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명 회사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이긴 이유 — 상시근로자수 산정의 진짜 기준
근로기준법 제11조 · 상시근로자수 산정 · 5인미만 사업장 · 계열사 합산 · 해고
직원 3명뿐인 회사가 계열사 6명과 합산돼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인정받아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받아낸 대법원 2023두57876 판결과, 상시근로자수 미달로 청구가 기각된 대전지방법원 2020구합107437 판결을 비교해 근로기준법 제11조 상시근로자수 산정 기준을 짚어봅니다.
사업장 근로자가 5명이 안 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아예 할 수 없는 걸까. 정답은 '아니다'다. 등기부상 회사가 별개여도 실제로 같은 사무실에서 한 사람의 지휘 아래 일했다면 법원은 두 회사를 하나로 묶어 상시근로자수를 계산한다.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이 바로 그 사례다.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는 3명뿐이었지만, 계열사 한국영업소 인원 6명과 합산돼 상시 9명 사업장으로 인정됐고 해고당한 근로자는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받아냈다.
사건의 전말 — 법인격은 둘, 사무실과 조직은 하나
원고 회사는 한국 법인으로 아시아 지역 호텔을 여행사에 판매하는 B2B 사업을 했다. 2018년경 두바이에 본사를 둔 계열사 한국영업소와 최상위 지배기업을 같이 두는 계열관계가 되면서, 2019년 3월부터 두 회사는 임대차보증금을 원고가 낸 같은 사무실을 함께 썼다. 직원들은 회사 구분 없이 한 사무실에서 업무 상황을 서로 확인했고, 원고 소속 직원들조차 계열사 이메일 주소를 사용했다. 계열사 한국영업소 지사장은 전 직원에게 '통합된 팀(Combined team)' 조직도를 보냈는데, 정작 원고 회사 대표이사(싱가포르 거주, 국외 상주)는 그 조직도에 이름조차 없었다.
재경팀 소속으로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는 2019년 3월 이후 계열사 아시아·태평양 회계업무까지 떠맡으며 업무가 과중해졌고, 이 문제로 팀장과 갈등이 생기자 계열사 지사장이 직접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했다. 심지어 계열사 지사장은 근로자의 대리인인 노무사와 통화하며 권고사직 조건을 협의했고, 계열사 인사팀이 이 근로자의 근태까지 관리했다. 2020년 3월 해고 당시 원고 회사의 상시 사용 근로자는 3명, 계열사 한국영업소는 6명이었다. 회사는 '우리는 법인격이 다르니 상시 5인 미만 사업장이라 근로기준법 해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긴 vs 진 사건 비교
| 쟁점 | 근로자 승소 — 대법원 2023두57876 | 근로자 패소 — 대전지방법원 2020구합107437 |
|---|---|---|
| 다툼의 핵심 | 법인격이 다른 계열사 두 곳을 하나의 사업장으로 볼 수 있는지 | 사업주 배우자 등 가족을 상시근로자수 산정에 포함할 수 있는지 |
| 표면상 근로자수 | 원고 회사 3명(5인 미만처럼 보임) | 일별 집계상 5명 이상인 날이 산정기간 절반 미만 |
| 법원 판단 근거 | 같은 사무실 사용, 통일된 인사·노무관리, 조직도상 하나의 팀으로 운영 |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집계를 그대로 인정, 근로자수 미달로 해고 규정 적용 대상 아님 |
| 최종 결과 | 두 회사 합산 9명 → 상시 5인 이상 사업장 인정, 부당해고 구제명령 확정 | 상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정,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 자체가 안 됨 → 청구 기각 |
승패 가른 핵심 — 상시근로자수는 등기부가 아니라 '실질'로 센다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법을 전면 적용하고, 4명 이하 사업장은 시행령으로 정한 일부 규정만 적용한다고 정한다. 문제는 '사업 또는 사업장'을 무엇으로 보느냐다. 대법원은 이를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정의한다. 법인격이 다르면 원칙적으로 별개 사업장이지만, 단순한 협력관계나 계열사 관계를 넘어 인적·물적 조직과 재무·회계가 실질적으로 하나처럼 운영된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합산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법리다.
2023두57876 판결에서 대법원이 특히 주목한 것은 업무 지시, 채용, 근로조건 결정, 해고 등 인사·노무관리가 어느 한 회사에 의해 통일적으로 이뤄졌는지였다. 원고 회사에는 인사 담당자가 아예 없었고 계열사 지사장과 북아시아 지역 관리자가 승진, 휴직, 연차휴가, 경고 조치까지 직접 챙겼다. 이런 정황이 쌓이면 회사가 아무리 법인 등기를 따로 두어도 근로기준법상으로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취급된다.
반대로 대전지방법원 2020구합107437 사건은 상시근로자수 산정에서 다른 함정을 보여준다. 시행령 제7조의2에 따르면 상시근로자수는 해고 등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그 기간 가동일수로 나눠 계산한다. 이 사건에서는 사업주 가족의 근로자성이 다퉈졌는데, 노동위원회의 일별 집계가 그대로 인정되면서 5명 이상인 날이 산정기간의 절반에 못 미쳐 결국 5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정됐다. 근로자들은 해고 자체의 부당성을 다퉈보지도 못하고 구제신청 문턱에서 청구가 기각됐다.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결론은 같다. 상시근로자수는 회사가 스스로 신고한 숫자나 4대보험 가입자 명단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산정기간 동안 실제로 누가, 어떤 형태로 일했는지, 그리고 여러 사업 단위가 실질적으로 하나로 움직였는지를 법원이 사실관계로 되짚어 판단한다.
실무 체크리스트
- 해고 등 분쟁이 생긴 날 이전 1개월 동안 일별 근로자수를 기록해 연인원을 가동일수로 나눠보기 — 시행령 제7조의2 산정방식 그대로 적용
- 계열사·관계사와 사무실, 인사관리, 조직도를 공유하고 있다면 '법인격이 다르니 안전하다'는 전제부터 의심하기
- 계열사 인사담당자가 채용·해고·근태·연차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면 두 회사가 하나의 사업장으로 합산될 위험 신호로 보기
- 사업주 가족이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지, 지휘·감독 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상시근로자수 포함 여부가 갈린다는 점 인지하기
- 5인 미만이라고 판단해 해고예고, 근로계약서 작성, 취업규칙 등을 소홀히 하기 전에 실제 산정기간 근로자수부터 재확인하기
현장에서 상담하다 보면 계열사·관계사를 여러 개 두고 인원을 쪼개 5인 미만으로 맞추려는 사업주를 종종 만난다. 그런데 실제 사건을 들여다보면 인사관리 담당자가 한 명이고 사무실도 하나인 경우가 많아,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부터 '하나의 사업장' 주장이 뒤집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인을 나누는 것보다 인사·노무관리 실질을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상시근로자수 다툼에서 훨씬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시근로자수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해고 등 사유 발생일 전 1개월간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그 기간 가동일수로 나눠 산정합니다(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Q. 법인이 다른 계열사끼리도 상시근로자수를 합산할 수 있나요?
사무실·인사관리가 실질적으로 하나로 운영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합산 가능합니다(대법원 2023두57876).
Q. 사업주 가족도 상시근로자수에 포함되나요?
실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으며 지휘·감독을 받는지에 따라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포함될 수 있습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이면 해고가 자유로운가요?
해고 관련 규정 일부 적용이 제외될 뿐, 해고예고 등 다른 규정은 여전히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상시근로자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하나요?
실제 근로자수 산정 자료를 제시해 노동위원회 심문 단계부터 다퉈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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