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20명 징계, 노조 내부 통제권 어디까지
지침 위반 조합원 무더기 징계 착수 — 노조의 징계권은 회사의 징계권과 다르다
조합 지침 위반을 이유로 조합원 120명에 대한 내부 징계가 착수된 사례를 계기로, 노동조합의 내부통제권이 어떤 근거로 성립하고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정리했다. 사유의 정당성과 절차의 정당성이라는 두 축, 그리고 노동위원회가 아닌 민사소송·행정관청 시정명령이라는 불복 경로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조합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조합원 120명에 대한 내부 징계 절차가 한꺼번에 시작됐다면, 이건 정당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노동조합도 조합원을 징계할 수 있다. 다만 회사의 징계권과는 근거도, 한계도, 불복 경로도 다르다. 노조가 내리는 지시가 합법적이고 정당한지, 그리고 규약이 정한 절차를 지켰는지 두 가지가 갈리면 같은 '징계'라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노조가 조합원을 징계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노동조합의 조합원 징계권은 성문법 어디에도 '징계권'이라는 이름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대신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에서 나온다. 노동조합은 조직을 유지하고 목적을 이루려면 내부 질서와 강고한 단결력을 지켜야 하므로, 단결권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조합원에게 일정한 규제와 강제를 행사하는 내부통제권을 가진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다(대법원 2005.1.28. 선고 2004도227 판결).
개별 조문으로 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1조 제15호(시행 2026-03-10)가 노동조합 규약에 반드시 기재해야 할 사항으로 '규율과 통제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즉 노조가 조합원을 징계하려면 그 근거와 절차가 규약에 먼저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같은 법 제22조 단서는 조합비를 납부하지 않은 조합원의 권리를 규약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해, 통제권이 실제로 작동하는 한 사례를 보여준다.
사유의 정당성 — 무엇을 어겼을 때 징계가 가능한가
내부통제권이 있다고 해서 조합이 내리는 모든 지시가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노동조합의 지시가 합법적이고 정당할 때에만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은 조합원을 징계할 근거가 생긴다. 지시 자체가 위법하면 통제권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어서 징계에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이 원칙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쟁의행위 참여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다. 고용노동부 회시(노조 68107-1171, 2001.10.23. 당시 회시 기준)를 보면, 적법한 쟁의행위에 참여하지 않아 단결력을 저해한 조합원은 규약이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징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 쟁의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위법하다면,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조합원을 징계하는 것은 통제권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어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결국 조합원 개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노조 지시(쟁의행위)의 적법성 자체가 먼저 따져져야 할 선결 문제라는 것이다.
조합비 미납을 이유로 한 제재도 마찬가지 구도다. 규약에 근거가 있으면 선거권 등 권리 제한부터 경고·견책·권리정지·제명까지 가능하지만, 다른 회시(노조 01254-716, 2000.8.17. 당시 회시 기준)는 단체협약에 조합비 일괄공제가 규정돼 있거나 조합원이 납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노동조합이 수령을 거부한 경우라면 미납을 이유로 한 권리 제한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본다. 형식적으로는 같은 '미납'이라도 그 책임이 조합원에게 있는지 조합 운영에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린 셈이다.
| 구분 | 징계 가능 | 징계 정당성 부족 | 판단 근거 |
|---|---|---|---|
| 쟁의행위 불참 | 적법한 쟁의행위에 불참, 단결력 저해 | 쟁의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위법 | 노조 68107-1171(2001.10.23. 당시 회시 기준) |
| 조합비 미납 | 규약 근거 있는 단순 미납 | 단협상 일괄공제 규정 있음 / 조합이 수령 거부 | 노조 01254-716(2000.8.17. 당시 회시 기준) |
| 징계 절차 | 규약이 정한 기관·절차 준수 | 규약상 권한 없는 기구가 의결 | 노조법 제11조 제15호(규약) |
절차의 정당성 —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징계하는가
사유가 정당하더라도 절차가 어긋나면 징계는 무효가 될 수 있다. 규약이 정한 징계기관이 아닌 다른 기구가 의결해 제명 처분을 한 경우처럼, 규약상 정해진 기관·절차를 벗어난 징계는 그 자체로 다툼의 대상이 된다. 조합원 120명처럼 대규모 징계가 한꺼번에 진행될 때는 특히 개별 조합원마다 징계 사유 통지, 소명 기회, 징계 의결기관의 규약상 권한이 절차대로 지켜졌는지가 사후 다툼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지점이다.
