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상여금인데 재직 조건이 붙어 있다면 — 통상임금 판단, 이렇게 갈린다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바뀐 통상임금 고정성 요건, 실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 상여금 규정에 이 문구 하나만 넣으면 통상임금 계산에서 그 상여금을 빼도 된다고 알고 있는 실무자가 여전히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재직조건이 붙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재직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 통상임금일까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 상여금 규정에 이 문구 하나만 넣으면 통상임금 계산에서 그 상여금을 빼도 된다고 알고 있는 실무자가 여전히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재직조건이 붙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해고예고수당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는 통상임금 판단 기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확히 짚어보겠습니다.
법은 통상임금을 어떻게 정의하나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자체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에서 정의합니다.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소정근로시간 또는 총 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여진 시간급금액·일급금액·주급금액·월급금액 또는 도급금액"이 그것입니다.
통상임금은 실제로 일한 결과를 사후에 반영하는 평균임금과 다릅니다.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 그 자체의 가치를 사전에 평가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연장근로 등을 하기 전에 미리 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당사자가 임의로 범위를 좁히거나 넓힐 수 없는 강행규정으로 취급됩니다. 통상임금이 낮게 잡히면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근로기준법 제56조), 해고예고수당(같은 법 제26조), 연차유급휴가수당(같은 법 제60조) 등 법정수당이 줄줄이 낮아지기 때문에, 어떤 임금 항목이 통상임금에 들어가는지는 임금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입니다.
통상임금 여부를 가르는 전통적인 두 가지 잣대는 '정기성'과 '일률성'입니다. 정기성은 미리 정해진 일정한 기간마다 계속적으로 지급되는지를 보는 것으로, 매월이 아니라 격월·분기·반기·연 1회라도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지급된다면 정기성이 인정됩니다. 일률성은 모든 근로자, 또는 작업 내용이나 근속·직책 같은 '일정한 조건이나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판례는 어떻게 정리되어 있나 — 2013년과 2024년의 결정적 차이
문제는 여기에 세 번째 요건인 '고정성'이 오랫동안 더해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2013년 12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2012다94643)은 통상임금을 정기성·일률성·고정성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임금으로 정의했습니다. 고정성이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금액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이 기준 아래에서는 재직조건, 근무일수 조건, 근무실적 조건이 붙은 임금 모두 '조건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고정성이 부정되어 통상임금에서 빠졌습니다.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관행은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이 틀이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재직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이 문제된 2020다247190 사건과, 지급기준기간 내 15일 미만 근무 시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근무일수 조건이 문제된 2023다302838 사건을 함께 선고하면서, 대법원은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판단기준에서 제외했습니다.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정성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개념이라는 점(법령 부합성). 둘째, 당사자가 재직조건 같은 지급조건을 붙이는 것만으로 손쉽게 통상임금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되어 통상임금의 강행성이 무력화된다는 점. 셋째, 통상임금은 실제 근로가 아니라 소정근로 그 자체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해야 하는 개념인데, 재직 자체는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판단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구분 | 2013년 전원합의체 법리(2012다89399) | 2024년 전원합의체 법리(2020다247190·2023다302838) |
|---|---|---|
| 판단 요건 | 정기성·일률성·고정성 3요건 충족 필요 | 정기성·일률성만으로 판단, 고정성 요건 폐기 |
|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 | 지급 여부가 불확실해 고정성 부정 → 통상임금 아님 | 재직은 소정근로 제공의 당연한 전제 → 조건만으로 통상임금성 부정되지 않음 |
| 근무일수 조건(소정근로일수 이내) | 고정성 부정 → 통상임금 아님 | 소정근로를 온전히 제공하면 충족되는 조건이므로 통상임금성 인정 |
| 근무일수 조건(소정근로일수 초과) | 고정성 부정 → 통상임금 아님 | 추가 근로의 대가 성격 → 통상임금 아님(결론 동일) |
| 근무실적에 따른 성과급 | 고정성 부정 → 통상임금 아님 | 소정근로 대가성 자체가 결여 → 통상임금 아님(다만 실적과 무관한 최소 지급분은 포함) |
