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근로계약서, 한국어로만 쓰면 안 된다
이주노동자 표준근로계약서와 모국어 고지 실무 체크리스트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한국어로만 된 근로계약서를 내밀고 "여기 사인하세요"라고 하는 사업장, 아직도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명백한 위법입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 제9조는 고용허가를 받아 외국인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 명시·교부 의무는 내국인·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한국어 계약서 한 장, 서명받는 순간 과태료 500만원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한국어로만 된 근로계약서를 내밀고 "여기 사인하세요"라고 하는 사업장, 아직도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명백한 위법입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 제9조는 고용허가를 받아 외국인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 명시·교부 의무는 내국인·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모국어로 된 계약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한국어본만 서명받으면 근로감독 시 과태료 처분과 함께 임금·해고 분쟁의 씨앗을 스스로 심는 셈입니다.
법은 뭐라고 하나
외국인고용법 제9조 제1항은 사업주가 고용허가를 받아 선정한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려면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사용해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근로계약 체결을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행하게 할 수 있고, 제3항은 근로계약 기간을 제18조가 정한 취업활동 기간 범위 내에서 당사자 합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표준근로계약서를 사용하지 않고 임의로 작성한 계약서로 근로자를 채용하면 이 조항 위반으로 벌칙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근로기준법 제17조가 겹쳐서 적용됩니다.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핵심 근로조건을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명시하고 교부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이는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일반 규정입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이 서면이 실질적으로 이해 가능한 언어로 제공되지 않으면 "명시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실무 해석의 핵심입니다. 즉 외국인고용법 9조(표준양식 사용)와 근로기준법 17조(서면 명시·교부)는 서로 다른 조문이지만 실무에서는 한 세트로 이행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표준근로계약서, 왜 다국어인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네팔어, 미얀마어, 스리랑카어, 몽골어 등 송출국가 언어별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 양식은 임금, 근로시간, 숙식비 공제, 계약기간, 사업장 변경 사유 등 분쟁이 잦은 항목을 국가별 언어로 병기하도록 설계돼 있어, 사업주가 별도로 번역기를 돌리거나 통역을 구할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판례·행정해석이 말하는 실무 기준
대법원 2016. 1. 28. 판결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취지에 대해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데 있다고 판시하며, 서면 명시의무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이행돼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사후에 구두로 설명했다거나 나중에 서면을 챙겨줬다는 주장은 이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이 원칙이 더 엄격하게 작동합니다. 언어 장벽 때문에 계약 체결 당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면, 사업주가 표준양식과 모국어 고지 절차를 지켰는지가 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판결이 GS건설 관련 외국인 근로자 부당해고 사건입니다.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라도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무기계약직 전환 근로자로 인정되고, 이 경우 사업주가 계약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면 부당해고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즉 외국인 근로자라고 해서 계약서 문구나 체류자격 만료를 이유로 손쉽게 근로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애초에 계약 체결 단계에서 계약기간·갱신 조건을 정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이런 분쟁에서 사업주 측 방어 근거가 취약해집니다. 실제로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변동신고 이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해 지방노동위원회 판정까지 간 사건이 수십 건에 달하고, 그중 상당수가 근로자 측 주장이 일부 인용된 사례입니다. 계약 체결 단계의 서면·언어 관리 부실이 분쟁을 키우는 공통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단계별 실무 가이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때는 아래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단계 | 해야 할 일 | 확인 서류/도구 | 담당 |
|---|---|---|---|
| 1단계 | 고용허가서·체류자격(E-9, H-2 등) 확인 | 고용허가서, 외국인등록증 | 인사담당자 |
| 2단계 | 근로자 모국어에 맞는 표준근로계약서 양식 다운로드 | 고용노동부·EPS 홈페이지 다국어 양식 | 인사담당자 |
| 3단계 | 임금·근로시간·숙식비 공제·계약기간 등 핵심 조건을 한국어·모국어 병기로 작성 | 표준근로계약서(이중언어본) | 사업주/인사담당자 |
| 4단계 | 계약 체결 시 조항별로 구두 설명하고 이해 여부 확인 | 필요시 통역 지원(EPS 상담센터) | 사업주 |
| 5단계 | 서명 완료본 근로자에게 즉시 교부, 사업장 1부 보관 | 계약서 원본 2부 | 인사담당자 |
| 6단계 | 계약 갱신·조건 변경 시 동일 절차 반복, 재교부 | 갱신 계약서 | 인사담당자 |
바로 쓰는 체크리스트
- 고용허가서상 체류자격과 실제 채용 직종이 일치하는가
- 근로자 모국어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사용했는가
- 임금 구성·계산방법·지급방법을 서면으로 명시했는가
- 숙식비 등 공제 항목과 금액을 별도 고지·서면화했는가
- 계약 체결 당일 서면을 즉시 교부했는가(추후 교부 아님)
- 계약서 사본을 사업장에 최소 3년 이상 보관하고 있는가
- 갱신·조건 변경 시 재계약서를 새로 작성·교부했는가
자주 하는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한국어본에만 서명을 받고 "설명은 구두로 했다"고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이 밝힌 것처럼 서면 명시의무는 계약 체결 시점에 서면으로 이행돼야 하므로, 구두 설명은 법적 항변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표준양식이 아닌 사업장 자체 양식을 임의로 사용하는 경우로, 외국인고용법 9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계약 갱신 시 최초 계약서만 있고 갱신본을 새로 작성하지 않는 경우인데, 근로조건이 바뀌었다면 반드시 재교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숙식비 공제처럼 분쟁이 잦은 항목을 구두 합의로만 처리하고 서면에 금액·산정방식을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위험합니다.
주목 포인트
외국인 근로자 채용은 형식적으로는 표준양식 하나 챙기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계약 체결 단계의 증빙이 이후 부당해고·임금체불 분쟁에서 사업주의 방어 근거가 되는 구조입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분쟁이 노동위원회 판정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상당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서 하나에 투자하는 시간이 곧 리스크 관리 비용입니다.
현장에서 자문하다 보면 외국인 근로자 근로계약서를 "일단 급하니 한글로 쓰고 나중에 설명하겠다"는 사업장을 자주 만납니다. 문제는 그 '나중'이 오지 않거나, 근로자가 퇴사·해고 국면에서 "계약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할 때 서면 증빙이 없으면 사업주가 매우 불리해진다는 점입니다. EPS 홈페이지의 다국어 양식을 그대로 쓰기만 해도 상당수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데, 이 절차를 생략해 과태료와 노동위 사건을 동시에 겪는 사업장을 여러 번 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국인 근로자 계약서를 한국어로만 작성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근로조건 서면 명시·교부 의무 위반과 표준근로계약서 미사용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어 벌칙·과태료 대상이 되며, 실무상 모국어 미고지분과 서면 미작성분이 별도로 산정돼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Q. 표준근로계약서는 어디서 받을 수 있나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EPS) 홈페이지에서 언어별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Q. 계약 갱신 때도 다시 서면으로 교부해야 하나요?
네.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갱신이라면 최초 계약과 동일하게 서면 재작성과 교부가 필요합니다.
Q. 외국인 근로자도 2년 넘게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이 되나요?
체류자격과 무관하게 계속근로 2년 초과 시 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 전환이 인정된 판결 사례가 있어, 계약기간 관리를 신중히 해야 합니다.
Q. 숙식비 공제도 계약서에 꼭 써야 하나요?
네. 공제 항목과 금액, 산정방식을 서면에 명시하지 않으면 임금체불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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