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노동뉴스 브리핑 — 노란봉투법 1개월, 원청 판정 엇갈리고 쿠팡은 5년 만에 단협 체결
원청 교섭 현장 혼란 vs. 쿠팡 단협 성사, 소음성 난청 시행령 논란까지 — 어제 하루 노동뉴스 정리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한 달 만에 원청 사용자성 신청이 294건 접수됐고, 인정 19건·기각 8건·취하 197건으로 판정이 엇갈렸다. 같은 날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침이 전국 시행되며 고정OT 초과분 추가 지급이 의무화됐고,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4년 8개월 교섭 끝에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 294건 접수, 판정 결과는 '19 대 8'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4월 1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숫자를 공개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관련 신청은 294건. 이 중 224건이 처리됐는데, 결과는 인정 19건, 기각 8건, 취하 197건이다. 취하가 많은 이유는 노사가 교섭 테이블에 앉기로 합의하거나 분쟁이 자체 해소됐기 때문이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하청 노조 1,011곳이 원청 사업장 372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상황에서, 272건 이상이 아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지배력 있는 원청은 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면서도 "사용자성 인정이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법 제2조, 무엇이 바뀌었나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 정의 확대다. 개정 전에는 근로계약 당사자인 직접 고용 사업주만 사용자로 봤지만, 개정 후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거나 지배·개입할 수 있는 자까지 사용자 범위에 포함된다. 즉,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임금·근로시간·작업 방식 등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단체교섭 상대방이 될 수 있다.
같은 법 제3조 손해배상 제한 조항도 함께 개정됐다.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헌법 제33조)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콜센터·철강·조선 등 도급·파견이 만연한 업종에서는 이 조항의 파급력이 크다. 반대로 원청 입장에서는 법적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이다.
쿠팡, 4년 8개월 만의 첫 단협 — 그 의미는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가 지난 4월 9일 단체협약에 서명했다. 2021년 8월 교섭을 시작한 지 4년 8개월, 80회 이상 교섭을 거친 끝에 이뤄낸 합의다.
핵심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시간 확보 — 노조법 제24조에 따라 유급으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 보장
- 노조 사무실 임대료 지원 — 조합 활동 기반 마련
- 현장 게시판 설치 — 조합원 대상 정보 전달 공식 채널 확보
- 간부의 물류센터 출입권 — 현장 교섭 및 모니터링 가능
노조 측은 "휴게시간 확대나 노동조건 개선은 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물류 업계 최초의 단협이라는 점, 조합 활동 기반이 법적으로 보장됐다는 점은 무게가 다르다. 유사 물류센터 노조의 교섭 요구에 도미노 효과를 줄 가능성이 크다.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침 — 4월 9일부터 전국 시행
같은 날인 4월 9일, 고용노동부의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도 전국에 시행됐다. 핵심은 간단하다. 고정 초과근로수당(고정OT)을 약정했더라도, 실제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간이 약정을 초과하면 차액을 반드시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거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휴일 근로 가산임금)다. 이미 법에 있던 조항이지만, 포괄임금제라는 관행 뒤에 가려져 있었다. 이번 지침은 감독 사건 처리 기준에도 반영돼, 실제 수당이 약정 수당보다 많은데 차액을 주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처리된다. 익명 신고센터도 병행 운영 중이다.
포괄임금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면 즉시 점검해야 할 사항이 있다.
- 근로자별 실제 연장근로 시간을 기록·관리하고 있는가
- 고정OT 약정 시간과 실제 근로 시간을 정기적으로 대조하고 있는가
- 초과분 발생 시 정산 절차(주기, 방법)가 서면으로 마련돼 있는가
- 임금 명세서에 수당 항목이 항목별로 구분 기재돼 있는가
소음성 난청 산재에 '70세 연령보정' — 시행령 추진에 노동계 반발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이다. 소음성 난청 산재 심사 시 70세 이상 고령자의 노화(노인성 난청) 요인을 청력 손실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70~74세는 연 1데시벨(dB), 75세 이후는 연 2데시벨씩 청력 손실 측정값에서 빼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 측은 의학적 근거를 내세우지만,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한다. 민주노총은 "소음성 난청을 부정수급처럼 취급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한국노총은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을 의학적으로 명확히 구별할 기준이 없다"며 철회를 요구한다. 법원도 과거 판례에서 '노화 진행 시기는 개인차가 크므로 일률적 적용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어, 시행령이 통과되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건설업 현장에서 수십 년간 소음에 노출된 고령 근로자들의 산재 인정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저항과 법적 분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법원 "저성과자 해고, 개선 기회 없었다면 부당해고"
저성과자를 대기발령한 뒤 개선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바로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있으며, 판례는 '정당한 이유'의 요건으로 절차적 정당성도 요구한다.
법원이 제시한 해고 적법성 판단 순서는 다음과 같다.
- 구체적인 성과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제시했는가
- 성과 부족 사유를 근로자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했는가
- 개선을 위한 교육·지원(PIP, 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을 제공했는가
- 충분한 개선 기간을 부여했는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는가
이 단계를 생략하고 해고를 강행하면 부당해고 판정을 받는다. 인사 담당자는 저성과자 관리 절차가 서면으로 설계돼 있는지, PIP 기록이 남아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그 밖에 주목할 소식들
- 롯데건설 희망퇴직 — 4월 13일 사내 공고. 장기 근속자 대상 기본급 최대 30개월치, 특별위로금 3,000만원, 자녀 학자금(1인당 1,000만원) 지원. 건설업 경기 부진 속 구조조정 압박이 가중되는 흐름이다.
- 산재 고위험 사업장 전수조사 — 고용노동부가 전국 산재 고위험 사업장 10만 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3만 개는 '초고위험'으로 분류해 5월부터 집중 점검.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안전보건관리책임자 지정)·제36조(위험성 평가) 이행 여부가 주요 확인 사항이다.
-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32개월 연속 감소 — 숙련공 고령화와 현장 이탈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다. 건설업 고용보험 미가입 적발 시 고용보험법 제116조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 금융 노사 산별교섭 — 금융노조가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8% 인상을 요구하며 산별교섭을 시작했다. 타 업종 교섭에도 기준점이 될 수 있는 안건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란봉투법에서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면 무슨 의무가 생기나요?
단체교섭에 응해야 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다만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이 하청 근로자의 직접 고용 의무나 임금 인상을 강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섭 대상은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근로조건에 한정됩니다.
Q. 포괄임금제를 쓰면 고정OT를 초과해도 추가 수당을 안 줘도 되나요?
아닙니다. 4월 9일부터 시행된 지침에 따라, 실제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간이 고정OT 약정 시간을 초과하면 그 차액을 반드시 추가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임금체불로 처리됩니다(근로기준법 제56조).
Q. 소음성 난청 산재 연령보정이 시행령으로 확정되면 어떻게 달라지나요?
70세 이상 근로자가 소음성 난청으로 산재를 신청할 경우, 측정된 청력 손실에서 연령 보정치(70~74세 연 1dB, 75세 이후 연 2dB)가 차감됩니다. 이로 인해 장해 등급이 낮아지거나 산재 인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노동계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Q. 저성과자를 해고할 때 PIP 없이 바로 진행하면 어떻게 되나요?
법원은 개선 기회를 주지 않은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단합니다. 성과 기준 고지 → 교육·지원 → 개선 기간 부여의 절차를 밟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위반으로 원직 복직 및 미지급 임금 지급 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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