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은 퇴직금 못 받는다"는 말, 절반만 맞습니다 — 등기·비등기임원 근로자성 판단과 실무 대응
직함은 이사·상무인데 취업규칙 그대로 적용 중이라면 — 퇴직금 분쟁이 터지기 전에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임원이라고 다 같은 임원이 아닙니다. 등기임원은 원칙적으로 퇴직금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비등기임원은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취급됩니다. 형식적·명목적 등기이사 역시 실질이 근로자라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원 승진 시 퇴직금 미정산, 4대보험 그대로 유지, 취업규칙 계속 적용이 분쟁의 3대 원인입니다.
"임원은 근로자가 아니니까 퇴직금을 안 줘도 됩니다." 인사팀이 법무팀에, 법무팀이 경영진에 반복해서 하는 말이다. 이 말이 맞을 때도 있지만, 틀릴 때도 꽤 많다. 그리고 틀렸을 때의 결과는 수년치 퇴직금 + 지연이자 + 소송 비용이다.
문제는 '임원'이라는 직함이 법적으로 통일된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법상 이사로 등기된 사람, 이사 직함은 쓰지만 등기는 안 된 사람, 이름만 이사인 명목상 임원 — 이 세 유형이 법 앞에서 완전히 다르게 취급된다.
노동법은 임원에 대해 뭐라고 하나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계약 형식이 아닌 실질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위임계약서를 쓰고 '임원'이라는 직함을 달아도, 실제로 종속적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다면 근로자로 볼 수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는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임원이 이 법 적용을 받으려면 먼저 '근로자'에 해당해야 한다는 논리 구조다.
판례는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이렇게 정리한다: "고용·위임·도급 등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대법원 2003.9.26, 2002다64681). 이 기준은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임원에게도 적용된다.
등기임원 vs 비등기임원 — 판례가 그은 선
등기임원(상법상 이사)의 원칙: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상법 제382조 제2항에 따라 이사는 회사로부터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이기 때문이다(대법원 1988.6.14, 87다카2268; 대법원 2023.2.23, 2022두63775).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주주총회 결의로 보수를 받으며,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는 등기이사라면 퇴직금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3.9.26, 2012다28813).
등기임원의 예외 — 형식적·명목적 이사: 법인등기부에 이름만 올라간 경우는 다르다. 법원은 "회사의 이사로 법인등기부상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는 회사의 생산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급여를 지급받았을 뿐이고 회사 이사로서의 업무집행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근로자로 본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2.3.29, 2001다83838). 오너 가족, 친인척을 형식상 등기한 사례에서 자주 문제가 된다.
비등기임원의 원칙: 등기는 되지 않았지만 이사·상무·전무 직함을 가진 비등기임원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본다. 상법상 기관 권한이 없는 만큼,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담당하고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2000.9.8, 2000다22591; 대법원 2013.9.26, 2012도6537). 비등기임원이라면 퇴직금 청구 분쟁이 터졌을 때 회사가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비등기임원의 예외 — 독자적 업무집행권 보유: 비등기임원이더라도 실질적으로 독자적인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있었다면 근로자성이 부인된다. 핵심은 '등기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 업무집행권의 존재'다.
유형별 근로자성·퇴직금 적용 한눈에 보기
| 유형 | 계약 형식 | 근로자성 원칙 | 퇴직금 적용 | 판단 핵심 |
|---|---|---|---|---|
| 등기임원 (실질 권한 O) | 위임계약 | 부인 (원칙) | 적용 안 됨 | 이사회 의결권, 업무대표권 실제 행사 여부 |
| 등기임원 (형식·명목적) | 위임계약(명목) | 인정 (예외) | 적용됨 | 실제 지휘감독 받으며 노무 제공 여부 |
| 비등기임원 (독자 권한 X) | 위촉계약 | 인정 (원칙) | 적용됨 | 취업규칙 적용, 대표이사 지시 수행 여부 |
| 비등기임원 (독자 권한 O) | 위촉계약 | 부인 (예외) | 적용 안 됨 | 독자적 업무집행권 실질 보유 여부 |
| 상근임원 (대표 지휘 하) | 위임/위촉 | 인정 사례 多 | 적용됨 | 회장·대표이사 지휘감독 하 일정 노무 제공 |
대법원 2019.4.25, 2019두31 판결은 상근임원도 업무집행권을 가진 회장·상근부회장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한 경우 근기법상 근로자로 보았다. "상근임원"이라는 직함만으로는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확인이다.
