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근로자 5인, 근로기준법 적용을 가른 숫자 하나의 무게
해고예고수당은 받고 해고무효는 못 받는 이유 — 상시근로자 수 산정법 정리
상시근로자 5명을 쓰는 건설업 사업주는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비슷한 규모의 사업장 대표는 같은 혐의로 무죄를 받았다. 두 사건의 차이는 "해고를 예고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니라 상시근로자 수를 어떻게 산정했는가였다. 근로기준법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되는 조항이 다르고, 그 경계선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왜 한쪽은 돈을 물어주고 한쪽은 무죄였을까
상시근로자 5명을 쓰는 건설업 사업주는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비슷한 규모의 사업장 대표는 같은 혐의로 무죄를 받았다. 두 사건의 차이는 "해고를 예고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니라 상시근로자 수를 어떻게 산정했는가였다. 근로기준법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되는 조항이 다르고, 그 경계선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
사건의 전말 — 상시근로자 수가 소송의 시작점이 되는 이유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만 법 전체를 적용하고, 5명 미만 사업장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일부 조항만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문제는 이 "일부 조항"의 범위를 당사자들이 흔히 오해한다는 점이다. 5인 미만이면 근로기준법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해고예고수당(제26조), 최저임금, 임금·퇴직금 체불(제36조·제43조) 등은 상시근로자 수와 무관하게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반대로 해고 사유·시기 서면통지(제23조·제27조), 부당해고 구제신청(제28조), 연차유급휴가(제60조)는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가합110547 사건에서 기간제 근로자였던 원고는 계약 해지 후 해고무효확인과 임금 지급을 함께 청구했다. 그런데 법원은 사업장이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금청구를 기각하고, 해고무효확인 청구도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사업장이 5인 미만이라는 사실 하나가 근로자 측 주장 전체를 무너뜨린 사례다.
반면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268 사건은 조금 다르다. 상시근로자 4인 이하 정비사업조합에서 사무부장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해고무효 확인과 임금을 청구했는데, 해고무효 확인과 임금청구 대부분은 기각됐지만 해고예고수당 250만 원은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해고예고 규정만큼은 별개로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상시근로자 수와 조항별 적용 여부
| 사건 | 상시근로자 규모 | 쟁점 조항 | 결과 |
|---|---|---|---|
| 서울남부지법 2015가합110547 | 5인 미만 | 해고무효확인 + 임금청구 | 근기법 적용대상 아님 → 임금청구 기각, 해고무효확인 각하 |
| 서울서부지법 2018가합268 | 4인 이하 | 해고무효확인 + 해고예고수당 | 해고무효는 기각, 해고예고수당 250만 원은 인정 |
| 대구지법 포항지원 2019고정64 | 5인 이상 | 해고예고수당 미지급(형사) | 벌금 70만 원 — 예고 없는 즉시해고 유죄 |
| 대전지법 2018고정202 | 5인 | 임금·해고예고수당 미지급(형사) | 벌금 50만 원 — 두 혐의 모두 유죄 |
| 청주지법 2023고정195 | 5인 | 근로조건 서면 미교부 /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 서면 미교부는 유죄(선고유예), 해고예고수당 부분은 무죄 |
승패를 가른 핵심 — 조항별 적용범위와 산정방법 입증
다섯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세 가지 원칙이 드러난다.
1. 조항마다 적용 기준이 다르다
해고무효 확인이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5인 이상 사업장에서만 다툴 수 있다. 반면 해고예고수당은 근로기준법 제11조 시행령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조항으로 열거돼 있어, 상시근로자 수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다. 2018가합268 사건에서 원고가 해고무효 확인은 못 얻었지만 해고예고수당은 받아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2. 상시근로자 수는 특정일 인원이 아니라 산정 기간 평균이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는 상시근로자 수를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해당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정한다. 특정 하루 인원수가 아니라 한 달 평균 개념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5인을 오가는 사업장에서는 사용자 측과 근로자 측이 서로 다른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해 다투는 경우가 많다. 청주지방법원 2023고정195 사건에서 해고예고수당 혐의가 무죄로 갈린 배경에도 이 산정 방식과 적용제외 사유(근기법 제35조) 다툼이 있었다.
3. 형사사건에서는 상시근로자 수 자체가 유무죄의 전제사실이다
대전지방법원 2018고정202, 대구지법 포항지원 2019고정64 사건은 모두 상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한 사실이 공소사실의 전제로 확정되면서 유죄가 선고됐다. 형사재판에서는 상시근로자 수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지만, 실무에서는 사업주가 근로계약서·급여대장·4대보험 가입내역으로 미리 정리해두지 않으면 방어 자체가 어려워진다.
실무 체크리스트
- 사업장 규모가 5인 안팎이라면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근로자 연인원 ÷ 가동일수로 상시근로자 수를 먼저 계산해둔다.
- 5인 미만이라도 해고예고수당·최저임금·임금(퇴직금 포함) 체불 조항은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인지해야 한다.
- 해고를 검토할 때는 해고사유·시기 서면통지(제27조)와 해고예고(제26조)를 별개 절차로 구분해 챙긴다. 5인 미만이라 서면통지 의무가 없더라도 예고 또는 예고수당 지급 의무는 남는다.
- 근로계약서, 출근부, 4대보험 취득·상실 내역을 상시근로자 수 산정 근거자료로 상시 보관한다. 분쟁 발생 시 이 자료가 승패를 가른다.
- 일용직·단시간 근로자가 섞인 사업장은 연인원 계산 시 이들을 포함해야 하는지 여부를 근로기준법 시행령 기준에 맞춰 다시 검토한다.
현장에서 상시근로자 수 다툼을 여러 건 처리해보면, 사업주도 근로자도 "5인 미만이니 근로기준법이 아예 안 통한다"고 단순하게 오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는 해고예고수당처럼 규모와 무관하게 살아있는 조항이 따로 있고, 이걸 구분하지 못한 채 소송을 시작했다가 절반만 얻거나 아예 지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급여대장과 출근부로 상시근로자 수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이자 공격 수단입니다.
한 줄 정리
5인이라는 숫자 하나가 근로기준법 적용범위를 가르지만, "5인 미만이면 무조건 적용 제외"라는 통념은 틀렸다. 조항별 적용 기준과 상시근로자 수 산정방법을 정확히 아는 쪽이 승소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이 전혀 적용되지 않나요?
아닙니다. 해고예고수당, 최저임금, 임금·퇴직금 체불 조항 등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Q. 상시근로자 수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사유 발생일 전 1개월간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같은 기간 가동일수로 나누어 산정합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해고당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불가능한가요?
네, 근로기준법 제28조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Q. 해고예고 없이 즉시 해고하면 5인 미만 사업장도 처벌받나요?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는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되므로 미지급 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상시근로자 수 산정 자료는 누가 준비해야 하나요?
분쟁 시 입증책임 소재와 무관하게 사업주가 근로계약서·급여대장을 평소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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