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회 운영을 방해했다 — 설치 거부·의결사항 불이행·차별지원, 판정례 4선
근로자참여법 위반이 어떤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는지, 인용·기각을 가른 기준
노사협의회 정기회의를 안 열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벌금이 확정된 사건이 2025년 5월 나왔고, 의결사항 이행 방법을 둘러싸고 중앙노동위원회까지 간 분쟁도 있습니다. 설치 거부부터 위원 선출 개입까지, 판정례 4건으로 무엇이 법적 책임을 만들었는지 살펴봅니다.
노사협의회 정기회의를 안 열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벌금이 확정된 사건이 2025년 5월 나왔고, 의결사항 이행 방법을 둘러싸고 중앙노동위원회까지 간 분쟁도 있습니다. 설치 거부부터 위원 선출 개입까지, 판정례 4건으로 무엇이 법적 책임을 만들었는지 살펴봅니다.
2021년 인천의 한 일간신문사 대표이사 A씨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결정을 내렸다. 분기마다 열어야 하는 노사협의회 정기회의를 건너뛰기로 한 것이다. 안건도 없었고, 직원들도 별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회의를 안 열어도 회사 운영에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 결정은 2025년 5월 1일, 대법원 판결(2025도2059)로 돌아왔다. 벌금 50만 원 확정이었다.
노사협의회는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노동조합 유무와 무관하게 반드시 설치·운영해야 하는 법정 기구다(근참법 제4조).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우리 회사엔 노조가 있으니까 노사협의회는 선택"이라거나 "직원들이 원하지 않으면 안 열어도 된다"는 생각이다. 이 오해가 어떤 법적 결과로 이어지는지, 실제 판정례 4건으로 짚어본다.
판례 ① — 안건 없어도 무조건 열어야 한다 (대법원 2025도2059)
A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신문사 노사협의회 의장을 맡았다. 그런데 2021~2022년 2년간 정기회의를 단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다섯 차례를 건너뛴 셈이다.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정기회의를 열지 않을 고의가 인정되고, 책임이 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A씨의 항변은 두 가지였다. "논의할 안건이 없었다"와 "직원들이 참여를 원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두 항변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핵심 판시는 명확하다. 근참법 제12조 제1항은 노사협의회가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도록 정한다. 이 의무는 협의사항·의결사항 등 안건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다. 안건이 없어도 사용자는 경영 계획·실적·재정 현황을 설명해야 하는 보고 의무(근참법 제22조)가 있기 때문이다. 정기회의는 내용이 아니라 개최 자체가 의무이고, 이를 어기면 근참법 제32조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판례 ② — 의결했으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 (중앙노동위원회 2022노협OOO)
대학교 노사협의회가 병원에 의결사항 이행을 요구한 사건이다(중앙노동위원회 2022노협OOO, 2022. 11. 9.). 의과대학교 교수 진○○가 수술실 출입 금지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며 노사협의회에 고충민원을 냈다.
노사협의회는 회의에서 두 가지를 의결했다. ①병원에 고충 민원을 이첩하고, ②출입 금지가 과도하므로 재고하거나 다른 방안을 모색해 달라는 의견을 첨부하여 이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병원 측은 "이첩만 의결된 것"이라며 의견 첨부를 생략하고 민원만 넘겼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회의록을 근거로 판단했다. 의결사항은 '이첩+의견 첨부' 전부이며, 이행 주체는 대학교 노사협의회라는 점을 확인했다. 의결 내용을 임의로 축소하거나 이행하지 않으면 근참법 제30조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사건은 의결 내용을 회의록에 얼마나 명확하게 기재하느냐가 이행 의무의 경계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판례 ③ — 노사협의회로 단체교섭을 우회하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사례)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피하고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는 방식은 종종 부당노동행위 시비로 이어진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다룬 사건에서는 "사용자가 오랜 기간 노사협의회를 통해 근로조건을 결정해 온 관행이 있었고, 노조도 이에 동의한 역사가 있다"는 이유로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사 간 합의된 관행이 있다면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반면 법리는 반대 경우도 명확히 보여준다.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데 사용자가 갑자기 노사협의회로 의제를 넘기거나, 노조를 배제한 채 노사협의회에서만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방식은 노조법 제81조 제4호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 노사협의회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대체할 수 없다. 두 기구를 뒤섞으면 위험이 생긴다.
판례 ④ — 위원 선거에 손댔다가 (근참법 제10조·제31조, 페르노리카코리아 사건)
근참법 제10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위원 선출에 개입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위반하면 근참법 제31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사건(서울중앙지법)에서는 회사가 선관위를 직접 꾸려 근로자위원 선거를 관리한 것이 개입에 해당하는지 다퉜다. 법원은 "회사가 무작위 공개추첨 방식을 활용해 개입을 최소화했다"는 이유로 개입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쿠팡에서는 회사 내 노사협의회 규정이 "입사 3년 미만 계약직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이 위법 논란이 됐다.
