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중 해고와 본채용 거부는 다르다 — 근로기준법 요건과 절차 완전정리
시용과 수습을 구분하고, 서면통지·해고예고까지 실무 요건을 정리한다
수습 또는 시용기간이 끝나갈 무렵 회사로부터 "이번 달까지만 근무하시면 됩니다"라는 통보를 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다만 정식 근로자를 해고할 때보다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 그리고 서면통지 등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그 자체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이다.
수습 3개월 지나 나가라는 통보, 해고인가 아닌가
수습 또는 시용기간이 끝나갈 무렵 회사로부터 "이번 달까지만 근무하시면 됩니다"라는 통보를 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다만 정식 근로자를 해고할 때보다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 그리고 서면통지 등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그 자체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이다.
시용과 수습,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법적 성격은 다르다
실무에서는 '시용'과 '수습'을 구분 없이 섞어 쓰는 경우가 많지만 법적 의미는 다르다. 시용은 근로계약을 확정적으로 체결하기 전에 근로자의 자질·성격·업무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을 두는 것으로, 판례상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해지권유보설, 대법원 2006.2.24. 선고 2002다62432 판결)으로 본다. 반면 수습은 이미 확정적으로 채용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업무 적응과 숙련을 위해 일정 기간을 두는 것으로, 본채용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가 전제되지 않는다.
문제는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수습'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실제로는 "수습기간 중 평가 결과가 기준점 미만이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적격성 평가와 해약권 행사를 예정해두는 경우다. 판례는 이런 경우 명칭이 '수습'이더라도 실질은 '시용'으로 본다(중앙노동위원회 2007.3.2. 판정, 2006부해1009 등). 즉 명칭이 아니라 계약 내용과 운용 실태로 시용 여부를 판단한다.
| 구분 | 시용(試用) | 수습(修習) |
|---|---|---|
| 채용 확정 여부 | 미확정 — 해약권 유보 | 확정 — 이미 정식 채용됨 |
| 기간 종료시 절차 | 본채용 여부 재평가 | 별도 재평가 절차 없음(원칙) |
| 근거 필요성 | 취업규칙·근로계약 등에 명시 필요 | 근로계약상 수습 취지 명시로 충분 |
| 기간 종료 후 관계 종료시 | 본채용 거부(해약권 행사) = 해고 | 통상 해고와 동일하게 취급 |
| 정당한 사유 판단 폭 |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 | 정식 근로자와 동일하게 엄격 |
본채용 거부도 해고다 —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것
대법원은 시용기간 중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 모두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본다. 다만 시용 제도의 목적, 즉 근로자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해 본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취지를 고려해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범위를 정식 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넓게(합리적 이유가 있는 정도로) 인정한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그렇다고 사용자 마음대로 거부할 수 있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대법원 1992.8.18. 선고 92다15710 판결은 "해약권의 행사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실체적 정당성 —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 본채용 거부의 근거가 되는 평가 항목·기준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불합리하면 정당성이 부정된다.
- 절대평가가 아니라 탈락자 수를 사전에 정해두고 상대평가로 걸러내는 방식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 근무평가 결과만으로 업무수행능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족했는지 알 수 없다면 그 평가에 기초한 채용 거부는 부당하다고 본 사례가 다수 있다(서울행정법원 2007.10.23. 선고 2006구합45968 판결 등).
- 노동조합 활동을 저지할 목적으로 시용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12.11. 선고 2006두13220 판결).
절차적 정당성 — 서면통지와 해고예고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서면통지 의무다. 대법원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판결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단순히 "시용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라고만 통지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요구하는 해고사유의 구체적 명시가 없어 절차상 하자가 있고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본채용을 거부하려면 어떤 평가 결과 때문에, 어떤 사유로 거부하는지 서면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징계절차 규정은 원칙적으로 시용근로자의 채용 거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는 통상의 징계해고와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취업규칙 등에 시용근로자에게도 징계절차를 거치도록 명시했거나, 실제로 징계해고 형식을 취하는 경우에는 해당 절차를 지켜야 한다.
해고예고와 관련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6조제1호에 따라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미만인 근로자는 해고예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입사 후 3개월이 되기 전에 본채용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고예고(또는 해고예고수당) 의무가 없지만, 수습·시용 근로기간이 3개월을 넘긴 시점이라면 통상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해고예고 의무가 발생한다.
시용기간이 그냥 지나가버렸다면
사용자가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시용기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통상의 근로관계로 전환된다. 이 시점 이후의 해고에는 시용근로자에게 적용되던 완화된 기준이 아니라 정식 근로자와 동일한 엄격한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또한 대법원 2005.7.15. 선고 2003다50580 판결은 부당해고 등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시용기간이 중단된 상태에서 시용기간이 지나버린 경우, 유보된 해약권이 소멸해 근로자는 정식 근로관계로 전환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부당하게 해고해놓고 다투는 사이에 시용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다시 본채용 거부를 주장할 수는 없다.
육아기 근로자에 대한 배려의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법원 2023.11.16. 선고 2019두59349 판결은 육아기 근로자가 새벽·휴일 근무를 어려워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시간 조정 등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업주의 배려의무를 다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 자문을 하다 보면 회사들이 "수습기간이니까 그냥 내보내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본다. 실제로는 평가표 하나 없이, 혹은 통보를 구두로만 하고 넘어갔다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으로 번지는 사례가 절반 이상이다. 채용 단계에서 평가항목과 기준점수를 근로계약서나 별도 동의서에 명시해두고, 거부 통지는 반드시 구체적 사유를 적은 서면으로 하라고 권한다. 이 두 가지만 지켜도 다툼의 소지가 크게 줄어든다.
핵심 정리
- 시용은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 수습은 확정 채용 후 적응기간 — 명칭이 아니라 계약 실질로 구분한다.
- 본채용 거부·시용기간 중 해고는 모두 근로기준법상 해고이며,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 평가 기준은 사전에 마련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탈락자 수를 미리 정하는 상대평가는 위험하다.
- 거부 사유는 반드시 서면에 구체적으로 기재해 통지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7조).
- 계속근로 3개월 이상이면 해고예고 규정(근로기준법 제26조)이 적용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습기간 중에는 아무 이유 없이 내보내도 되나요?
아니다. 수습·시용 중 해고나 본채용 거부도 근로기준법상 해고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와 서면통지 절차가 필요하다.
Q. 시용과 수습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명칭이 아니라 본채용 여부를 재평가하는 절차가 예정되어 있는지로 판단한다.
Q. 본채용 거부 통지는 구두로 해도 되나요?
안 된다. 구체적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절차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Q. 수습 3개월 미만이면 해고예고를 안 해도 되나요?
그렇다. 계속근로기간 3개월 미만은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해고예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Q. 시용기간이 지나도록 회사가 아무 통지도 안 했다면요?
해약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자동으로 정식 근로관계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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