표에서 보듯 근무일수 조건은 소정근로일수를 기준으로 이내인지 초과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예컨대 "지급기준기간 내 15일 이상 근무해야 지급한다"는 조건은 소정근로를 온전히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당연히 충족되는 조건이므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소정근로일수 자체를 넘어서는 근무일수를 요구하는 조건이라면 그것은 사실상 추가 근로에 대한 보상이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봅니다.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금액이 달라지는 성과급은 여전히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결론은 유지되지만, 그 논거가 '고정성 결여'에서 '소정근로 대가성 결여'로 바뀌었다는 점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실무 주목 포인트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소급효 범위입니다. 이 새로운 법리는 판결 선고일인 2024년 12월 19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됩니다. 다만 판결 선고 당시 이미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는 예외적으로 소급 적용됩니다. 2026년 8월 현재 시점에서 신규로 발생하는 연장근로수당·연차수당 등을 계산할 때는 이 새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둘째,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재직조건·근무일수 조건을 걸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빼왔던 사업장이라면 임금대장과 수당 산정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지급일 현재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이라는 문구만으로는 더 이상 통상임금 제외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근무일수 조건을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출근"으로 설계하면 여전히 통상임금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으므로, 조건의 문구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실무의 핵심이 됐습니다.
셋째, 무사고수당·금연수당처럼 소정근로 제공 외에 별도의 자격요건 달성을 조건으로 하는 수당은 여전히 통상임금에서 제외됩니다. 대법원은 2025년 7월 18일 선고(2022다257238)에서도 소정근로 제공과 무관한 추가 조건에 따라 지급되는 금품은 소정근로 대가성이 없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정기상여금과 이런 특수 수당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넷째, 통상임금 재산정이 필요한 경우 과거 3년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등을 소급 계산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본 대로 원칙적으로는 2024년 12월 19일 이후분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므로, 그 이전 기간까지 무조건 재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장별로 계속 중인 소송 여부, 임금채권 소멸시효(3년)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재직조건만 넣으면 통상임금에서 빠진다"는 옛날 지식을 그대로 취업규칙에 유지하고 있는 사업장을 여전히 많이 봅니다.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재직조건 문구 하나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상여금 규정과 임금대장을 함께 재검토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정기상여금에 재직조건이 붙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더 이상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대법원 전원합의체 2024.12.19. 선고 2020다247190).
- 2013년 판례가 요구하던 '고정성' 요건은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폐기되고, 정기성·일률성만으로 통상임금을 판단한다.
- 근무일수 조건은 소정근로일수 이내인지 초과인지로 결론이 갈린다(대법원 전원합의체 2024.12.19. 선고 2023다302838).
- 근무실적에 따른 성과급은 소정근로 대가성이 없다고 보아 여전히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 새 법리는 2024년 12월 19일 이후 산정분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부터 계속 중이던 소송에는 예외적으로 소급 적용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직조건이 붙은 상여금은 무조건 통상임금인가요?
재직조건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정기성·일률성 요건을 갖춰야 통상임금으로 인정됩니다.
Q. 2024년 판결 이전에 지급된 상여금도 다시 계산해야 하나요?
원칙적으로 2024년 12월 19일 이후 산정분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 계속 중이던 소송에만 예외적으로 소급 적용됩니다.
Q. 근무일수 조건을 걸면 통상임금에서 뺄 수 있나요?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이라면 통상임금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소정근로일수 이내 조건은 통상임금으로 인정됩니다.
Q. 성과급도 이번 판결로 통상임금에 포함되나요?
업무성과나 평가결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소정근로 대가성이 없다고 보아 여전히 통상임금이 아닙니다.
Q. 통상임금 판단기준의 근거 법령은 무엇인가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이 통상임금의 정의 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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