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투쟁은 쟁의행위 아니다 — 경영사항 파업도 정당하다는 철도노조 판결
개정 노조법 제2조 제5호 이후 나온 판단을 개정 전 철도파업 판결 3건과 대조
안전규정을 그대로 지키는 "안전투쟁"은 쟁의행위가 아니어서 징계할 수 없고,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겨냥한 파업이라도 임금협상 등 근로조건이 함께 걸려 있으면 정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2026년 9월 잇따라 소개됐다. 2025년 9월 9일 개정된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넓힌 뒤 나온 이후 나온 판결 흐름이다. 다만 아직 1심이고, 정부 지침과 결이 다른 대목도 있다.
안전규정을 그대로 지키는 "안전투쟁"은 쟁의행위가 아니어서 징계할 수 없고,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겨냥한 파업이라도 임금협상 등 근로조건이 함께 걸려 있으면 정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2026년 9월 잇따라 소개됐다. 2025년 9월 9일 개정된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넓힌 뒤 나온 이후 나온 판결 흐름이다. 다만 아직 1심이고, 정부 지침과 결이 다른 대목도 있다.
2023년 철도 파업, 3년 만에 나온 징계 무효 판단
사건의 뿌리는 2023년 철도노조의 투쟁이다. 매일노동뉴스 판결 평석(2026-09-23)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 정책 중단, 고속철도 통합, 수서행 KTX 운행, 4조 2교대 전면시행, 2023년 임금협상 승리 등을 내걸고 2023년 8월에는 안전투쟁을, 9월에는 파업을 벌였다. 안전투쟁은 운수·열차·운전·차량 분야 조합원들이 안전 관련 규정을 그대로 준수하는 방식이었다. 한국철도공사는 2024년 4월 안전투쟁 참가자 17명을, 2024년 9~10월 파업 참가자 175명을 징계했다.
평석이 다룬 두 판결의 결론은 이렇다. 첫째, 안전투쟁은 "쟁의행위가 아니다"라며 징계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관행화된 업무가 아니라 법률적으로 적법·정당한 업무를 기준으로 삼았고, 안전법규 위반을 거부할 근로자의 권리를 인정했다. 둘째, 수서행 KTX 운행 관철 같은 경영사항이 목적에 들어 있어도 파업은 정당하다고 봤다. 근거는 개정 노조법 제2조 제5호, 철도공사의 공공성, ILO 기본협약과 결사의 자유 위원회 결정이다. (평석이 다룬 두 판결의 법원명과 사건번호는 열람 가능한 본문에서 확인되지 않아 적지 않는다.)
같은 흐름의 별도 판결도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2026년 9월 3일 철도노조 조합원 25명이 낸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감봉 1개월·정직 1개월 징계가 대상이었고, 재판부는 임금협상도 파업의 주된 목적 중 하나였다는 점을 짚었다. 이 판결이 위 평석의 판결과 같은 사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정 전 철도파업 판결과 나란히 놓으면
이번 판단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개정 전 판결과 대조해야 보인다. 우리 판례 DB에서 같은 철도노조 파업을 다룬 법원 판결을 뽑아 비교했다.
| 구분 | 사건 | 파업 목적 | 법원 판단 |
|---|---|---|---|
| 개정 전 · 부정 | 2015구합77110 (2017-09-14) | 수서발 KTX 법인 출자 저지 |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이라 목적 부당, 징계사유 인정 |
| 개정 전 · 일부 | 2015구합76223 (2017-08-11) | 1차는 KTX 법인 저지, 2차는 임금협상 | 1차 징계 정당, 2차 징계 부당(일부인용) |
| 개정 전 · 병존 | 2017누90225 (2019-04-10) | 임금협상 + 현안사항 | 임금협상이 주된 목적이라 별도 조정·찬반투표 없이 가능, 징계사유 불인정 |
| 2026년 · 정당 | 대전지법 제12민사부 (2026-09-03 선고) | 임금협상 + 수서행 KTX + 민영화 중단 | 임금협상이 주된 목적 중 하나, 개정법 취지 고려해 정당, 징계 무효 |
갈린 조건 ① — 경영사항이 "목적 자체"인가 "근로조건과 얽힌 목적"인가
개정 전에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처럼 경영주체의 결단에 속하는 사항을 막으려는 파업은 목적 자체가 부당하다고 봤다. 2015구합77110은 이 논리로 1차 파업을 위법하다고 했고, 2015구합76223도 같은 결론이었다. 반면 임금협상이 함께 걸린 2차 파업은 정당했다. 즉 개정 전에도 "주된 목적이 무엇이냐"가 승패를 갈랐다.
