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불승인율 5년째 상승, 뒤집힌 판결은 뭐가 달랐나
정신질환·뇌심혈관질환 요양불승인처분취소 4건 대조
산업재해 신청서가 반려되는 비율이 5년째 오르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태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창고통신업·기타사업 5개 업종의 평균 산재 불승인율은 2021년 9.2%에서 2022년 9.7%, 2023년 10.8%, 2024년 12.2%, 2025년 14.4%로 매년 상승했다.
불승인 통지서를 받아 든 순간, 무엇이 갈랐나
산업재해 신청서가 반려되는 비율이 5년째 오르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태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창고통신업·기타사업 5개 업종의 평균 산재 불승인율은 2021년 9.2%에서 2022년 9.7%, 2023년 10.8%, 2024년 12.2%, 2025년 14.4%로 매년 상승했다. 5년 사이 5.2%포인트 오른 수치이자 2021년 대비 56.5% 증가한 수치다. 건설업만 떼어 보면 2021년 5.2%에서 2025년 16.1%로 3배 넘게 뛰었다.
불승인 처분을 받은 노동자와 공무원 상당수가 행정소송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같은 '업무상 질병' 주장이라도 법원 문턱에서 결과가 완전히 갈린다. 서울행정법원이 최근 선고한 산재·공상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사건 4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승패를 가른 지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건의 전말 — 같은 '업무 스트레스' 주장, 다른 결말
서울행정법원 2024구단62021 사건의 원고는 2013년 B공사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2016년부터 상급자의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5일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고 2023년 2월 2일 최초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23년 10월 18일 상병과 업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원고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불승인 처분을 취소했다 — 사실상 원고 승소다.
반면 같은 정신질환이라도 서울행정법원 2023구단76849 사건은 정반대로 끝났다. 요양원 간호사로 근무하던 원고는 2022년 8월 22일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며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 심리 과정에서 발단이 사실혼 배우자의 개인정보가 직장 내에 무단으로 공개되는 등 사적 분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2025년 1월 22일 청구는 기각됐다.
정신질환이 아닌 뇌심혈관질환 사건도 있다. 반도체 생산업체에서 21년간 근무한 원고가 2021년 12월 23일 야간근무 중 뇌지주막하출혈·뇌경색으로 쓰러진 서울행정법원 2023구단59677 사건은, 발병 전 1주 근무시간이 31시간 12분, 4주 평균 30시간 45분, 12주 평균 33시간 22분에 그쳐 고용노동부 고시상 과로 인정 기준(12주 평균 52시간 초과 등)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이유로 2024년 10월 16일 기각됐다.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낸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사건(서울행정법원 2023구단75471)도 눈여겨볼 만하다. 원고는 2022년 우울장애·공황장애·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고, 2년 연속 최하위 인사평정과 상관의 질책, 과거 근무지에서 겪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이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2025년 2월 14일 진료기록감정의 소견을 근거로 "금강산 피격 사건이 PTSD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직접적·반복적 경험으로 보기 어렵고, 사건 후 10년 넘게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무엇이 달랐나
| 구분 | 2024구단62021 (인용) | 2023구단76849 (기각) | 2023구단59677 (기각) | 2023구단75471 (기각) |
|---|---|---|---|---|
| 상병 | 양극성 정동장애 | 적응장애 | 뇌지주막하출혈·뇌경색 | 우울장애·공황장애·PTSD |
| 주장한 원인 | 2016년부터 이어진 상급자 폭언·폭행 | 직장 내 괴롭힘 | 야간근무 등 과중 업무 | 저조한 인사평정·상관 질책·과거 피격 경험 |
| 법원이 확인한 사실 | 괴롭힘 실재, 발병 전 정신과 병력 없음 | 발단이 배우자 개인정보 무단공개 등 사적 분쟁 | 발병 전 12주 평균 33시간22분(고시 기준 미달) | PTSD 진단기준 미충족, 10년 이상 정신과 미진료 |
| 결과 | 불승인 처분 취소(원고 승) | 청구 기각(공단 승) | 청구 기각(공단 승) | 청구 기각(공단 승) |
승패를 가른 핵심 세 가지
1.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실이 있는가
2024구단62021은 괴롭힘 자체가 실재했다는 정황과 입사 전 정신과 병력이 없었다는 점이 겹쳐 인과관계를 뒷받침했다. 반면 2023구단76849는 당사자가 괴롭힘이라 주장한 사건의 실제 발단이 업무와 무관한 사적 분쟁으로 드러나면서 무너졌다.
2. 뇌심혈관질환은 고시상 업무시간 기준이 1차 관문
2023구단59677처럼 발병 전 12주 평균 근무시간이 52시간에 크게 못 미치면, 당사자의 실제 피로도나 21년 경력과 무관하게 인과관계 추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뇌심혈관질환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3이 정한 업무시간 기준 충족 여부를 가장 먼저 본다.
3. 정신질환은 진료기록감정의 소견이 결정타
2023구단75471은 진료기록감정의가 "주장하는 사건이 PTSD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경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기각으로 기울었다. 정신질환 산재는 감정의가 진단기준 부합 여부·증상 발현 시점·기존 병력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승패를 사실상 결정한다.
실무 체크리스트
- 정신질환을 주장할 때 — 괴롭힘·과로를 주장하는 시점과 진단서상 발병 시점 사이의 시간 간격을 먼저 정리하고, 입사 전·재직 중 정신과 진료 이력이 있는지 진료기록을 전부 확보해 감정의 소견 대비 자료로 만든다.
- 뇌심혈관질환을 주장할 때 — 발병 전 12주·4주·1주 실제 근무시간을 타임카드·출입기록으로 산출해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12주 평균 52시간 초과 등) 충족 여부를 요양급여 신청 전에 먼저 계산한다. 기준 미달이면 돌발적 사건(급격한 업무환경 변화 등)을 입증할 별도 자료가 필요하다.
-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면 — 처분사유서에 적힌 '상당인과관계 불인정'의 구체적 근거(감정의 소견 요지)를 먼저 확보하고, 그 소견이 반박 가능한지부터 검토한 뒤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한다.
산재 상담을 하다 보면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시점별 기록이 있느냐가 먼저 갈린다. 진단서만 들고 오는 경우와, 발병 전후 근무기록·메신저·동료 진술을 함께 정리해 오는 경우는 불승인 처분에 대응하는 전략 자체가 달라진다. 특히 정신질환 사건은 감정의 소견이 나오기 전에 진료기록을 스스로 먼저 검토해두는 쪽이 결과가 좋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산재 불승인율이 왜 5년째 계속 오르나요?
근로복지공단 자료 기준 5개 업종 평균 불승인율이 2021년 9.2%에서 2025년 14.4%로 매년 상승했다.
Q. 뇌심혈관질환 산재는 근무시간이 얼마나 돼야 인정되나요?
발병 전 12주 평균 52시간 초과 등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을 충족해야 1차 관문을 넘는다.
Q. 정신질환 산재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는 무엇인가요?
진료기록감정의 소견이 결정적이며, 진단기준 부합 여부와 기존 병력 유무를 함께 본다.
Q.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는데 기각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장한 사건의 실제 발단이 업무와 무관한 사적 분쟁으로 확인되면 인과관계가 부정된다.
Q. 공무원도 산재와 같은 절차로 다투나요?
공무원은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취소 소송으로 다투며, 판단 기준은 산재와 유사하다.
출처: 서플 「[단독] 높아진 산재 승인 문턱…불승인율 9.7%→14.4% 5년 동안 꾸준히 늘어」(2026-09-22)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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