임원 관리 실무 — 단계별 가이드
Step 1. 현재 임원 현황 진단
- 법인등기부등본 확인 —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 분리 목록 작성
- 취업규칙 적용 여부 확인 — 비등기임원에게 직원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점검
- 4대보험 가입 여부 확인 — 임원이 건강보험·고용보험 피보험자로 등록되어 있으면 근로자 취급 근거가 된다
- 인사명령·복무 관리 형태 확인 — 출퇴근 기록, 연차 결재, 업무지시서 수신 여부
Step 2. 비등기임원 관리 방향 결정
- 근로자성을 확실히 배제하려면 → 등기임원으로 전환하고 실질적 업무집행권 부여 + 취업규칙 적용 배제
- 현행 비등기 유지 시 → 근로자 분쟁 발생 가능성을 전제로 위촉계약서 정비
- 위촉계약서 기재 필수 항목: 재직기간(임기 명시), 보수 산정 방식, 근태 자율 규정, 취업규칙 적용 배제 조항
Step 3. 임원 승진 시 퇴직금 정산
- 직원 → 임원 승진 시 기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의미의 사직서를 자발적으로 징구
- 사직서 징구와 함께 근로자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 (근로자 지위 기간분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 의무 이행)
- 임원 퇴직금은 별도 '임원퇴직금규정'으로 관리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적용이 아닌 회사 정관·규정에 따름
- 위촉계약 반복 갱신 시 최대 근무기간 설정 → 기간 만료 시 계약 종료로 처리하여 부당해고 분쟁 차단
실무에서 자주 하는 실수 3가지
① "이사" 명함 주면서 취업규칙은 그대로 적용
비등기임원에게 '상무이사' 직함을 부여하고 연봉도 올렸는데, 출퇴근·연차·업무지시는 여전히 일반 직원 방식으로 관리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법원은 이를 근로관계의 실질이 유지된 것으로 보고, 해임 시 부당해고, 퇴직 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생긴다.
② 임원 승진 때 퇴직금 정산을 건너뜀
직원 10년 → 비등기임원 3년 재직 후 퇴직한 경우, 회사가 "임원이니까 퇴직금 없다"고 버티면 분쟁이 생긴다. 법원이 비등기임원 3년 기간도 근로자로 인정하면 13년치 퇴직금을 한꺼번에 물어야 한다. 승진 시점에 근로자 퇴직금을 정산·지급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③ 4대보험 가입을 그대로 둠
"임원인데 고용보험·산재 가입을 그냥 유지했다"는 경우가 많다. 이 보험 관계 성립 자체가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간접증거로 사용된다(대법원 2017.9.7, 2017두46899 참조). 임원으로 전환했다면 고용보험 등 피보험자격 변경 신고를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주목 포인트
최근 기업들이 의사결정 지연·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등기이사 수를 줄이고 비등기임원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비등기임원은 법적으로 원칙적 근로자 취급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행정해석(근로기준과-471, 2010.1.27)도 비영리법인 상근임원이더라도 업무대표권·집행권 없이 실질상 지휘감독을 받고 있다면 근로자라고 확인하고 있다.
임원 퇴직금 분쟁은 퇴직 직후 폭발적으로 터진다. 사전에 유형별 근로자성을 진단하고, 위촉계약서·취업규칙 적용 배제 여부·4대보험 처리를 정비해 두는 것이 핵심 예방책이다.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이는 패턴은 "10년 근속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면서 퇴직금을 한 번도 정산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퇴직 시 당사자가 10년치 퇴직금 전부를 한꺼번에 청구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법적 근거는 충분히 있습니다. 임원 위촉계약서 정비와 승진 시 퇴직금 중간정산 처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예방입니다.
임원 위촉계약서 핵심 문안 예시
비등기임원을 위촉할 때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핵심 조항은 다음과 같다.
- 임기 조항: "본 위촉계약의 임기는 20XX년 X월 X일부터 20XX년 X월 X일까지로 한다. 계약 만료 후 별도 합의 없이는 자동 종료된다."
- 취업규칙 적용 배제: "수임인은 회사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출퇴근 시간·연차휴가 등 근태관리를 받지 아니한다."
- 보수 산정: "수임인에 대한 보수는 주주총회(이사회) 결의 또는 임원보수규정에 따른다.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 등 임금 관련 규정은 적용되지 아니한다."
- 업무집행권 명시: "수임인은 [담당 업무] 전반에 관하여 독자적인 결정 권한을 보유하며, 대표이사의 개별 지시를 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등기이사인데 실제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경우에도 퇴직금 청구가 안 되나요?
등기이사라도 실질적 권한 없이 형식상 등재된 경우라면 법원은 근로자로 인정합니다. 실질 판단이 핵심입니다.
Q. 비등기임원인데 위촉계약서를 쓰면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어지나요?
계약서 형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취업규칙 적용 배제, 독자적 업무집행권 실질 보유, 4대보험 가입 변경 등 실질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Q. 임원 승진 시 퇴직금을 정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최종 퇴직 때 근로자 지위 기간 전부에 대한 퇴직금을 한꺼번에 지급해야 할 위험이 있습니다. 사전 정산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Q. 4대보험에 가입된 임원은 무조건 근로자인가요?
4대보험 가입이 근로자성의 간접증거가 되지만, 그것만으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분쟁 시 회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임원 전환 시 보험 가입 상태 변경이 중요합니다.
Q. 비등기임원이 해고당하면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나요?
비등기임원이 근로자로 인정되면 근기법상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어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근로자성이 부인되면 해고가 아닌 위임계약 해지로 처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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