본 자료 제공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경우 |
성실교섭의무 — 테이블에 앉는 것이 끝이 아니다
교섭 자리에 나왔다고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닙니다. 노조법은 사용자에게 성실교섭의무를 별도로 부과합니다. 처음부터 합의 의사 없이 참석하거나, 교섭에 필요한 자료를 합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합의 타결 후 단체협약 서면 체결을 거부하는 것 모두 위반에 해당합니다.
2026년 6월 2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삼중나비스 사건에서 용인시환경센터 노조의 교섭 요구에 회사가 고의로 회피한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습니다. "현재 교섭 여건이 안 된다"는 회사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구체적 행동도 없이 시간만 지난 것 자체가 해태의 증거가 된 사례입니다.
노란봉투법이 바꾼 것 — 원청도 이제 교섭 당사자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변화는 사용자 정의의 확대입니다.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 범위를 넓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하는 경우 그 사항에 대해 사용자로 인정합니다. 이렇게 원청 사용자로 인정되면 해당 사항에 관해 하청 노조와의 단체교섭 의무가 발생하고, 복수 노조가 있을 경우 제29조의2~4의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2026년 6월 21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 배차 방식도 단체교섭 대상 사항이 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교섭 대상 범위가 임금·근로시간을 넘어 디지털 근로조건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원청 입장에서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항변이 갈수록 통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은 사용자성 여부를 다투기 전에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기준으로 선제적 점검이 필요합니다.
교섭 요구를 받은 사용자 체크리스트
- 교섭 요구 즉시 서면 확인: 노조가 적법하게 설립됐는지, 교섭권자가 정당한 위임을 받았는지 서면으로 확인
- 교섭 일정 서면 제안: 교섭 일정에 관한 모든 제안과 회신은 이메일 포함 서면으로 남기기 — 해태 다툼의 핵심 증거
- 담당자 출석 확보: 교섭 당일 담당자 반드시 참석, 불참 시 정당한 사유를 사전에 서면 통보
- 교섭 사항 범위 검토: 임금·근로시간 등 의무적 교섭 사항을 임의로 "경영 전권"으로 배제하지 않기
- 거부 전 법률 검토 필수: 교섭 거부 전 정당한 이유 존재 여부를 서면으로 검토·기록 — 기록 없이 거부하면 방어 불가
- 원청 사용자성 선제 점검: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이 있는지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기준으로 먼저 분석
교섭 거부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다루다 보면 사용자 측이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왜 교섭에 응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구두로 "지금 여건이 안 된다"고만 했다가 나중에 노동위원회에서 해태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교섭 일정 조율 첫 단계부터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이메일 등 서면으로 남기고, 응하기 어려운 구체적 이유를 문서화해 두어야 방어가 됩니다. 기록 없이 시간이 지나면 그 자체가 해태의 증거로 사용됩니다.
앞으로 — 교섭 거부 수사는 더 많아진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100일을 계기로 교섭 거부 사안에 대한 직권조사와 형사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6월 16일 두 사업장의 동시 압수수색은 그 시작입니다. 하반기에도 유사한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절차 중인 96곳과 아직 교섭 개시 전인 수백 곳 사업장은 교섭 거부·해태로 판정받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대비가 필요합니다. 노란봉투법 이전에도 노조법 제81조 제3호는 엄연히 존재했습니다. 달라진 것은 교섭 당사자가 원청으로까지 확대됐고(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노동부의 집행 의지가 분명히 강해졌다는 점입니다.
교섭 테이블에 앉는 것과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입니다. 성실히 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닙니다.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조가 적법하게 설립됐는지 확인이 안 된다. 교섭을 거부해도 되나요?
노조 설립 요건을 다투더라도 그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일방적으로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노동부 또는 노동위원회에 적법성 확인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원청인데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다"고 주장하면 교섭 의무가 없는 건가요?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에 따라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사용자로 인정됩니다. 교섭 절차는 제29조의2~4의 교섭창구단일화 규정을 따릅니다. 사용자성 다툼이 교섭 거부 사유가 될 수 없으며,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 판단을 먼저 받는 것이 절차에 맞습니다.
Q. 교섭 요구를 받은 후 얼마나 빨리 교섭에 나와야 하나요?
법령상 명시적 기한은 없지만, 2주 이상 아무런 응답이 없으면 해태 위험 구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섭 요구를 받는 즉시 서면으로 교섭 일정을 제안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노조 측이 터무니없는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 교섭 자체를 거부해도 되나요?
요구 내용이 과도하더라도 교섭 자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교섭에 성실히 임하면서 입장 차이를 조율하거나, 합의 불성립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적법한 방법입니다.
Q.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받으면 어떤 불이익이 생기나요?
노조법 제9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노동위원회 구제명령(교섭에 응하라는 명령), 구제명령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 부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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