징계에 불복하려면 — 회사 징계와 다른 구제 경로
회사가 내린 징계라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하는 길이 익숙하다. 그런데 노조 내부 징계는 이 경로를 쓸 수 없다. 대법원(1993.3.9. 선고 92다29429 판결)은 통제권 남용으로 조합원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구제절차는 민사소송절차를 따른다고 판시했다.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다른 경로도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1조 제2항(시행 2026-03-10)은 노동조합의 결의나 처분이 노동관계법령 또는 규약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면 행정관청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다만 규약 위반을 이유로 한 시정명령은 이해관계인의 신청이 있어야 하고, 시정명령을 받은 노동조합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30일 이내에 이를 이행해야 한다(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기간 연장 가능). 정리하면 조합원이 불복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두 갈래다 — ① 규약에 재심절차가 있으면 조합 내부의 재심 신청, ② 그와 별도로 행정관청에 시정명령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통제처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
자문 현장에서 노조 내부 징계 상담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규약집부터 요청한다. 사업장 다수가 '조합원 징계 = 조합 마음대로'라고 오해하지만, 실제 다툼은 거의 언제나 지시의 적법성보다 절차 — 누가 의결했고 소명 기회를 줬는지 — 에서 갈린다. 대규모 징계일수록 개별 통지와 의결기관 권한을 규약 문언과 하나하나 대조해 두는 것이 사후 소송 리스크를 가장 크게 줄인다.
핵심 정리
- 노조의 조합원 징계권은 헌법상 단결권에서 나오는 내부통제권이며, 노조법 제11조 제15호에 따라 규약에 근거와 절차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 징계의 정당성은 노조 지시(쟁의행위 등) 자체가 적법한지에 달려 있다 — 지시가 위법하면 불참자를 징계할 수 없다.
- 절차 하자(규약상 권한 없는 기구의 의결 등)가 있으면 사유가 정당해도 징계가 다툼의 대상이 된다.
- 불복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아니라 민사소송(통제처분 무효확인의 소) 또는 행정관청 시정명령(노조법 제21조) 경로로 이뤄진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조도 회사처럼 조합원을 해고할 수 있나요?
노조는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해고권이 없다.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제명' 등 내부 징계만 가능하다.
Q. 조합비를 안 냈다고 무조건 제명될 수 있나요?
규약 근거가 있어야 하고, 조합이 수령을 거부한 경우 등은 정당성이 부정된다.
Q. 노조 징계에 불복하려면 노동위원회에 가면 되나요?
아니다. 민사소송(통제처분 무효확인의 소) 또는 행정관청 시정명령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Q.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징계될 수 있나요?
그 쟁의행위가 적법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위법한 쟁의행위 불참은 징계 사유가 되기 어렵다.
Q. 노조 규약에 징계 조항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노조법 제11조 제15호에 따라 규율·통제 사항은 규약 필수 기재사항이라, 근거 없는 징계는 절차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출처
딥다이브 더 보기
전체 보기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허용해도 14일 안에 서면 통지한다
2026년 11월 27일 시행 시행령 개정, 신청서 접수부터 통지문 발송까지
뉴스브리핑📌 [11월 4일] 노동뉴스 브리핑: 사장 친족 성희롱도 과태료 최대 1천만원
상습체불 777명 첫 신용제재 · 효성중공업 72시간 파업 · 청년 공짜야근 100곳 감독
판례분석🎯 아리셀 판결이 가른 대표 책임, CSO 선임만으론 안 된다
대법원 확정 법리로 다시 읽는 중대재해처벌법 하급심 유죄·무죄
뉴스브리핑📌 [11월 3일] 노동뉴스 브리핑: 한화 고과 차별, 부당노동행위 인정
한화 고과 차별 판결 · 여성 산재 승인율 · 초광역특구 의제 · JTI 연차 K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