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소속이라 입찰에서 뺐다 — 코레일로지스 ‘화물연대 배제’, 부당노동행위가 될까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1호와 판정례로 보는 근로자성·사용자성·인과관계
공공기관 자회사가 입찰에서 특정 노동조합 소속 차량을 걸러냈다면 부당노동행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성립 여부는 두 가지 문턱을 넘어야 갈린다. 배제당한 화물차주가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발주처가 그 화물차주에 대해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다. 이 글은 우리 판정례 DB에서 이 문턱을 다룬 사건들을 대조해, 어디서 결과가 갈리는지 정리한다.
공공기관 자회사가 입찰에서 특정 노동조합 소속 차량을 걸러냈다면 부당노동행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성립 여부는 두 가지 문턱을 넘어야 갈린다. 배제당한 화물차주가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발주처가 그 화물차주에 대해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다. 이 글은 우리 판정례 DB에서 이 문턱을 다룬 사건들을 대조해, 어디서 결과가 갈리는지 정리한다.
입찰 명단에서 ‘화물연대’만 빠졌다는 보도
한겨레는 2026년 9월 코레일의 물류 자회사 코레일로지스가 2025년과 2026년 2년 동안 컨테이너 운송 용역 입찰에서 ‘화물연대 가입 차량’을 배제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기사는 공공기관이 특정 노동조합 가입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차별했다면, 이를 금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어긋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겨레 외에 더퍼블릭·세이프타임즈 등 여러 매체가 같은 사안을 보도했다. 이를 종합하면 문제가 된 것은 2025년 3월 공고한 부산진역 철도 CY 컨테이너 내부셔틀 용역(약 7억 9,200만원)과 2026년 8월 공고한 컨테이너 구내이적 용역(약 10억 600만원)이며, 공고문 참가 자격에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국회 의원실은 노조 가입을 이유로 일감을 제한한 것이어서 노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로지스는 의원실에 '해당 문구는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문구 수정 후 신규 입찰공고로 재진행하겠다'고 답했고, 새 공고에서는 해당 조건이 빠졌다고 보도됐다. 다만 이 글은 한겨레 전문이 아니라 위 보도들에서 확인한 골자만 전제로 하며, 위법 여부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출처: 한겨레 「[단독] 코레일 자회사, 물류 입찰 때 ‘화물연대 소속’은 배제했다」(2026-09-21) 링크
추가 확인 출처: 더퍼블릭 「코레일로지스, 노조 가입 차량은 입찰도 못 했다…2년간 ‘화물연대 미가입’ 못 박아」(2026-09) 링크
조문부터: 제81조 제1항 제1호는 무엇을 막는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1호(시행 2026-03-10)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낱말은 셋이다.
- 근로자 — 조문은 해고뿐 아니라 ‘불이익을 주는 행위’까지 포함한다. 해고가 아니어도 된다.
- 이유로 — 노조 가입이 배제의 원인이어야 한다. 인과관계(그 행위 때문에 그렇게 했다는 연결)가 핵심 입증 대상이다.
- 사용자 — 제2조 제2호는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고 정한다(2025.9.9. 개정, 시행 2026-03-10).
또 제2조 제1호는 노조법상 근로자를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정의한다. 근로계약서가 없어도, 개인사업자 형식이어도 이 정의에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화물차주 사건에서 다툼이 몰리는 곳이 바로 이 두 정의 조항이다.
판정례 대조 — 우리 DB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먼저 솔직한 한계부터 적는다. 우리 판정례 DB(노동위 5만 7천여 건, 법원 판례 별도)를 노조활동·부당노동행위·근로자성 카테고리로 조회했지만, ‘노조 소속을 이유로 한 입찰·거래 배제’를 직접 다룬 판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글은 같은 쟁점의 부품(불이익 취급 성립 여부, 원청의 사용자성, 근로자성)을 각각 다룬 사건을 나란히 놓고 갈린 조건을 읽는다. 노동위 판정은 번호 없이 위원회·연도로 특정한다.
| 사건 | 쟁점 | 결과 | 갈린 조건 |
|---|---|---|---|
| 중앙노동위원회 2026년 판정(교섭 사건) | 원청이 하청 노조에 대해 사용자인지 | 원청의 ‘계약 외 사용자성’ 인정,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이행 요구 |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는 점이 인정됨 |
| 경북지방노동위원회 2025년 접수 판정 | 불이익 취급·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여부 | 기각(사용자 승) | 판정요지상 사용자의 행위가 불이익 취급·지배개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
|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25년 접수 판정 | 사직 후 부당노동행위 주장 | 기각(사용자 승) | 사직서를 자필로 써 낸 사정 등으로 해고 자체가 없다고 보았고, 부당노동행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음 |
| 대법원 2024두32973 (2024.7.25.) | 온라인 플랫폼 기반 차량 대여·기사 제공 서비스 기사의 근로자성 | 회사 상고 기각,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유지 | 형식이 아닌 실질(업무 지시·통제 등)로 근로자성을 판단 |
표에서 읽히는 패턴은 단순하다. 사용자가 이긴 두 건은 노조 가입과 불이익 사이의 연결, 또는 해고라는 불이익 자체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다. 근로자 측 또는 노동위가 손을 들어 준 건은 계약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사용자·근로자 지위를 본 경우다. 입찰 배제 사안은 ‘불이익’ 자체는 보도상 뚜렷하므로, 다툼은 인과관계(노조 소속이 이유였나)와 지위(화물차주가 근로자인가, 발주처가 사용자인가)로 좁혀진다.
