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 어려워 휴업을 선언한다 — 근로기준법 제46조 요건과 휴업수당 지급 의무
자금난·주문 감소로 공장 문을 닫으면 사용자는 반드시 휴업수당을 줘야 한다. 귀책사유 판단 기준, 산정 공식, 노동위원회 승인 절차까지 정리했다.
경영이 어려워 휴업을 선언하는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라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자금난·주문 감소·매출 감소는 사용자 귀책사유로 인정되며, 대기발령·무급휴직도 이에 해당된다. 단, 법령에 의한 집합금지 명령 등 불가항력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급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원자재값 급등, 수출 주문 반 토막. 사무실 불 끄고 잠시 쉬어가려는 사업주들이 부쩍 늘었다. "직원들 동의를 받으면 무급으로 쉬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자문 현장에서 매달 들어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반드시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동의 여부와 무관하다.
법은 뭐라고 하나 — 근로기준법 제46조
근로기준법 제46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제46조(휴업수당)
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제1항의 기준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적용 범위: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4인 이하는 제46조 적용 제외다(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 다만 4인 이하 사업장이라도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 휴업수당 지급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라야 한다.
벌칙: 이를 위반한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09조). 반의사불벌죄로,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지만 민사 청구권은 별개다.
휴업이란 무엇인가 — 광의의 개념
실무에서 '휴업'과 '휴직', '대기발령'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대법원은 세 개념을 구별하면서도, 근로기준법 제46조의 '휴업'은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판시한다.
대법원 2013.10.11, 2012다12870 판결은 "근기법 제46조의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데도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확인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이는 근기법 제46조의 '휴업'에 해당하므로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요컨대, 임시적인 공장 가동 중단뿐 아니라 개별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 사용자 일방의 무급휴직 강요까지 모두 이 조항이 적용된다.
사용자 귀책사유 — 무엇이 포함되고 무엇이 제외되나
제46조의 핵심 쟁점은 '귀책사유'의 범위다. 고용노동부는 세력범위설(지배영역설)을 채택한다. 즉, 사용자의 고의·과실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생긴 경영장애이기만 하면 귀책사유로 본다(근로기준정책과-741, 2015.3.9).
대법원 2013.10.11, 2012다13491 판결도 "사용자 귀책사유란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경우"라고 명시한다. 귀책사유 유무의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대법 1970.2.24, 69다1568).
귀책사유 판단 기준표
| 구분 | 사례 | 귀책사유 | 근거 |
|---|---|---|---|
| 경영장애 | 자금난, 원자재 부족, 주문량 감소, 시장 불황, 생산량 감축 | 있음 → 휴업수당 지급 | 근기 68207-106, 1999.9.21 |
| 모회사 경영난 | 모회사 자금난으로 협력업체 자재·자금 끊겨 조업 단축 | 있음 → 지급 | 근기 68207-106, 1999.9.21 |
| 원청 사고 | 원청 크레인 충돌사고 → 작업중지명령 → 하청 휴업 | 있음 → 지급 | 대법 2019.9.10, 2019도9604 |
| 원청 작업 | 원청 유해화학물질 제거로 하청 출입 제한 | 있음 → 지급 | 근로기준정책과-3535, 2018.5.30 |
| 행정지도 수용 | 정부 권고·지도에 따른 자율 휴업(코로나 집합 자제 권고 등) | 있음 → 지급 | 고용부 코로나 대응자료, 2020 |
| 천재지변 | 홍수·지진 등 불가항력적 자연재해 | 없음 → 면제 가능 | 근기 68207-106, 1999.9.21 |
| 외부 정전·단수 | 전력회사 공사 등 외부 원인 정전·단수 | 없음 → 면제 가능 | 법무 811-8509, 1979.4.6 |
| 행정명령 |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른 집합제한·집합금지 명령 | 없음 → 면제 가능 | 고용부 코로나 대응자료, 2020 |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같은 감염병 상황이라도 행정명령(벌칙 부과)이면 귀책사유 없음이지만, 행정지도(권고·자율)에 따라 자발적으로 문을 닫으면 귀책사유가 있다. 정부 '권고'를 따른 것이라 해도 사용자가 자의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휴업수당 산정 — 평균임금 70%의 의미
지급 기준은 두 단계로 작동한다.
