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있는 사업장의 교섭창구 단일화 — 과반수 노조 없을 때 공동교섭대표단이 구성되는 법적 절차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6단계 절차와 지방노동위원회 결정까지
A 제조사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 두 노조가 각각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사용자는 두 번 교섭하고, 내용이 다른 단체협약을 두 개 체결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그렇게 운영하면 노무관리가 혼란해지고, 조합원 소속에 따라 다른 근로조건이 적용되는 불합리가 생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두고 있다.
같은 회사에 두 개의 노조, 사용자는 어느 쪽과 교섭해야 하나
A 제조사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 두 노조가 각각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사용자는 두 번 교섭하고, 내용이 다른 단체협약을 두 개 체결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그렇게 운영하면 노무관리가 혼란해지고, 조합원 소속에 따라 다른 근로조건이 적용되는 불합리가 생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두고 있다. 핵심 질문부터 답하면: 사용자는 두 노조 모두와 개별 교섭하지 않아도 된다.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과만 교섭하면 된다.
법은 무엇을 강제하나 — 노조법 제29조의2 핵심 조문
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 이 규정은 강행규정이다. 법원과 행정해석 모두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자의적으로 이 절차를 생략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단, 예외가 하나 있다. 같은 조항 단서에서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에는 각 노조가 개별 교섭을 할 수 있다. 개별교섭은 사용자의 동의가 전제 조건이므로, 사용자가 원하지 않으면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개별교섭은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2020헌마237 등)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교섭창구 단일화 단계별 절차
절차는 ① 교섭참여 노조 확정과 ② 교섭대표노조 결정 두 단계로 나뉜다. 아래 표가 전체 흐름이다.
| 단계 | 주체 | 내용 | 기간 | 근거 |
|---|---|---|---|---|
| 1. 교섭요구 | 최초 교섭 요구 노조 | 단체협약 만료 3개월 전부터 가능. 최초 교섭요구로 절차 개시 | — | 시행령 제14조의2 |
| 2. 교섭요구사실 공고 | 사용자 | 요구받은 날부터 교섭요구 사실 공고 — 다른 노조는 이 기간 내 참여 요구 가능 | 7일 | 시행령 제14조의3 |
| 3. 교섭참여 노조 확정공고 | 사용자 | 공고기간 다음날, 교섭요구 노조 명칭·조합원 수 등 5일간 공고. 이의 시 수정공고·지노위 시정신청 가능 | 5일 | 시행령 제14조의5 |
| 4. 자율적 교섭대표노조 결정 | 확정된 교섭요구 노조 전체 | 노조들이 자유롭게 합의해 대표노조 결정. 특정 노조를 정하거나 방법에 관한 합의도 가능 | 14일 | 시행령 제14조의6 |
| 5. 과반수 노조 통지 및 공고 | 과반수 노조 → 사용자 → 전체 공고 | 자율결정 실패 시, 확정공고일 기준 조합원 과반수 노조가 사용자에게 통지(5일 이내). 사용자는 5일간 공고 | 통지 5일 + 공고 5일 | 시행령 제14조의7 |
| 6.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 과반수 미달 노조 전체 | 과반수 노조 없을 때 — 자율 합의로 공동교섭대표단 구성(10일). 실패 시 지노위가 조합원 비율로 배분 | 자율 10일 / 지노위 결정 | 시행령 제14조의8·9 |
조합원 수 산정 기준일은 '확정공고일'이다. 사용자가 공고를 늦게 했더라도 법이 정한 절차대로 진행되었을 경우 확정공고일이 되어야 하는 날을 기준으로 한다(노사관계법제과-1554, 2011.8.18). 사용자가 공고를 지연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수 기준을 유리하게 조작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해석이다.
핵심 분기점 — 과반수 노조가 없을 때 공동교섭대표단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율결정 14일이 지나도록 노조들이 합의하지 못하면, 법은 과반수 노조를 자동으로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행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조합원이 6:4로 나뉘거나, 민주노총·한국노총·제3의 노조가 각각 35%·35%·30%씩 분산된 경우처럼 어느 노조도 과반수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법은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도록 한다. 노조법 제29조의2 제5항과 시행령 제14조의8·9가 그 절차를 정한다.
- 자율 구성 (10일): 과반수 노조가 없다는 확정 후 10일 이내, 교섭참여 노조들이 자율 합의로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고 사용자에게 통지한다.
- 지노위 결정 (자율 실패 시): 자율 구성에 실패하면 지방노동위원회가 조합원 비율에 따라 교섭위원 수를 배분해 공동교섭대표단을 강제 결정한다. 노동위원회가 결정·통지한 날이 교섭대표노조로 결정된 날이 된다(시행령 제14조의9 제4항).
공동교섭대표단에 포함되려면 반드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해 확정된 교섭요구 노조여야 한다. 절차를 이유 없이 건너뛴 노조는 공동교섭대표단 구성에도 참여할 수 없다.
절차를 건너뛴 노조는 어떻게 되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불참은 법적으로 상당히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
- 단체협약 적용 불가: 교섭대표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불참 노조 조합원에게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노사관계법제과-487, 2012.2.13). 단, 교섭대표노조 체결 협약이 노조법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 요건을 갖춘 경우 비조합원과 미참여 노조 조합원에게도 적용될 수 있지만, 미참여 노조가 별도 단체협약을 이미 보유한 경우에는 그 협약이 우선 적용된다.
- 쟁의행위 정당성 없음: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해 교섭권을 획득하지 않은 노조가 조정신청 없이 파업에 나서면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받지 못한다(노사관계법제과-758, 2012.3.8).
- 새 단체협약 체결 불가: 미참여 노조의 기존 단체협약은 유효기간까지만 효력이 인정되며 자동갱신·여후효(잔존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관련해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 확정된 교섭요구 노동조합 전체의 종사근로자인 조합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쟁의행위를 개시할 수 있다(노조법 제41조 제1항). 즉, 교섭대표노조 소속 조합원만 찬성해서는 부족하고, 창구단일화에 참여한 모든 노조의 종사조합원을 합산한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맞닥뜨리는 문제는 새로 설립된 소수 노조가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을 지나친 경우입니다. 공고기간 내에 교섭 참여 신청을 하지 못한 노조는 그 회차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이미 개시된 교섭에 끼어들 수 없습니다. 신규 노조를 설립하거나 산별노조 지회가 독립신고를 한 경우 설립신고증 교부일과 교섭요구사실 공고 기간의 시점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더라도 설립신고증을 교부받기 전이라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수 없다는 행정해석(노사관계법제과-1371, 2011.7.25)을 실무자들이 놓치고 나중에 분쟁이 생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두 노조 모두와 교섭해도 되나요?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강행규정이어서 사용자와 노조 모두 이를 따라야 합니다. 다만,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동의한 경우는 예외입니다(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
Q. 자율결정 14일 기간에 노조들이 단순히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자율결정기간 내에 노조들이 교섭대표노조를 정하는 방법에 관해 합의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 2014.10.30, 2014두38750).
Q.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여러 개 있을 때 교섭요구 시기는 언제부터인가요?
2개 이상의 단체협약이 있고 유효기간이 다른 경우, 먼저 만료되는 협약의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교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Q. 공동교섭대표단으로 결정되면 교섭위원 수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노조들이 자율 합의하지 못한 경우, 지방노동위원회가 각 노조의 조합원 비율에 따라 교섭위원 수를 배분합니다(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9 제5항).
Q.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면 그 지위는 얼마나 유지되나요?
교섭대표노조로 결정된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의 효력발생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지위가 유지됩니다(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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