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가 깨진 뒤가 진짜 승부처 — 조정 이후 갈린 두 사건
화해권고 불성립, 화해권고결정 문언 해석 — 그 차이가 승패를 가른 이유
화해가 결렬되면 사건이 끝날까, 아니면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까. 답은 후자에 가깝다. 화해권고회의가 불성립되거나 화해권고결정을 확정받은 뒤 그 이행 여부를 다시 다투게 되면, 그 시점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서울행정법원 2024구합3326 판결(2025. 7. 25. 선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과 재임용심사절차 이행을 둘러싼 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 판결(2018.
화해가 결렬되면 사건이 끝날까, 아니면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까. 답은 후자에 가깝다. 화해권고회의가 불성립되거나 화해권고결정을 확정받은 뒤 그 이행 여부를 다시 다투게 되면, 그 시점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서울행정법원 2024구합3326 판결(2025. 7. 25. 선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과 재임용심사절차 이행을 둘러싼 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 판결(2018. 11. 2. 선고, 청구이의)은 같은 질문을 서로 다른 국면에서 보여준다. 화해가 깨진 다음에 무엇을 했는지, 화해대로 정말 이행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최종 결과를 갈랐다.
사건의 전말 — 화해가 깨진 다음이 진짜 승부처였다
미화·시설관리 업무를 하던 근로자가 2023년 12월 27일 '업무 미숙과 태만 반복'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근로자는 곧바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그런데 회사 대표이사가 '센터장이 절차를 몰라서 한 통보'라며 근로계약이 유효하니 출근하라고 말하는 등 회사 내부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2024년 2월 7일 경기지노위 화해권고회의가 열렸지만 성립하지 않았다. 화해가 깨지자 회사는 뒤늦게 움직였다. 대표이사 승인 없이 이루어진 해고통보였다며 복직을 명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이라며 280만2,077원을 지급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것으로 사건이 끝났다고 봤을 것이다. 실제로 경기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복직명령으로 근로자에게 구제이익이 없다'며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의 금전보상명령은 원직복직명령을 대신하는 것이고, 그 금액은 해고기간 동안 일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액 이상이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회사가 지급한 금액이 그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자, 법원은 '복직명령과 일부 금전 지급만으로는 구제이익이 소멸하지 않는다'며 중노위 재심판정을 취소했다(서울행정법원 2024구합3326). 화해가 깨진 뒤 회사가 취한 조치가 형식은 갖췄지만 실질을 채우지 못했던 셈이다.
또 다른 전말 — '재임용심사절차'라는 문구 하나를 둘러싼 반전
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 사건은 화해 결렬이 아니라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뒤 그 이행 여부, 그중에서도 '이행했다고 볼 수 있는 기준'이 핵심이었다. 대학과 교원 사이에 재임용 거부를 둘러싼 소송이 오래 이어진 끝에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됐다. 내용은 학교가 정해진 기한까지 재임용심사절차를 시작·완료할 것을 정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간접강제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교원 측은 학교가 기한 내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200,500,000원을 강제집행으로 추심했다.
