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성과급, 왜 갑자기 노동쟁의 대상이 됐나 — 시행지침 1편
노동조합법 제2조제5호 개정부터 정리해고 행정해석 변경까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N%)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 최근 여러 사업장에서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이런 요구가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勞動爭議, 파업 등 쟁의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노사 간 분쟁상태) 대상이 되는지는 계속 물음표였다. 고용노동부가 어제(2026년 9월 3일) 발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은 이 물음에 정부 차원의 답을 내놨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N%)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 최근 여러 사업장에서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이런 요구가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勞動爭議, 파업 등 쟁의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노사 간 분쟁상태) 대상이 되는지는 계속 물음표였다. 고용노동부가 어제(2026년 9월 3일) 발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은 이 물음에 정부 차원의 답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업이익과 연동한 경영성과급 요구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명확히 했고, 반대로 정리해고처럼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은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출발점은 법 조문 개정이다
이 지침을 이해하려면 먼저 노동조합법 제2조제5호(노동쟁의의 정의)가 바뀐 지점을 봐야 한다. 개정된 조문은 노동쟁의를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규정한다. 종전에는 "근로조건의 결정"만 노동쟁의 대상이었는데, 여기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이 새로 들어갔다. 이 문구 하나의 추가가 산업 현장 전체를 흔든 진앙이다.
개정 전 판례는 정리해고나 사업 조직 변동 같은 경영상 결정을 아예 교섭 대상에서 제외했다. 근로자 지위나 근로조건에 아무리 큰 영향을 미쳐도 "고도의 경영 판단"이라는 이유로 노동조합이 개입할 통로가 막혀 있었고, 그 상태에서 노조가 이를 문제 삼아 쟁의행위에 나서면 목적의 정당성 자체가 부정돼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법은 이 공백을 근로자 지위 박탈 등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을 노동쟁의 정의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메웠다.
2월 해석지침과 9월 시행지침, 층위가 다르다
다만 조문 하나가 개정됐다고 현장의 예측가능성이 바로 생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정부는 2단계로 정리 작업을 밟았다. 2026년 2월 발표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이 먼저 일반 원칙을 세웠다. 노동3권(헌법 제33조제1항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영업의 자유(헌법 제15조·제23조제1항에 근거)가 서로 부딪히는 지점에서는 어느 한쪽만 절대적으로 우선시킬 수 없고, 두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이익형량해야 한다는 게 그 골자다.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대해서도 그때 이미 "결정 그 자체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그 결정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근로자 지위나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 정리해고,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은 교섭 대상이 된다"는 3단 판단기준을 제시해뒀다.
이번 9월 지침은 그 원칙을 전제로, 실제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두 유형 — 경영성과급, 사업경영상의 결정 — 을 구체적 판단기준과 사례로 채운 각론이다. 원칙은 2월 지침, 적용례는 9월 지침이라는 관계로 이해하면 된다. 이번 편에서는 이 지침이 무엇을, 왜 바꿨는지에 집중하고, 유형별 실무 대응 요령은 다음 편에서 다룬다.
경영성과급 - 기업이익 연동 요구는 왜 선을 그었나
지침은 우선 경영성과급 자체가 원천적으로 교섭 대상에서 배제되는 건 아니라고 못박는다. 노동조합법이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폭넓게 보호하고 있고, 현장에서 근로의욕 고취나 복지·보상 목적으로 경영성과급을 노사 협의·교섭 대상으로 다뤄온 관행도 있었기 때문에, 근로조건의 결정에 해당하는 경영성과급은 의무적 교섭대상이라는 게 원칙이다.
문제는 방식이다. 지침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방식의 요구는 다르게 봤다. 근거는 세 가지로 나뉜다.
| 구분 | 지침이 지적한 성격 | 교섭대상 배제 논거 |
|---|---|---|
| 매출액 | 매출원가·판매비와관리비 등 비용이 차감되기 전 수익 | 그 자체로 기업의 잉여이익이라 보기 어려움 |
| 영업이익 | 이자·법인세·배당이 공제되기 전 이익 | 주주·채권자·국가 등 제3자의 법적 권리 재원과 연관 |
| 당기순이익 | 이자수익·배당금수익 등 영업외수익 포함 | 노동 제공 여부와 직접 연계되지 않는 요소가 섞여 있음 |
지침의 논리는, 기업이익은 연구개발(R&D)이나 설비투자, 배당 등 다양한 경영판단의 재원인데 그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선(先)분배하라는 요구는 기업의 영업의 자유(헌법상 보장되는 자유로운 경영 의사결정권) 본질적 내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이익은 변동성이 크고(반도체·조선·철강 등은 산업 사이클에 따라 등락 폭이 크다), 유동성 위기가 상존하며, 특정 연도 이익 급증이 수년간 투자의 결과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그래서 기업이익 연동 방식의 경영성과급 요구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는 있지만, 노동조합법상 의무적 교섭대상 및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냈다. 반대로 연봉이나 기본급의 일정 비율, 또는 정액을 특정해 요구하거나, 기업이익과 연동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급 기준·시기·대상을 협의하는 방식은 지침이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시한 경로다.
