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늘리기 전 임금·퇴직금 이렇게 정비한다
정년 65세 연장 논의 단계,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금 재설계·재고용 규정부터 지금 정비하는 법
정년 65세 연장은 아직 국회 논의 중이지만,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협의가 이미 의무다. 취업규칙 정년 조항 점검부터 임금피크제 설계, 퇴직금 영향 시뮬레이션, 재고용 규정 정비까지 단계별로 정리했다.
정년 65세 연장, 아직 시행 전이지만 지금 손대야 하는 이유
정년을 65세로 올리는 법 개정은 2026년 9월 15일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며 확정된 시행일이 없다. 그런데도 인사담당자·사업주 상당수가 "법 통과되면 그때 대응하자"고 미루다가 실제 개정 시점에 임금체계·퇴직금 설계를 몰아서 하느라 노사분쟁을 자초한다. 정년을 연장하려면 임금체계 개편이 사실상 의무이고(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의2), 이 절차를 건너뛰면 정년은 늘었는데 임금피크제만 얹었다가 무효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반복된다.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법이 바뀌는 시점의 "숫자"가 아니라 지금부터 손볼 수 있는 규정과 절차다.
법은 뭐라고 하나
현행법상 정년의 하한선은 60세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이보다 낮게 정한 정년은 자동으로 60세로 의제한다. 즉 지금 취업규칙에 60세 미만 정년이 남아 있다면 그 자체가 위법 상태다.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사업장에는 별도 의무가 하나 더 붙는다. 같은 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 대표)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정년만 늘리고 임금체계 논의를 생략하면 이 조항의 취지에 반한다. 같은 조 제2항·제3항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임금체계 개편을 한 사업장에 고용지원금과 컨설팅을 지원할 수 있으므로, 개편을 늦출 이유보다 먼저 챙길 이유가 더 크다.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가 기준이다. 퇴직금제도를 두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정년 연장이나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근로자의 평균임금 산정 구간(퇴직 직전 3개월 임금)이 낮아지면 퇴직금 총액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라, 임금체계를 손대는 시점에 반드시 퇴직금 영향을 같이 계산해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근로자가 요구하면 중간정산이 가능하고, 정산 이후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는 점도 임금피크제 설계 협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조항이다.
판례·노동위 판정 기준 — 정년·임금피크제는 이렇게 갈렸다
정년·재고용을 둘러싼 다툼은 크게 세 갈래로 갈린다. ①임금피크제 자체의 합리성, ②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당연히 끝나는지, ③정년 이후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인지다.
| 쟁점 | 사건 | 판단 기준 |
|---|---|---|
| 임금피크제 도입의 합리성 | 대법원 2019두53396(2023.6.29. 선고) | 임금피크제로 특정 출생연도 근로자가 더 오래 적용받은 것이 나이차별에 해당하는지가 다퉈짐 — 대상 범위·적용 기간이 세대별로 형평에 맞는지를 본다 |
| 정년 도달과 근로관계 종료 | 대법원 2024두41038(2024.11.20. 선고) |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당연종료되는지는 취업규칙·단체협약의 정년 조항 문언과 실제 운용 관행에 따라 갈린다 |
| 정년 후 재고용(촉탁직) 거절 | 대법원 2023두41727(2023.11.2. 선고) | 기간제(촉탁직)로 재고용된 뒤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이 정당한지는 재고용 관행·규정의 확립 여부, 즉 갱신·재고용 기대권 성립 여부로 판단 |
노동위원회 판정 경향(2026년 1월 초 판정 다수)도 같은 축에서 갈린다. 재고용 규정이나 반복 관행이 확립되지 않은 사업장에서는 "정년 이후 재고용 기대권이 존재하지 않아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정당하게 종료됐다"는 기각(사용자 승) 판정이 다수였다. 반대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착오처럼 회사 측 절차 오류가 확인된 사안은 인용(근로자 승) 판정이 나왔다. 결국 사업장이 재고용 여부·조건을 규정에 명확히 박아 두었는지가 승패를 가른다 — 규정이 없으면 "관행이 있었는지"를 근로자가 입증해야 하는 싸움이 되고, 규정이 있으면 그 문언대로 처리한 회사가 유리하다.
단계별 재설계 가이드
Step 1. 취업규칙 정년 조항부터 연다
- 현재 취업규칙·단체협약의 정년 조항 문언을 확인한다. "만 60세가 되는 날", "정년에 도달한 달의 말일", "정년이 도래하는 회계연도 말일" 중 어느 방식인지에 따라 같은 나이라도 실제 퇴직일이 최대 몇 개월 차이 난다 — 이 문언이 불명확하면 분쟁의 절반은 여기서 시작된다.