쟁점은 화해권고결정이 말하는 '재임용심사절차'가 무엇을 뜻하느냐였다. 학교 측은 이에 불복해 청구이의의 소를 냈고, 대구고등법원은 학교 측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변경했다. 법원은 '재임용심사절차'란 재임용 대상자에게 재임용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시작되고, 재임용하거나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완료되는 것이라고 봤다. 다시 말해 심사 결과의 당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한 안에 그런 의사표시가 이루어졌는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학교가 기한 내에 재임용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를 마쳤다고 인정되자, 법원은 간접강제금 지급의무의 정지조건(기한 내 미이행)이 애초에 성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학교 측의 청구이의가 일부 인용됐고, 교원 측이 이미 강제집행으로 추심한 200,500,000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 즉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 2018. 11. 2. 선고). 절차를 다퉜던 교원 측이 오히려 이미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무엇이 갈랐나
| 쟁점 | 불리하게 끝난 쪽 | 유리하게 끝난 쪽 |
|---|---|---|
| 화해 결렬 후 조치 (서울행정법원 2024구합3326) | 회사 — 복직명령과 일부 금전 지급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고 판단 | 근로자 — 지급액이 임금상당액에 못 미친다는 점을 근거로 금전보상명령을 계속 다툼 |
| 화해권고결정 문언 해석 (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 | 교원 — 심사 결과의 적정성까지 따져야 이행으로 인정된다고 주장, 이미 추심한 돈을 반환 | 학교 — 기한 내 재임용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로 절차가 완료됐다는 해석을 관철 |
| 판단 기준 | 지급액·이행 방식이 법원이 요구하는 실질 기준에 못 미쳤다고 인정된 쪽 | 법정 기준(임금상당액 이상, 화해권고결정 문언상 요구되는 절차)을 충족했다고 인정된 쪽 |
| 사후 결과 | 재심판정 취소(회사), 청구이의 일부 인용에 따른 부당이득 200,500,000원 반환 명령(교원) | 구제이익 인정, 강제집행 정지조건 미성취 인정 — 각각 다툼의 실익 확보 |
승패를 가른 핵심 — 화해는 '문구' 하나로도 승패가 갈린다
두 사건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승패를 가른 지점은 정반대였다. 서울행정법원 2024구합3326에서는 회사가 지급한 금액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이 요구하는 법정 기준(해고기간 임금상당액 이상)에 못 미쳐 구제이익이 살아있다고 판단됐다. 반면 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에서는 화해권고결정에 적힌 '재임용심사절차'라는 문구를 법원이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승패를 갈랐다. 심사 결과의 당부까지 따져야 한다는 해석이 아니라, 기한 내 재임용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학교 측의 이행이 인정된 것이다.
공통점은 있다. 화해가 결렬되거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후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보였는가'가 아니라 '법원이 요구하는 구체적 기준을 충족했는가'가 심사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금액 기준이든 문언 해석 기준이든, 그 기준선을 넘겼는지가 최종 결론을 결정했다. 특히 대구고등법원 2018나21990처럼 화해권고결정의 문언이 다소 추상적일 경우, 그 문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미 집행된 돈까지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무 체크리스트
- 화해권고회의가 불성립됐다면, 사후 조치(복직명령·금전지급)의 금액이 해고기간 임금상당액 이상인지 먼저 계산할 것
-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됐다면 그 문언이 정확히 무엇을 요구하는지(의사표시로 충분한지, 결과의 적정성까지 요구하는지) 조문 그대로 확인할 것
- 화해권고결정의 문언이 모호하면 이행 시점에 이행 사실(의사표시 시점·방식)을 서면으로 명확히 남겨 둘 것
- 강제집행으로 이미 금원을 추심했더라도 상대방이 청구이의로 다툴 경우 정지조건 성취 여부에 따라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것
- 화해가 깨진 뒤 뒤늦게 조치를 취할 때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아니라 법원 단계에서 다시 심사될 수 있음을 전제로 대응할 것
현장에서 화해권고결정문을 받아 들면 다들 결론(금액·기한)만 보고 넘어가기 쉬운데, 정작 다툼이 재발하는 지점은 그 안에 적힌 동사 하나, 예를 들어 '심사절차를 완료한다'는 표현이 의사표시로 충분한지 결과까지 요구하는지다. 이행 단계에서 그 해석을 다투게 되면 이미 강제집행까지 끝난 돈도 부당이득으로 돌려줘야 하는 역전이 생길 수 있으니, 화해 문언 확정 단계에서부터 이행 기준을 구체적으로 못 박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화해권고회의가 불성립되면 사건은 어떻게 되나요?
화해가 깨지면 절차가 종료되지 않고 원래 신청한 심문·판정 절차가 그대로 이어집니다.
Q. 화해 결렬 후 회사가 복직시키면 근로자는 더 이상 다툴 수 없나요?
지급액이 해고기간 임금상당액에 못 미치면 구제이익은 소멸하지 않습니다.
Q. 화해권고결정에서 '절차 완료'는 무엇을 뜻하나요?
법원 문언에 따라 다르며, 의사표시로 완료된다고 본 판례(대구고법 2018나21990)도 있습니다.
Q. 화해권고결정 이행 여부를 다투다 지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이미 추심한 간접강제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Q. 금전보상명령의 지급 기준은 무엇인가요?
해고기간 동안 근로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액 이상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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