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승진했는데 퇴직금은? 등기임원·비등기임원 근로자성 판단 총정리
임원 해임과 퇴직금, 법이 갈리는 세 가지 기준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한 뒤 해임되거나 퇴직할 때, 등기임원인지 비등기임원인지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해고 보호와 퇴직금 산정 방식이 크게 달라집니다. 대법원 판례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바탕으로 근로자성 판단 기준, 해임 손해배상 범위, 퇴직금 소멸시효 기산점을 정리했습니다.
부장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이사로 승진했다. 그런데 몇 년 뒤 회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하면 이 사람은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상법상 위임계약 해지로 끝날까. 정답은 '등기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누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했는가'에 달려 있다. 대법원은 고용·위임·도급 등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한다(대법 2003.9.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이 원칙은 회사 임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임원이라는 지위, 법마다 다르게 본다
사전적으로 임원은 기관·단체의 운영과 감독을 맡아 처리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실무에서는 사업주로부터 업무집행권이나 대표권을 부여받은 사장·부사장·전무·상무 등을 가리킨다. 문제는 같은 직함이라도 노동법·상법·세법이 각각 다른 기준으로 이 지위를 본다는 점이다. 노동법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구분은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됐는지 여부, 즉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의 구분이다.
등기임원은 상법 제382조제2항에 따라 회사로부터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로서,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지 않다고 본다(대법 1988.6.14. 선고 87다카2246 판결). 반면 비등기임원은 법인등기부상 이사가 아니어서 상법상 기관으로서의 권한이 없으므로,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로 보아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대법 2000.9.8. 선고 2000다22591 판결).
근로자성 판단, 결국 무엇을 보는가
다만 이 원칙에는 예외가 많다. 등기임원이라도 형식적·명목적인 이사에 불과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근로자성이 인정된다. 반대로 비등기임원이라도 독자적인 업무집행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며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면 근로자성이 부인될 수 있다(대법 2017.11.9. 선고 2012다10959 판결). 판단의 핵심은 결국 담당 업무 전체의 성격과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임사무 처리인지, 아니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 제공인지에 있다.
| 구분 | 계약형식 | 근로자성 판단 원칙 | 예외 인정 요건 |
|---|---|---|---|
| 등기임원 | 위임계약(상법 제382조) | 원칙적으로 근로자성 부인 | 형식적·명목적 이사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지휘·감독 아래 노무 제공(대법 2002.3.29. 선고 2001다83838 판결) |
| 비등기임원 | 위임계약 형식이나 실질은 근로계약에 가까움 |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봄 | 독자적 업무집행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대법 2017.11.9. 선고 2012다10959 판결) |
| 상근임원(단체) | 정관·위촉계약 | 업무대표권·집행권 보유 시 사용자로 봄 | 실질적으로 회장 등 지휘감독을 받아 노무 종사 시 예외적 근로자 인정(근로기준과-471, 2010.1.27.) |
임원 해임, 근로기준법인가 상법인가
임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경우 해임은 근로계약 해지, 즉 '해고'에 해당해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상 해고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반면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 회사와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계약이므로 회사는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제1항). 상법 제385조제1항 역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등기임원을 언제든지 해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다. 민법 제689조제2항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하면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고, 상법 제385조제1항도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 등기임원을 해임한 경우 회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이 '정당한 이유'를 이사가 법령·정관 위배 행위를 했거나 경영자로서 직무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처럼 '업무집행에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으로 좁게 해석한다(대법 2004.10.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단순히 주주와의 개인적 불화만으로는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손해배상 범위 — 상여금과 퇴직위로금은 포함될까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해임되지 않았다면 잔여 임기 동안 받을 수 있었던 보수 상당액이다. 정기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이 보수상당액에 포함되지만, 지급 여부와 액수가 회사 재량에 달린 상여금은 수령 여부 자체가 불확실해 손해배상 범위에서 제외된다(서울고법 1990.7.6. 선고 89나46297 판결). 임원 퇴직위로금 역시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로 액수가 정해진 경우라면 상법 제388조의 보수에 포함되어 손해배상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대법 2004.12.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별도의 해직보상금도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만 손해배상범위에 포함된다(대법 2006.11.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반대로 해임 당시 무보수로 근무하고 있었다면 애초에 손해 자체가 발생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가 성립하지 않는다(대전고법 2015.1.30. 선고 2014나1155 판결).