- 정년이 60세 미만으로 남아 있는 조항이 있는지 전수 확인한다. 있으면 즉시 60세로 개정한다(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이미 60세로 의제되지만, 규정을 방치하면 현장 혼선이 계속된다).
Step 2. 임금피크제·임금체계 설계는 노사협의 절차부터
- 임금피크제를 도입·개편하려면 근로자 과반수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 대표와 협의 절차를 먼저 거친다(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 협의 없이 취업규칙을 일방 변경하면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근로자 과반수 동의) 문제까지 겹쳐 이중으로 다툴 여지가 생긴다.
- 임금 삭감률·적용 대상 연령을 설계할 때 특정 출생연도만 불리하게 적용받지 않는지 대조한다. 대법원 2019두53396처럼 세대별 형평성이 소송 쟁점이 된 전례가 있다.
Step 3. 퇴직금 재원 시뮬레이션
- 임금피크제 적용 후 평균임금(퇴직 직전 3개월)이 얼마나 낮아지는지 계산해 퇴직금 총액 변동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기준으로, 임금피크 진입 직전에 중간정산을 요청하는 근로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안내한다.
Step 4. 재고용(촉탁직) 규정을 문서로 확정한다
- 정년 이후 재고용 여부·조건(계약기간·직무·임금)을 규정이나 단체협약에 명문화한다. 노동위 판정 경향상 재고용 기대권의 성립 여부가 규정 유무에 크게 좌우된다 — 규정이 없으면 다툼이 생겼을 때 회사가 불리하다.
자주 하는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임금피크제만 도입하고 노사협의 절차를 생략하는 것이다. 협의를 거쳤다는 회의록이나 서면 동의 없이 취업규칙만 개정하면, 정년을 연장해 준 효과는 사라지고 임금 삭감 부분만 다툼의 대상이 된다. 두 번째는 정년 조항의 퇴직일 산정 방식을 애매하게 남겨 두는 것이다. "정년이 되는 해"처럼 모호한 표현은 실제 퇴직일 분쟁으로 직결된다. 세 번째는 재고용(촉탁직) 관행을 구두로만 운영하는 것 — 몇 년간 관행적으로 재고용해 왔다면 그 자체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규정화하지 않은 채 갑자기 재고용을 중단하면 부당해고 시비에 휘말린다.
주목 포인트
정년 65세 연장은 2026년 9월 15일 시점 아직 법률로 확정되지 않았다. 언론에서 다루는 "2029년부터 단계적 시행" 같은 시나리오는 입법 논의 중인 방안이지 확정된 시행일이 아니므로, 사내 공지나 취업규칙 개정 사유서에 확정된 사실처럼 적으면 안 된다. 다만 정년을 연장할 때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이미 시행 중인 조항이라, 법 개정 여부와 무관하게 지금 정년을 늘리는 사업장은 이 절차를 지켜야 한다. 법정 정년연장과 별개로 계속고용(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규정을 미리 "정년연장형"과 "재고용형" 두 갈래로 준비해 두면 최종 입법 결과가 어느 쪽으로 정해지든 대응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자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정년 연장되면 임금피크제 새로 만들어야 하나요"인데, 실제로 막히는 지점은 그게 아니라 재고용 규정이 아예 없는 경우다. 몇 년째 구두로 "정년 지나도 몇 명은 계약직으로 계속 쓴다"는 관행만 있던 사업장이 막상 재고용을 중단하려 하면 그동안의 관행 때문에 기대권 다툼에 걸리는 걸 여러 번 봤다. 임금체계 개편 협의록과 재고용 기준을 서면으로 남겨 두는 것 — 이 두 가지만 먼저 정리해도 나중에 법이 어떻게 바뀌든 대응이 훨씬 수월하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정년연장 논의 재시동' 민주당 노사 접촉 시도」(2026-06-11) 링크
자주 묻는 질문
Q. 정년 65세 연장은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2026년 9월 15일 현재 국회 논의 중이며 확정된 시행일은 없다.
Q. 정년을 연장하면 반드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하나요?
의무는 아니지만 노사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 조치를 협의해야 한다(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Q. 임금피크제 도입 시 근로자 동의를 꼭 받아야 하나요?
과반수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 대표와 협의·동의 절차를 거쳐야 분쟁 리스크가 줄어든다.
Q. 정년 후 재고용을 거절해도 되나요?
재고용 기대권이 규정·관행으로 확립됐다면 거절 시 부당해고로 판단될 수 있다.
Q. 임금피크제로 퇴직금이 줄어들 수 있나요?
퇴직 직전 평균임금이 낮아지면 퇴직금도 줄어들 수 있어 사전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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