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후 촉탁 재고용, 회사 무응답이 부당해고 된 이유
대법원 2025두32673으로 본 재고용 기대권 — 전체 재고용률이 아니라 신청자 기준이 갈랐다
시내버스 회사에서 정년을 맞은 기사 2명이 재고용을 신청했는데 회사가 아무 답도 하지 않고 근로관계를 끝냈다면, 이건 부당해고일까 아니면 그냥 계약이 자연 종료된 것일까. 답은 회사가 과거에 정년퇴직자를 얼마나 재고용해왔는지, 그 재고용을 '전체 정년퇴직자 대비'로 볼지 '재고용을 실제로 신청한 사람 대비'로 볼지에서 갈렸다. 대법원 2025두32673 판결(2026년 8월 12일 선고, 파기환송)이 이 계산법을 바꿔놨다.
시내버스 회사에서 정년을 맞은 기사 2명이 재고용을 신청했는데 회사가 아무 답도 하지 않고 근로관계를 끝냈다면, 이건 부당해고일까 아니면 그냥 계약이 자연 종료된 것일까. 답은 회사가 과거에 정년퇴직자를 얼마나 재고용해왔는지, 그 재고용을 '전체 정년퇴직자 대비'로 볼지 '재고용을 실제로 신청한 사람 대비'로 볼지에서 갈렸다. 대법원 2025두32673 판결(2026년 8월 12일 선고, 파기환송)이 이 계산법을 바꿔놨다.
출처: 아주경제 「대법 "정년퇴직자 재고용 관행 있다면 근로자 기대권 인정해야"」(2026-09-13) 링크
사건의 전말
이 시내버스 회사 기사 A씨와 B씨는 2022년 2월 만 61세 정년에 도달했다. 노동조합은 정년이 다가오자 회사에 정년 연장이나 촉탁직 재고용 여부, 그리고 재고용을 거절한다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달라고 미리 요청했다. 회사 취업규칙에는 '업무상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퇴직 후 촉탁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회사는 이 요청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두 사람과의 근로관계를 그대로 종료시켰다.
두 사람은 부당해고라며 구제신청에 나섰다. 쟁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정년퇴직자에게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인정되는가. 둘째, 기대권이 인정된다면 회사의 재고용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가. 원심(2심)은 전체 정년퇴직자 38명 가운데 재고용된 비율이 47%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재고용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계산 방식 자체를 다시 짚었다. 전체 퇴직자 대비 비율이 아니라, '재고용을 실제로 신청한 사람' 대비 비율로 보면 극소수를 제외하고 거의 전부가 재고용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취업규칙 조항과 회사가 노조의 통지 요청에 끝까지 무응답으로 대응한 점까지 더해 대법원은 두 사람에게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들만 거절할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아 재고용 거절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이긴 사건과 진 사건, 무엇이 갈랐나
촉탁 재고용을 둘러싼 다툼은 이 사건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노동위원회 판정례와 법원 판례를 함께 놓고 보면 '기대권이 인정되는가'와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가'는 완전히 별개의 판단 단계라는 게 드러난다. 아래 표는 결과가 갈린 조건을 정리한 것이다.