개정 후에는 판단 대상이 바뀐다. 노조법 제2조 제5호(시행 2026년 3월 10일)는 노동쟁의를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정의한다. 경영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목적을 부정하기 어려워졌고, 이제는 그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지가 쟁점이 된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전지법은 이를 정리해고 등에 한정해 좁게 볼 수 없다고 했다.
갈린 조건 ② — "쟁의행위"인지부터 따진다
안전투쟁 판단은 결이 다르다. 쟁의행위(노조법 제2조 제6호)는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다. 안전규정을 지키는 것이 법률상 정당한 업무라면 그 결과 열차 운행이 늦어져도 정상적 운영을 저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정당성 4요건(목적·시기·절차·방법)을 따지기 전에 쟁의행위인지부터 걸러지므로 징계의 출발점이 무너진다.
사용자 쪽에서 볼 반론
사용자 측은 이번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경영권 영역이 쟁의 대상으로 넓어지면 투자·구조조정 결정마다 파업 위험이 생기고, 안전규정 준수를 명분으로 한 운행 지연을 통제할 수단이 없어진다는 우려다. 실제로 경향신문은 같은 날인 2026년 9월 3일 고용노동부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내놓았고, 이 판결이 지침의 좁은 해석과 결이 다르다고 짚었다. 판결은 1심이고 항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급심에서 뒤집힐 수 있다.
실무 체크리스트
- 징계 전 — 대상: 파업·집단행동 관련 징계를 검토 중인 인사담당자. 요구사항 목록을 뽑아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항목과 경영사항 항목으로 나눈다. 근로조건 항목이 하나라도 주된 요구로 남아 있으면 경영사항이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목적 부당을 주장하기 어렵다고 보고 징계를 보류한다.
- 안전 준수 행동 — 대상: 준법투쟁·안전점검 강화 사안. 행동의 근거 규정을 하나씩 찾아 법령(안전 관련 법규)에 근거한 것인지 내부 지침에 그친 것인지 확인한다. 법령 근거가 있으면 쟁의행위가 아닐 수 있으므로 징계 대신 운행·업무 대체 계획을 먼저 세운다.
- 노조 측 — 대상: 파업 준비 노조. 요구서에 임금협상 등 근로조건을 주된 목적으로 병기하고, 조정 신청·찬반투표 기록을 보관한다. 다만 개정 전 2017누90225는 임금협상이 주된 목적이면 별도 조정·찬반투표 없이도 가능하다고 봤으므로, 기록은 목적이 임금협상임을 입증하는 용도로 남긴다.
노무법인 위너스가 파업 징계 사건을 다룰 때 가장 많이 보는 실수는 징계 근거를 "목적이 불법"이라는 한 줄로 쓰는 것이다. 개정 이후에는 요구사항이 근로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항목별로 정리해 두지 않으면 징계 단계에서 이미 밀린다. 반대로 노조 쪽은 기록이 없어 정당성을 못 입증하는 경우가 많다. 양쪽 모두 서류가 승패를 가른다.
자주 묻는 질문
Q. 안전규정을 지키는 것도 쟁의행위인가요?
법률상 적법한 업무를 수행한 것이면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본 판단이 있습니다. 다만 1심 판단입니다.
Q. 경영사항을 요구한 파업은 이제 모두 정당한가요?
아닙니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지, 임금협상 등 주된 목적이 있는지를 따집니다.
Q. 노조법 제2조 제5호는 언제 시행됐나요?
2025년 9월 9일 개정되어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Q. 이 판결이 확정된 건가요?
확인된 것은 1심입니다. 항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상급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안전투쟁’은 쟁의행위가 아니며, ‘경영사항’을 목적으로 한 파업도 정당하다는 판결」(2026-09-23) 링크
출처: 노컷뉴스 「법원, 철도노조 2023년 총파업 정당…코레일 징계 '무효'」(2026-09-09) 링크
출처: 경향신문 「‘철도 공공성 요구’ 파업 정당…법원 “노란봉투법 취지, 정리해고 등에 한정 안 돼”」(2026-09-08)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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