선출 과정에 사용자 측 인사가 개입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 선거 일정을 사용자가 임의로 정하는 행위는 근참법 제10조 위반 소지가 있다. 반면 물리적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치면 개입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중립성의 경계가 판단의 핵심이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무엇이 결과를 갈랐나
| 위반 유형 | 패배 사례 (위반 인정) | 승소 사례 (위반 불인정) | 결과를 가른 기준 |
|---|---|---|---|
| 정기회의 미개최 | 안건 없다는 이유로 5회 미개최 → 벌금 50만원 확정 (2025도2059) | 사례 없음 — 안건 유무와 무관하게 위반 | 개최 자체가 의무. 안건 없다는 항변 불통 |
| 의결사항 이행 | 의결 내용 임의 축소 이행 → 중노위 이행 확인 (2022노협OOO) | 회의록에 명확히 기재된 대로 이행한 경우 | 회의록 기재 범위가 이행 의무의 경계 |
| 단체교섭 우회 | 교섭 도중 노사협의회로 전환, 노조 배제 | 오랜 관행 + 노조 동의 있으면 불인정 (경기지노위) | 노조 동의 여부·기존 관행 유무 |
| 위원 선출 개입 | 특정 후보 지지·반대, 선거 방해, 피선거권 제한 | 무작위 추첨 등 중립 방식 채택 (페르노리카코리아) | 사용자의 절차적 중립성 확보 여부 |
승패를 가른 3가지 핵심
1. '안건 없었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
가장 흔한 오해다. 대법원 2025도2059는 정기회의는 안건 유무와 무관하게 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안건이 없어도 사용자는 경영 계획·실적·재정 현황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근참법 제22조). 정기회의는 내용이 아니라 개최 사실 자체가 의무다.
2. 회의록이 이행 의무의 경계선이다
2022노협OOO 사건에서 병원 측이 의결 내용을 달리 해석할 여지가 생긴 건 회의록 기재가 불명확했기 때문이다. 중노위가 회의록을 재해석해서 이행 의무를 확인했지만, 애초에 "이첩+의견 첨부"라는 의결 내용이 한 문장으로 명확히 기재됐다면 분쟁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의결사항은 항상 이행 주체·방법·시한을 6하원칙으로 남겨야 한다.
3. 절차적 중립성이 방패다
근로자위원 선출 관련 분쟁에서 사용자가 이긴 케이스는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이 증명됐을 때다. 반대로 선거에 직접 개입했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한 정황이 있으면 방어가 어렵다. 선거 절차는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놔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실제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노사협의회 위반은 사용자가 '이게 법 위반인지 몰랐다'고 할 때 가장 자주 나타납니다. 특히 정기회의 미개최는 '직원들도 안 원한다'는 인식으로 수년간 이어지다가, 퇴직 직원의 고발이나 근로감독에서 한꺼번에 적발되는 패턴이 많습니다. 노사협의회는 열면 증거가 남고 안 열면 나중에 적발됩니다. 회의록 보관과 개최 이력은 향후 분쟁에서 가장 강력한 방패입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HR 담당자가 챙겨야 할 5가지
- 분기 일정 먼저 잡기: 연초에 1·2·3·4분기 정기회의 날짜를 확정하고 캘린더에 등록한다. 안건 확정보다 개최 일정이 우선이다.
- 회의록 6하원칙 기재: 의결사항은 이행 주체·내용·방식·시한을 명확히 기록한다. 모호한 표현은 나중에 이행 여부 분쟁의 씨앗이 된다.
- 근로자위원 선거는 근로자에게 맡기기: 사용자 측은 선거 공간·시간만 제공하고, 후보 추천·투표 독려·개표 과정에서 손을 뗀다.
- 노조 있어도 노사협의회는 별도: 단체협약이 체결됐다고 노사협의회 개최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두 채널을 분리해서 운영한다.
- 의결사항 이행 후 확인서 작성: 의결사항을 이행했다면 언제·어떻게 이행했는지를 서면으로 남긴다. 이행 완료 기록이 없으면 이행 사실 자체를 다투게 된다.
한 줄 정리: 노사협의회는 분기마다 열어야 하고, 의결하면 그대로 이행해야 하며, 위원 선거에는 손대지 말아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무너진 사건에서 판정례는 일관되게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움직였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조가 있으면 노사협의회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나요?
아닙니다.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는 별개 제도입니다. 30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노조 유무와 무관하게 노사협의회를 설치·운영해야 합니다(근참법 제4조).
Q. 노사협의회 정기회의를 안 열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근참법 제32조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대법원 2025도2059에서는 5회 미개최에 벌금 50만 원이 확정됐습니다.
Q. 의결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근참법 제30조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의결사항은 협의사항과 달리 합의 후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Q. 사용자가 직접 선관위를 구성해서 근로자위원 선거를 관리해도 되나요?
원칙적으로 근로자위원 선거는 근로자 자율로 진행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중립적 방식(무작위 추첨 등)으로 보조하는 수준은 허용될 수 있으나, 직접 개입은 근참법 제10조·제31조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Q. 노사협의회 의결사항과 협의사항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협의사항(근참법 제20조)은 의견 교환으로, 합의 없이도 됩니다. 반면 의결사항(근참법 제21조)은 노사 합의가 전제이며, 합의된 내용은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불이행 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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