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해고 정당성 — 본채용 거부는 언제 부당해고가 되는가
‘수습기간이니까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오해, 법원은 어디에 선을 그었나
수습기간이니까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 는 말은 현장에서 자주 들린다. 수습 만료 후 "이제 나가달라"고 통보했다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사용자들이 매년 적잖다. 수습(시용) 근로자라도 본채용 거부는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와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다. 판례를 통해 어디서 정당성이 갈리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수습기간이니까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는 말은 현장에서 자주 들린다. 수습 만료 후 "이제 나가달라"고 통보했다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사용자들이 매년 적잖다. 수습(시용) 근로자라도 본채용 거부는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와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다. 판례를 통해 어디서 정당성이 갈리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본채용 거부의 법적 성격
대법원은 수습(시용)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를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근로기준법 제23조가 규정하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는 수습 근로자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다만 수습 제도의 목적이 업무 적격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해, 법원은 일반 해고보다는 정당성 인정 범위를 다소 넓게 보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것"이라는 기준은 여전히 충족해야 한다. 핵심은 사용자의 주관적 불만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업무 부적격 사유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무엇이 달랐나
| 쟁점 | 정당 인정 사건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0376) | 부당해고 판정 사건 (서울중앙지법 2019가합2273) |
|---|---|---|
| 평가 기준 | 취업규칙에 구체적으로 규정 | 사전에 마련된 기준 없음 |
| 기준 고지 | 수습 시작 시 서면으로 안내 | 근로자에게 기준 미통지 |
| 개선 기회 | 중간 피드백 제공, 보완 기회 부여 | 부족 사항 고지·개선 기회 없음 |
| 서면 통지 | 해고사유·시기 서면 교부 | 구두 통보로만 처리 |
| 결과 | 본채용 거부 정당 | 부당해고 판정 |
부당해고로 판정된 사례 — 모호한 평가의 함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6. 선고 2019가합2273 판결에서 회사는 "업무 적응 미흡"을 이유로 수습 3개월 만료 시점에 구두로 본채용 거부를 통보했다. 법원이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 수습 평가 기준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마련·고지되지 않았다
- 평가가 상급자의 주관적 인상에 의존했고 객관적 근거 자료가 존재하지 않았다
- 근로자에게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개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았다
법원은 "수습 제도가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해고 재량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평가에 근거한 인사권 행사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평가 기준 없이 애매한 이유만 통보해서는 정당한 본채용 거부가 성립하지 않는다.
정당하다고 인정된 사례 — 절차가 결과를 바꿨다
서울행정법원 2019. 3. 21. 선고 2018구합50376 판결에서는 수습 기간 중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은 이유는 명확하다.
- 수습 평가 기준이 취업규칙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 수습 시작 시 근로자에게 평가 항목을 사전에 서면으로 안내했다
- 수습 기간 중 정기 면담을 통해 미흡 사항을 구체적으로 피드백하고 보완 기회를 부여했다
- 본채용 거부 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교부했다
절차를 갖췄다는 사실 자체가 결과를 바꿨다. 두 사건의 차이는 평가 내용의 차이가 아니라, 평가 절차와 기록 관리 여부의 차이였다.
서면 통지 요건 — 형식이 실체를 결정한다
대법원은 수습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 시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의 서면 통지가 필수라고 판단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서면 통지 없이 한 해고는 실질적 사유가 있더라도 절차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통지서 내용도 중요하다. "수습기간 만료로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형식적 문구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업무 역량이 부족했는지, 어떤 행동이 문제가 됐는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유를 기재해야 법원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단순히 "업무능력 미흡"이라는 한 줄은 구체성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다.
실무 체크리스트 — 본채용 거부 전 확인해야 할 6가지
- 평가 기준 서면화 — 취업규칙 또는 별도 서식에 구체적 평가 항목 규정
- 기준 사전 고지 — 수습 시작 전 또는 시작 시 근로자에게 평가 기준 서면 안내
- 수습 중 피드백 기록 — 중간 면담 일지, 이메일 등 업무 지도·피드백 자료 보관
- 개선 기회 부여 — 문제 행동을 인지했을 때 즉시 시정 요청하고 반응 문서화
- 서면 해고 통지 — 해고사유·해고시기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서면 교부 (구두 후 서면 방식은 위험)
- 해고예고 적용 여부 확인 — 수습 3개월 초과 시 30일 전 예고 또는 예고수당 지급 의무 발생(근로기준법 제26조)
실제 사건에서 수습 해고 분쟁의 핵심 패턴은 한 단어로 정리된다 — "문서 없음". 평가 기준도 없고, 피드백 기록도 없고, 서면 통지도 없이 구두 통보로 처리했다가 노동위원회에서 전부 뒤집히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접한다. 수습기간을 운용할 때는 처음부터 기준을 만들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사후 분쟁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 줄 정리: 수습 해고는 일반 해고보다 기준이 넓지만,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명확한 평가 기준, 사전 고지, 개선 기회 부여, 서면 통지 — 이 네 가지를 갖추지 않으면 부당해고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습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도 해고에 해당하나요?
네. 대법원은 본채용 거부를 해고(해약권 행사)로 보며, 근로기준법 제23조상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대법원 2002다62432).
Q. 수습기간 3개월 이내라면 해고예고 없이도 되나요?
수습 시작 후 3개월 이내 해고 시 해고예고 의무가 면제됩니다. 단 3개월 초과 시 30일 전 예고 또는 예고수당 지급이 필요합니다(근로기준법 제26조).
Q. 평가 기준을 사전에 만들지 않았다면 본채용 거부가 무효인가요?
반드시 무효는 아니지만, 객관적 이유 입증이 매우 어려워 부당해고 판정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Q. 서면 통지 없이 구두로만 해고하면 효력이 없나요?
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서면 통지를 강행 요건으로 규정합니다. 서면 없는 해고는 절차 위반으로 무효가 됩니다.
Q. 수습 중 근로자가 결근·지각을 반복해도 서면 통지가 필요한가요?
네. 귀책 사유가 명백하더라도 서면 통지 요건은 면제되지 않습니다. 사유를 서면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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