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또 무죄, 공장장은 실형 — 중대재해 체크리스트
아이에스동서 판결로 본 안전보건확보의무 실질 이행 기준
대형 건설사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됐는데 무죄를 받았다. 같은 사건, 같은 사고로 기소된 공장장은 징역형(집행유예)을 받았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답은 하나다 — 경영책임자가 만든 안전보건 시스템이 사고의 원인과 인과관계가 있었는지가 갈랐다. 오늘(2026-09-09) 기준으로 이 판결이 사업주·안전보건 담당자에게 주는 실무 시사점을 정리한다.
대형 건설사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됐는데 무죄를 받았다. 같은 사건, 같은 사고로 기소된 공장장은 징역형(집행유예)을 받았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답은 하나다 — 경영책임자가 만든 안전보건 시스템이 사고의 원인과 인과관계가 있었는지가 갈랐다. 오늘(2026-09-09) 기준으로 이 판결이 사업주·안전보건 담당자에게 주는 실무 시사점을 정리한다.
사건 개요 — 이천공장 추락사, 대표는 무죄
(매일노동뉴스, "[단독] 중대재해 대기업 대표 '또' 무죄, 이번엔 아이에스동서", 2026-09-08) 2023년 10월 26일 아이에스동서 이천공장에서 노동자 2명이 고소작업대(높이 약 5.85~6.2m) 위에서 작업하다 천장주행크레인에 충돌당해 1명이 추락사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검찰은 2024년 5월 콘크리트사업부문 대표이사를 포함해 관계자 6명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조치 미이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재판장 이진규)은 2026년 8월 25일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설령 위험성평가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이 작업계획서 미작성 등 행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현장 공장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법은 뭐라고 하나 — 안전보건확보의무와 인과관계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에게 인력·예산·점검체계를 포함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의무를 부과한다. 같은 법 제6조는 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등을 처벌한다(사망 시 1년 이상 징역 또는 벌금, 법인은 별도 벌금형). 이 구조상 검찰은 항상 2단계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 1단계 —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를 위반했는가
- 2단계 — 그 위반이 실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는가
아이에스동서 사건에서 재판부는 1단계(위험성평가의 미흡함)는 일부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2단계(작업계획서 미작성 등 현장 조치 실패)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회사가 표준양식·절차·교육·경영방침 등 시스템 자체는 갖췄다는 사실이 인과관계 단절의 근거가 됐다.
판례 비교 — 어디서 갈렸나
같은 법인데 결론이 정반대로 나오는 사건이 많다. 실질 이행 여부가 기준이다.
| 사건 | 경영책임자 결과 | 핵심 판단 근거 |
|---|---|---|
| 아이에스동서(수원지법 여주지원, 2026.8.25) | 무죄 | 위험성평가 표준양식·절차 마련, 3인1조 교육, 경영방침 수립 — 시스템 존재 인정, 인과관계 부정 |
| 춘천지법 영월지원 2023고단442(2025.8.12) | 무죄 | 경영책임자 의무는 직접 안전조치가 아니라 시스템 마련·점검이라는 취지로 판단 |
| 창원지법 항소심(2025.6.13) | 실형(징역 2년) | 반복적 사망사고, 안전조직이 기존 직원을 형식적으로 지정한 정도에 불과 — 실질 이행 부정 |
정리하면 서류상 체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실제로 작동한 흔적(교육 실시 기록, 점검 이력, 예산 집행)이 있으면 인과관계가 끊길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조직·인력을 이름만 지정해 두고 실제 운영이 없었다면 반복 사고 시 실형까지 이어진다.
단계별 실무 체크리스트
안전보건 담당자·경영책임자가 지금 점검해야 할 항목이다. 서류 존재만 확인하지 말고 실행 증거를 남겨야 한다.
Step 1. 위험성평가가 형식인지 실질인지 확인
최근 1년 내 위험성평가 결과가 실제 작업계획서·안전조치에 반영된 이력(수정본 대조)이 남아 있는가
Step 2. 안전보건 전담조직의 실제 활동 확인
전담조직 구성원이 안전 업무 외에 다른 상시 업무를 겸직하고 있어 회의·점검 기록이 실질적으로 부재한지 확인 — 겸직 비중이 높고 회의록이 연 1~2회뿐이면 "형식적 구축"으로 판단될 위험이 크다
Step 3. 경영방침·목표의 이행 근거 확보
매년 수립하는 안전보건 목표·경영방침이 예산 집행 내역, 교육 실시 내역, 점검 결과 보고서와 연결돼 문서로 남아 있는가 — 방침만 있고 집행 근거가 없으면 인과관계 부정에 활용되기 어렵다
자주 하는 실수
- 안전보건관리체계 문서를 매년 형식적으로 갱신만 하고, 현장 교육·점검 실행 증빙(사진·서명·일지)을 남기지 않는 것
- 전담조직을 만들었다고 안심하고, 구성원이 겸직 상태로 실질 활동이 없는 것을 방치하는 것
- 사고 발생 후에야 위험성평가 이력을 급하게 정리해 소급 작성 의심을 받는 것
주목 포인트
이번 판결처럼 대표이사가 무죄를 받은 사례가 이어지면서, 안전보건 전담조직이 형식적으로만 구축돼도 경영책임자의 형사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창원지법 사례처럼 겸직 지정·반복 사고가 확인되면 실형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분명하다. 2025년 9월 기준 중대재해처벌법 1심 이상 판결 71건 중 무죄는 6건(약 8.5%)으로, 다수 사건은 여전히 유죄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시스템을 갖췄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시스템이 사고 예방에 실제로 작동했는지 입증할 자료를 상시 축적해 두는 것이 관건이다.
자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서류는 두툼한데 정작 '누가 언제 무엇을 점검했는지' 남긴 실행 기록이 없는 경우다. 사고가 나면 검찰은 서류의 존재가 아니라 그 서류가 실제 작업 현장에 반영됐는지를 파고든다. 위험성평가와 작업계획서를 항상 같은 날짜로 대조 보관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자주 묻는 질문
Q.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서류로 갖췄으면 경영책임자는 항상 무죄인가요?
아니다. 서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실질 이행 여부, 사고와의 인과관계가 기준이다. 형식적 조직 지정만으로는 창원지법 사례처럼 실형이 나올 수 있다.
Q. 안전보건 전담조직 구성원이 겸직해도 되나요?
법상 겸직 금지 규정은 없지만, 실질 활동 없이 명목상 지정만 해 두면 '형식적 구축'으로 판단돼 인과관계 부정 근거를 잃을 수 있다.
Q. 위험성평가 이력은 얼마나 보관해야 하나요?
법정 최소 보관기간과 별개로, 사고 발생 시 인과관계 판단 자료로 쓰이므로 최소 3년 이상 작업계획서·교육기록과 함께 대조 보관하는 것이 실무상 안전하다.
Q. 공장장 등 현장 관리자는 왜 대표와 별도로 처벌받나요?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 책임과 산업안전보건법상 현장 관리자·안전관리자의 직접 안전조치 의무는 별개로 심리되며, 각자의 인과관계가 따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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