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이 성립하려면 이 3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성립요건 완전 해설 — 업무상 적정범위·관계 우위·정신적 고통의 법적 의미
직장내 괴롭힘은 ①지위·관계 우위 이용, ②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③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성립합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774, 2020.2.20)과 판단 매뉴얼(2021)을 바탕으로 각 요소의 법적 의미와 실무 적용 기준을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신고했는데 "성립 안 된다"고 했습니다 — 왜 그럴까요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했는데 회사가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패턴이 같습니다. 성립요건 3가지 중 하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직장내 괴롭힘은 누가 무엇을 했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①관계상 우위를 이용했는지, ②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 ③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했는지 —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법은 뭐라고 하나 —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내 괴롭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이 조항은 2019년 1월 15일 신설되어 같은 해 7월 16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중요한 적용 범위 제한이 하나 있습니다.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현행법상 이 금지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요소 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
'우위'는 생각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단순히 상사·부하 관계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774, 2020.2.20)은 관계의 우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 지위의 우위 — 기본적으로 지휘명령관계에서 상위에 있는 경우.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가 아니더라도 회사 내 직위·직급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하면 인정됨
- 관계의 우위 — 개인 대 집단 같은 수적 측면, 연령·학벌·성별·출신지역·인종 등 인적 속성, 근속연수·전문지식 등 업무역량, 노동조합·직장협의회 구성원 여부, 감사·인사부서 등 영향력 있는 업무, 정규직 여부 등 사실상 우위를 점한다고 판단되는 모든 관계
핵심은 피해 근로자가 저항 또는 거절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높은 상태를 행위자가 이용하는 것입니다. 서울행정법원 2021.9.9. 선고 2020구합74627 판결은 팀 내 최하위 직급자라도 선임자와 합세하여 특정 근로자를 배제했다면 지위·관계상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아 직장내 괴롭힘 성립을 인정했습니다. 직위가 낮아도 관계의 우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 중요합니다.
요소 ②: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
이 요소에서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적정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 업무상 필요성 — 해당 행위를 할 업무상 이유가 있는가
- 상당성 — 필요성이 있더라도 그 방식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인가
업무상 지시·주의·명령에 불만을 느끼더라도, 사회통념상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면 직장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필요성이 있는 지시라도 폭행·과도한 폭언이 수반된다면 상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봅니다.
'업무관련성'도 중요합니다. 직접적인 업무수행 중이 아니더라도 업무수행에 편승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발생한 경우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이 인정됩니다. 회식 자리나 출장지에서 발생한 행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 행위 유형 | 업무상 적정범위 판단 | 비고 |
|---|---|---|
| 신체 폭행·협박 | 사실관계 인정 시 즉시 적정범위 초과 | 필요성·상당성 검토 불필요 |
| 공개적·반복적 폭언·욕설 | 지속·반복되거나 제3자 전파 수준이면 초과 | 일회성 경미한 언사는 별도 판단 |
| 집단 따돌림·의도적 배제 | 사회통념상 상당성 없는 행위로 초과 | 온라인 메신저도 해당 가능 |
| 달성 불가능한 업무 부여 | 물리적으로 최소 시간도 허락 안 하면 초과 | 성과향상 목적이라도 방식이 과도하면 해당 |
| 사적 심부름 반복 지시 | 업무상 필요성 없는 행위로 초과 | 개인적 심부름 수준을 넘어야 |
| 성과 기준에 따른 교육 요구 | 객관적 평가·적절한 목표 제시 시 적정범위 내 | 성과향상조치로 볼 수 있음 |
요소 ③: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면 성립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직장내 괴롭힘 판단 매뉴얼(2021)은 이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근무환경 악화'는 그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고용노동부 직장내 괴롭힘 판단 매뉴얼, 2021). 면벽근무 지시처럼 인사권 범위에 해당하는 조치도,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업무환경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근무환경 악화로 볼 수 있습니다. 강압적 언행이 반복되거나 특정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종합 판단 기준 — 고용노동부 판단 매뉴얼의 핵심
고용노동부 직장내 괴롭힘 판단 매뉴얼(2021)은 괴롭힘 여부를 판단할 때 당사자의 관계와 역학, 행위 장소 및 상황, 피해자의 명시적·추정적 반응, 행위 내용·정도, 일회성인지 계속적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제시합니다.
판단의 핵심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보다 피해자가 처한 객관적 상황과 실제로 발생한 결과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가해자가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해도 피해자에게 실제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했다면 성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둘째, 피해자 본인의 주관적 감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상황에서 동일한 처지의 근로자라면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를 경험할 수 있었는지를 객관적 사실관계에 근거하여 따집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도,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만도 결정적 판단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3가지 상황
원청 근로자가 하청 근로자를 괴롭힌 경우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1387, 2022.4.2)에 따르면, 원청 소속 근로자는 하청 소속 근로자에 대해 근기법상 직장내 괴롭힘 행위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같은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청은 취업규칙에 원청 근로자가 협력사 직원에게 괴롭힘을 한 경우도 징계 사유로 명시할 수 있습니다.
동료 간, 또는 직위 낮은 사람이 상급자를 괴롭힌 경우
지위가 같거나 낮아도 관계의 우위가 있다면 성립합니다. 근속연수가 길거나, 팀 내 수적으로 우위이거나, 노동조합 조직력을 이용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많습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3367, 2020.8.21)은 노조 간부도 조합원에게 직장내 괴롭힘 행위자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온라인·SNS에서 발생한 경우
사내 메신저나 SNS 등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경우도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익명 게시판에서 특정인에 대해 폭언한 경우는 행위자 특정이 어렵고 우위성을 이용한 행위로 보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어, 직장내 괴롭힘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 자문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패턴은 '업무상 적정범위' 판단입니다. 회사 측은 '정당한 업무 지시였다'고 주장하고, 피해 근로자는 '반복적이고 가혹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핵심은 같은 행위가 다른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특정인에게만 반복적으로 집중된 행위라면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없다는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성과관리와 괴롭힘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내부 기준을 취업규칙에 반영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첫 걸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위가 낮은 후배도 선배에게 직장내 괴롭힘을 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직위의 우위가 없어도 근속연수·전문지식·수적 우위·노조 조직력 등 관계상 우위를 이용한 행위라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상사의 폭언이 1회였는데도 직장내 괴롭힘이 되나요?
일회성이라도 행위의 정도와 상황에 따라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속·반복적인지 여부는 성립 판단의 중요한 참작 사정 중 하나입니다.
Q. 회식 자리에서 음주를 강권하는 행위도 직장내 괴롭힘이 될 수 있나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용노동부 직장내 괴롭힘 판단 매뉴얼(2021)은 회식처럼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자리에서 발생한 행위도 직장내 괴롭힘 판단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음주 강권이 ①지위·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것인지, ②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것인지, ③신체적·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를 초래했는지의 3요건을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각각 판단해야 합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도 직장내 괴롭힘 법규정이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 등을 통해 구제받아야 합니다.
Q. 원청 근로자가 하청 근로자를 괴롭혀도 직장내 괴롭힘으로 처리되나요?
원청 소속 근로자는 하청 소속 근로자에 대해 근기법상 직장내 괴롭힘 행위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원청 취업규칙에 이를 징계 사유로 명시하면 내부 징계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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