- 원칙: 휴업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70% 이상
- 예외: 평균임금 70%가 통상임금보다 높으면 → 통상임금으로 대신 지급 가능
예를 들어 어떤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하루 10만 원이라면 휴업수당은 7만 원 이상이다. 그런데 통상임금이 하루 6만 원이라면 그냥 7만 원을 줘야 한다. 반대로 통상임금이 8만 원인데 평균임금 70%가 7만 원이면, 8만 원을 줘야 한다(통상임금이 기준). 즉, 평균임금 70%와 통상임금 중 더 낮은 금액이 최저선이다.
휴업이 하루 전부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실시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된다.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일부 부서만 휴업해도 된다(근기 68207-148, 2002.2.5).
노동위원회 승인 제도 — '부득이한 사유'일 때 활용 가능
귀책사유가 있어서 원칙상 70%를 줘야 하지만, 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극단적 상황이 있다. 이때 근로기준법 제46조 제2항의 노동위원회 승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천재지변에 준하는 불가항력·돌발적 사유로 객관적으로 사업 계속이 불가능해진 경우를 뜻한다. 단순한 경영 악화나 자금난은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기준미달 휴업수당 지급 승인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승인 없이 기준 미달로 지급하면 그대로 위반이 된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포인트
① 동의서만으로 무급휴직은 안 된다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무급휴직을 통보하면, 근로자 동의가 없는 한 이는 사용자 귀책 휴업에 해당해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단, 매출 급감·지속적 적자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사합의로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것은 해고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허용된다(대법 2003.9.5, 2001다14665).
② 대기발령도 휴업이다
사용자가 경영 필요에 따라 대기발령을 내리면 이는 제46조 상의 휴업이다. 대기발령 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인사위원회가 결정했다는 사실만으로 귀책사유가 없어지지 않는다.
③ 절차는 서면·이메일·문자도 가능하다
근로기준법은 휴업 절차에 대해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서면, 이메일,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 어떤 방식으로 통지해도 유효하다(고용노동부 인터넷상담, 2020.1.31). 다만 분쟁에 대비해 서면 또는 이메일로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현명하다.
④ 하청·협력업체도 의무를 진다
원청의 사고나 작업으로 하청이 조업을 못 하게 된 경우에도 하청 사용자가 소속 근로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원청에서 일부 보전받더라도 미지급분이 있으면 남은 근로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대법 2019.9.10, 2019도9604).
자문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는 패턴이 "근로자 동의서를 받았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례다. 개별 근로자가 무급휴직 동의서에 서명했더라도, 그것이 경영상 압박 상황에서 받은 것이라면 노동위원회가 '동의의 자발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집단적으로 동의서를 받은 경우 과반수 노조나 근로자 대표의 서면합의가 없으면 분쟁 소지가 크다. 처음부터 노사합의 방식으로 진행하고, 노동위원회 승인 루트도 병행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핵심 정리
- 경영이 어려워 휴업하면 평균임금의 70% 이상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
- 귀책사유는 사용자 세력범위 내 경영장애면 충분 — 고의·과실 불요
- 자금난·주문 감소·매출 감소는 귀책사유 있음; 법령에 의한 집합금지 명령은 귀책사유 없음
- 대기발령·무급휴직도 사용자 귀책 시 휴업수당 의무 발생
- 극단적 불가능 상황이면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아 기준 미달 지급 가능(제2항)
- 상시 4인 이하 사업장은 제46조 적용 제외(단, 약정 있으면 적용)
-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반의사불벌죄)
자주 묻는 질문
Q. 근로자가 무급휴직에 동의하면 휴업수당을 안 줘도 되나요?
개별 동의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경영상 필요에 따른 무급휴직은 노사합의(과반수 노조 또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진행해야 귀책사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Q. 정부 행정명령으로 영업을 못 한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줘야 하나요?
감염병예방법 제49조 등 법령상 집합금지·집합제한 명령처럼 위반 시 벌칙이 적용되는 행정명령에 따른 휴업은 불가항력으로 귀책사유가 없어 휴업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단순 권고·지도(행정지도)라면 귀책사유가 있습니다.
Q. 하루 전부가 아니라 오전 2시간만 휴업할 때도 70%를 줘야 하나요?
네. 시간단위 일부 휴업도 근로기준법 제46조가 적용됩니다. 휴업한 시간에 해당하는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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