대법원 2024두32973은 요약 정보상 기사의 근로자성이 쟁점이 된 사건으로 확인되나, 화물 운송 사건은 아니다. 화물차주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 아니라, 법원이 플랫폼·위탁 형식의 기사도 실질을 따져 판단한다는 방향을 보여주는 참고 사례로만 쓴다.
이 사건에서 승패를 가를 세 가지 지점
1. 화물차주는 노조법상 근로자인가
화물차주는 대개 개인사업자로 운송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노조법 제2조 제1호의 문언은 임금에 ‘준하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자까지 열어 두고 있어, 운송료에 생계를 의존하고 특정 업체에 전속적으로 일한다면 근로자로 볼 여지가 있다. 반대로 여러 업체와 자유롭게 계약하고 차량·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며 수입을 스스로 통제한다면 사업자 쪽으로 기운다.
2. 발주처가 ‘사용자’로 묶이는가
입찰을 여는 쪽은 형식상 계약 상대방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표의 중앙노동위원회 사건처럼,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좌우한다면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사용자로 본다. 입찰 참가 자격을 정하는 것이 곧 ‘누가 일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지배력의 증거가 될 수 있다.
3. 노조 소속이 ‘이유’였다는 증거
부당노동행위는 의도(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쟁점이라 직접 증거가 드물다. 다만 공고문이나 심사표에 ‘화물연대 가입 차량 제외’ 같은 표현이 있다면 사정이 다르다. 이번 건은 공고문 문구 자체가 보도돼 이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남는 쟁점은 근로자성과 사용자성이다. 이유가 문서에 적혀 있는 사건은 다툼이 훨씬 줄어든다. 반대로 사용자는 안전·운송 품질·계약 이행 능력 같은 다른 사유를 내세워 인과관계를 끊으려 한다.
반대 논거 — 입찰 배제 주장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
사용자·발주처 측에서는 이렇게 다툴 수 있다. 첫째, 화물차주는 사업자이므로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자격이 없다. 둘째, 입찰은 계약 자유의 영역이며, 특정 운송사업자를 고르는 것은 근로조건의 지배·결정이 아니다. 셋째, 배제 사유는 노조 가입이 아니라 운송 차질 우려 같은 별개의 판단이다. 이 논거들이 받아들여지는지는 결국 위에서 본 근로자성·사용자성·인과관계의 사실관계에 달려 있다. 이번 보도만으로는 어느 쪽이 맞는지 단정할 수 없다.
노무법인 위너스가 노동위 사건을 다룰 때 가장 자주 보는 패턴은, 결론이 법리보다 ‘문서에 이유가 남았는가’에서 갈린다는 점이다. 노조 가입 때문이라고 말한 사람이 없어도 배제 직전에 오간 메일, 심사표의 감점 항목, 공고문 문구가 이유를 대신 말해 준다. 사용자 측은 정작 이런 내부 문서를 가장 늦게 점검해서 노동위 심문회의에서 곤란해진다.
실무 체크리스트
- 대상: 입찰·위탁 계약 담당자. 2024~2026년 입찰 공고문과 심사표를 열어 ‘특정 단체 가입’, ‘노조 소속’, ‘집단행동 이력’ 같은 낱말이 있는지 검색한다. 하나라도 있으면 배제 근거를 다른 객관 기준(안전·실적·재무)으로 바꾸고 근거 문서를 남긴다.
- 대상: 배제당했다고 주장하는 화물차주·노조. 계약별 운송료 비중, 거래처 수, 차량 비용 부담 주체를 정리한다. 특정 업체 매출이 수입 대부분을 차지하고 지시·배차 통제가 있으면 근로자성 주장에 유리하고, 여러 거래처와 자유 계약이면 불리하다.
- 대상: 노동위 구제신청을 준비하는 쪽. 배제 시점 앞뒤의 쟁의행위·집회 일정표를 만든다. 배제와 노조 활동이 시간상 바짝 붙어 있고 다른 설명이 약하면 인과관계 입증이 쉬워진다.
한 줄 정리
입찰에서 노조 소속을 이유로 빼는 행위는 제81조 제1항 제1호가 겨누는 바로 그 불이익이 될 수 있으나, 성립 여부는 화물차주의 근로자성·발주처의 사용자성·노조 소속이 이유였다는 증거, 세 문턱을 넘는지에 달려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특정 노조 소속을 이유로 입찰에서 빼면 무조건 부당노동행위인가요?
아니다. 제81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므로 배제 대상의 근로자성과 발주처의 사용자성이 먼저 인정되어야 한다.
Q. 화물차주는 개인사업자인데 노조법상 근로자가 될 수 있나요?
가능하다. 노조법 제2조 제1호는 임금에 준하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자까지 포함하므로 계약 형식보다 실질을 따져 판단한다.
Q.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어디에 하나요?
사용자 소재지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하고, 결과에 불복하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과 행정소송으로 이어진다.
Q. 노조 가입이 이유였다는 걸 어떻게 입증하나요?
공고문·심사표·메일 같은 문서와 배제 시점이 노조 활동과 가까운지가 핵심 자료다. 직접 증거가 없으면 정황을 쌓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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