| 사건 | 재고용 기대권 | 거절의 합리성 | 최종 결과 |
|---|---|---|---|
| 대법원 2025두32673 (버스회사, 2026-08-12 파기환송) | 인정 — 신청자 기준 재고용률 압도적 | 불인정 — 무응답, 특별한 사정 없음 | 재고용 거절 부당(근로자 승) |
| 대법원 2023두41727 (2023-11-0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기간제(촉탁직) 재고용 거절의 효력이 쟁점 | 사안별 심리 필요 | 재고용 거절 효력 재심리 |
| 인천지방노동위원회 2025년 판정 사례 | 불인정 — 재고용 관행·규정 부족 | 판단 불필요(1단계에서 종료) | 계약만료 정당(사용자 승) |
| 중앙노동위원회 2025년 판정 사례(초심유지) | 불인정 | 판단 불필요 | 계약만료 정당(사용자 승) |
|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25년 판정 사례 | 인정 | 인정 — 저성과 등 합리적 이유 존재 | 갱신거절 정당(사용자 승) |
| 중앙노동위원회 2025년 판정 사례(초심유지) | 인정 | 인정 — 합리적 이유 존재 | 갱신거절 정당(사용자 승) |
승패를 가른 핵심
표를 보면 근로자가 이긴 사건은 딱 하나, 대법원 2025두32673뿐이다. 나머지는 기대권이 처음부터 인정되지 않았거나, 인정되더라도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어 결국 사용자가 이겼다. 셈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재고용 '비율'을 무엇으로 나누는지가 다르다. 대법원은 전체 정년퇴직자 수가 아니라 실제로 재고용을 신청한 사람 수를 분모로 삼아야 한다고 봤다. 신청조차 안 한 사람까지 분모에 넣으면 재고용률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고, 이 계산법으로 관행 자체를 부정해버리면 애초에 신청한 사람들의 기대권도 함께 부정되는 결과가 된다. 인천·중앙 노동위 사례에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은 이유도 결국 재고용 관행이나 규정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재고용 관련 조항이 있는지가 출발점이다. '업무상 필요시 촉탁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조항 자체가 의무는 아니지만, 실제 운용 관행과 결합하면 기대권의 근거가 된다. 조항이 없거나 애매하면 노동위 판정에서부터 기대권 인정이 막힌다.
셋째, 기대권이 인정된 뒤에도 게임이 끝난 게 아니다. 경기·중앙 노동위 사례처럼 저성과나 그 밖의 합리적 사유가 있으면 거절이 정당하다고 본다. 반대로 2025두32673 사건에서는 회사가 노조의 서면통지 요청에 끝까지 응답하지 않았고, 다른 재고용자와 달리 이 두 사람만 거절할 특별한 사정을 대지 못했다. '무응답'과 '설명 못하는 거절'이 그대로 부당해고의 근거가 된 셈이다.
실무 체크리스트
- 재고용 신청·거절 이력을 3년치 뽑아 신청자 대비 재고용률을 따로 계산한다. 전체 정년퇴직자 수가 아니라 '재고용을 신청한 사람' 수를 분모로 놓고 비율을 낸다. 이 수치가 관행 인정 여부를 가른다.
- 취업규칙·단체협약에서 재고용 관련 조항 문구를 대조한다. '고용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이라도 과거 운용 실태와 함께 보면 기대권 근거가 된다. 조항이 전혀 없다면 재고용 관행 형성 여부를 별도로 소명할 자료(개별 계약서, 인사기록)를 갖춰둔다.
- 재고용을 거절할 때는 반드시 서면으로, 구체적 사유와 함께 통지한다. 무응답이나 구두 통보는 그 자체로 절차 위반 시비의 소지가 되고, 저성과·근태불량 같은 사유가 있다면 평가 자료를 함께 남겨 거절의 합리성을 뒷받침한다.
정년퇴직자 재고용 사건을 다뤄보면, 회사가 지는 쪽은 대개 '왜 이 사람만 안 됐는지' 설명을 못 하는 경우다. 재고용률 숫자를 방어 논리로 쓰려면 전체 퇴직자가 아니라 신청자 기준으로 미리 계산해두고, 거절할 사람이 생기면 그 이유를 서면으로 먼저 남겨두는 게 나중에 훨씬 유리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년퇴직자에게 재고용 기대권이 항상 인정되나요?
아니다. 재고용 관행이나 취업규칙상 근거가 뒷받침될 때만 인정되고, 없으면 계약만료로 처리된다.
Q. 재고용률이 낮으면 무조건 관행이 없다고 보나요?
아니다. 대법원은 전체 퇴직자가 아니라 재고용을 신청한 사람 기준 비율을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Q. 기대권이 인정되면 회사는 재고용을 거절할 수 없나요?
거절할 수 있다. 다만 저성과 등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하고, 무응답이나 근거 없는 거절은 부당하다.
Q. 취업규칙에 재고용 조항이 없으면 기대권은 아예 없나요?
조항이 없어도 실제 재고용 관행이 확인되면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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