승진한 임원의 퇴직금, 어디까지 산정하나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지점은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한 경우 퇴직금 산정기간이다. 임원 승진만으로는 기존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 아니므로 퇴직금 지급의무가 즉시 발생하지 않고,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승진한 임원이 계속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면, 퇴직금은 임원 승진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지 않고 최종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전체 근무기간을 합산해 산정해야 한다.
반면 승진 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게 된 경우, 즉 기존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고 위임계약관계로 전환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근로자로서의 퇴직금 청구권과 임원으로서의 퇴직금(상법상 보수) 청구권은 별개로 발생하며, 임원 재직기간 동안의 퇴직금 지급 여부는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다(상법 제388조). 고용노동부 행정해석도 같은 취지로, 근무 단절 없이 직원이 이사로 선임된 경우 이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면 임원 선임일을 기준으로 퇴직금 청구권과 소멸시효가 기산되고, 명칭만 이사일 뿐 실질적으로 여전히 고용종속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이사로서 실제 퇴직한 날을 기준으로 기산된다고 밝히고 있다(임금 68200-814, 2001.11.27.).
실무 주목 포인트
-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 임용할 때는 기존 근로관계를 명확히 종료한다는 의미에서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사직서를 받고, 이에 맞춰 퇴직금을 정산 지급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유리하다.
- 비등기임원을 사용자로 분류해 관리하더라도, 추후 법적 분쟁에서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촉계약서에 재직기간과 보수 결정 방식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 임원 위촉계약서에는 계약 해지 사유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해두는 것이 좋다. 상법상 언제든 해임이 가능하더라도, 계약서에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별도의 분쟁 소지가 남는다.
- 정기 상여금과 재량 상여금을 규정상 명확히 구분해 두면, 향후 임원 해임 시 손해배상 범위를 둘러싼 다툼을 줄일 수 있다.
- 4대보험 가입 여부, 근무시간·장소 구속 여부, 독자적 업무 대행 가능 여부 등은 근로자성 판단에서 실질적 증거로 작용하므로 평소 관리 방식을 점검해둘 필요가 있다(대법 2017.9.7. 선고 2017두46899 판결 참조).
임원 관련 자문을 하다 보면 회사가 '등기임원이니까 당연히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단정하고 취업규칙을 아예 적용하지 않다가, 정작 해임 국면에서 그 임원이 명목상 지위였다는 증거(실제 업무 지시자가 따로 있었다거나, 출퇴근 통제를 받았다거나)를 제시하며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사례를 자주 본다. 승진 시점에 사직서와 퇴직금 정산을 명확히 해두지 않은 회사일수록 이 다툼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 승진 발령 단계에서의 서류 정리를 항상 강조하는 편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등기임원이면 무조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가요?
아닙니다. 형식적·명목적 등기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지휘·감독을 받으며 노무를 제공했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임원으로 승진하면 그 시점에 퇴직금을 받아야 하나요?
원칙적으로 승진만으로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며, 최종 퇴직 시 전체 근무기간을 합산해 산정합니다.
Q. 임기 중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되면 위자료도 받을 수 있나요?
판례는 주주총회의 이사 해임을 불법행위로 보지 않아 위자료 청구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Q. 재량 상여금도 임원 해임 손해배상액에 포함되나요?
지급 여부와 액수가 회사 재량에 달려 있는 재량 상여금은 손해배상 범위에서 제외되는 것이 판례 입장입니다.
Q.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독자적인 업무집행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했는지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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