사업경영상의 결정 - 결정 자체와 그 실행은 다르다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는 2월 지침이 세운 3단 원칙 — ① 합병·분할·양도·매각 등 결정 그 자체는 교섭대상 아님 ② 그 실현 과정의 정리해고·구조조정 배치전환 등은 교섭대상 됨 ③ 정리해고 등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고용보장 요구 등을 교섭할 수 있음 — 을 그대로 전제한다. 9월 지침이 더한 것은 '가능성에 그치는 단계'와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단계'를 가르는 구체적 잣대다.
| 구분 | 가능성에 그치는 경우(교섭대상 아님) |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교섭대상 될 수 있음) |
|---|---|---|
| 발표 단계 | 결정의 발표·공시만 있는 경우 | 정리해고 계획 등이 회사 공지로 확인되는 경우 |
| 내용 구체성 | 중장기 경영계획, 경영진의 추상적 언급 | 구체적 방침·계획이 수립 중이거나 결정된 사실 확인 |
| 근거 자료 | 언론 보도·노조의 일방적 추정 | 사내 공람문서, 노사협의회 자료, 단체교섭 중 사용자 확인·언급 |
지침은 이 기준을 공장 신설·이전, 사업 매각·인수, AI 등 신기술 도입 세 가지 유형에 그대로 대입해 사례를 제시했다. 공통 구조는 같다. 투자 결정 자체의 철회·반대 요구, 매각 조건 개입, 신기술 도입 자체 반대는 교섭대상이 아니다. 반면 그 결정에 수반돼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계획이 확인·공지되면, 배치전환의 근무지·직무 변동, 고용승계, 고용안정 대책, 근무시간 조정, 안전보건 대책 같은 항목은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경영주체·지배구조·소유구조 변경처럼 영업의 자유의 본질적 영역(경영진 교체 요구, 주주총회 결의 찬반, 주주구성 변경 요구 등)은 이번에도 예외 없이 교섭대상에서 빠졌다.
정리해고 교섭대상화 - 27년 만의 행정해석 변경
이번 지침에서 실무적으로 무게가 가장 큰 대목은 따로 있다. 고용노동부는 정리해고가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던 종전 행정해석(협력 68140-477, 1998년 12월 18일)이 2026년 3월 10일자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지침에 명시했다. 1998년 이후 약 27년간 유지돼 온 해석이 뒤집힌 것이다. 개정법 체계에서 정리해고는 근로조건의 본질적 요소인 근로자 지위 박탈 등에 해당해,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으로 취급된다. 사업의 일부 폐지나 일부 매각 결정 그 자체는 여전히 교섭대상이 아니지만, 그 후속으로 이어지는 고용유지,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정리해고 관련 사안은 교섭대상이라는 흐름이 만들어진 배경이 여기에 있다.
지침이 예고한 사후 조치
지침은 노동조합이 교섭대상이 아닌 사항(사업경영상 결정 자체, 기업이익 연동 경영성과급)을 계속 주장·관철하려는 경우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밝혔다. 노동쟁의 조정 단계에서 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에 합리적인 요구안으로 변경하도록 적극 권고하고, 응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은 노동조합법 제2조제5호의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지도 대상이 된다(노동위원회규칙 제153조). 쟁의행위 단계에서는 대법원 판례 기준(주체·목적·시기절차·수단방법이 모두 정당해야 한다는 법리, 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판결 등)에 따라 정당성이 판단되고, 여러 목적이 섞여 있으면 주된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2도5577 판결 등). 부당노동행위 판단에서는 교섭대상이 아닌 부분에 대한 사용자의 교섭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의율하기 어렵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현장 자문을 다니다 보면 노사 모두 "정리해고는 원래 교섭 대상 아니지 않냐"는 전제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이번 지침으로 그 전제 자체가 바뀌었다는 걸 사업장이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특히 공장 이전이나 사업 매각을 준비 중인 사업장이라면, 사내 공람 문서나 노사협의회 보고 자료 같은 내부 문건이 그 자체로 "근로조건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챙기지 않으면 나중에 교섭 요구의 근거가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번 편에서는 지침의 뼈대 — 법 개정의 출발점, 2월 원칙과 9월 각론의 관계, 경영성과급이 배제된 논거, 사업경영상 결정의 판단기준, 정리해고 행정해석 변경의 의미 — 를 정리했다. 다음 편에서는 공장 신설·이전, 매각·인수, AI 도입 각 유형별로 사업장이 실제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경영성과급 요구를 받았을 때 대안적 교섭 설계는 어떻게 하는지를 다룬다. 노동위원회 조정 단계에서 실제로 어떤 식으로 행정지도가 나오는지, 쟁의행위 정당성 판단이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도 이어지는 편에서 살펴본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이제 파업 사유가 될 수 없나요
기업이익 연동 방식은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 조정·쟁의행위 대상도 아니라고 지침이 명확히 했습니다.
Q. 정액이나 기본급 비율로 요구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업이익과 연동하지 않는 방식이면 노사 협의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침은 안내합니다.
Q. 정리해고는 이제 무조건 교섭대상인가요
아니요, 정리해고 계획이 수립 중이거나 결정된 사실이 확인·공지된 경우에 교섭대상이 됩니다.
Q. 공장 이전 결정 자체를 반대하는 교섭 요구는 가능한가요
이전 결정 자체 반대는 교섭대상이 아니며, 배치전환·근무지 이전 지원 등만 대상입니다.
Q. 이번 지침과 2월 해석지침은 어떤 관계인가요
2월 지침이 일반 원칙을, 9월 지침이 경영성과급·사업경영상 결정의 구체적 기준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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