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성립 요건 — ‘업무상 적정범위’를 어디서 그을 것인가
상사의 업무지시와 괴롭힘의 경계선, 법원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팀장이 팀원에게 업무 지시를 했다. 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했고, 회의에서 질책했다. 이것이 업무 지휘인지, 괴롭힘인지를 나누는 선은 놀라울 정도로 가늘다.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의 핵심은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지 여부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한다.
팀장이 팀원에게 업무 지시를 했다. 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했고, 회의에서 질책했다. 이것이 업무 지휘인지, 괴롭힘인지를 나누는 선은 놀라울 정도로 가늘다.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의 핵심은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지 여부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한다. 핵심은 '업무상 적정범위'의 경계다.
세 가지 성립 요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려면 다음 세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을 것
-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킬 것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4343, 2019)은 '우위를 이용'의 범위를 직급·직위상 우위뿐 아니라 다수 대 소수, 정규직 대 비정규직, 연령·학벌·경력상의 우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한다. 가해자가 직접적인 상사가 아니더라도 조직 내 우위 관계가 인정되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 또한 세 요건은 모두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며, 하나라도 빠지면 법적 괴롭힘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인정된 사례 vs 부정된 사례 — 핵심 비교
| 구분 | 인정된 사례 (부산지법 2023가단308955) | 부정된 사례 (대구지법 안동지원 2022가단23572) |
|---|---|---|
| 주요 행위 | 비품 미제공, 메신저 차단, 업무 배제 | 업무 성과 지속 지적, 개선 요구 |
| 업무상 필요성 | 인정되지 않음 (객관적 근거 없음) | 인정됨 (업무 품질 관리 목적) |
| 행위의 상당성 | 사회통념 벗어남 | 사회통념 내 상당한 범위 |
| 판단 결과 | 괴롭힘 성립, 손해배상 인정 | 괴롭힘 불성립 |
괴롭힘이 인정된 사례: 업무 배제와 환경 악화
부산지방법원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업무에 필요한 비품을 제공하지 않고, 사내 메신저 접속을 차단하며, 업무에서 배제한 사안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바 있다(부산지방법원 2024. 9. 24. 선고 2023가단308955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업무에서의 배제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사용자가 이를 방치한 것도 근로기준법상 괴롭힘 예방·조치 의무(제76조의3) 위반으로 보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특히 법원은 "비품 미제공과 메신저 차단이라는 일련의 행위가 피해자를 조직에서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행해졌다"는 맥락적 판단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괴롭힘이 부정된 사례: 정당한 업무지시의 범위
반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은 상사가 부하직원의 업무 성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이는 업무상 적정범위 내의 행위라고 판단했다(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4. 1. 16. 선고 2022가단23572 판결). 법원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 행위의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한 범위 내라면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다만 지속적인 지적이 특정 개인만을 향해 반복될수록 정신적 고통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지시의 빈도·방식·대상 범위에 대한 기록 관리가 중요하다.
'업무상 적정범위' 판단의 두 가지 기준
판례를 종합하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는 두 가지 기준으로 판단된다.
- 업무상 필요성: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 행위의 상당성: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의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한지
즉, 업무 지시 자체는 정당하더라도 그 방식이 과도하면 괴롭힘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업무와 관련 없는 행위는 아무리 온화하게 이루어져도 적정범위 밖이다. 대법원은 "해당 행위가 이루어진 맥락, 당사자들의 관계,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의 정도, 조직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반복적으로 설시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행위의 내용만이 아니라 행위가 이루어진 전체 맥락이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최근 주요 쟁점: 업무 배제와 변경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이 '업무의 배제 또는 변경'이다. 해오던 업무를 갑자기 빼앗거나, 하위 업무로 변경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법원은 이 때도 업무상 필요성과 행위의 상당성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객관적 근거 없이 인사조치를 한 경우에는 괴롭힘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 개편이라는 명목 아래 이루어지는 업무 박탈이나 부서 이동도, 해당 조치가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정황이 확인되면 괴롭힘 판단의 대상이 된다. 이 유형에서는 조치 직전 시점의 이메일·메신저 기록이 판단의 결정적 근거로 작용한다.
실무 체크리스트
- 업무 지시의 목적과 내용이 정당한지 확인한다
- 지시의 방식과 빈도가 과도하지 않은지 점검한다 — 이메일·메신저 기록 보존
- 같은 상황에서 다른 근로자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한다(특정인 타겟팅 여부)
- 업무 배제나 변경에 객관적 근거가 있는지 점검한다 — 인사위원회 의결서, 업무 재배치 계획서 등
- 해당 행위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한다 — 진단서, 상담 기록
- 괴롭힘 신고 접수 시 사용자는 즉시 조사 착수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
- 피해자 보호 조치(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부여)를 신고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시행한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보는 패턴은 '업무 배제형'이다. 표면적으로는 조직 재편이나 역할 재설계 명목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근로자를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용자 측이 업무 변경의 '객관적 근거'를 사후에 꿰맞추는 경우가 많아, 변경 직전 시점의 메신저 대화나 이메일 흐름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다툼의 출발점이 된다.
한 줄 정리: 직장 내 괴롭힘의 핵심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 여부다. 업무 지시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의 목적과 방식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사의 업무 지시가 잦고 강도 높으면 괴롭힘인가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방식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하다면 괴롭힘으로 볼 수 없습니다. 지시 내용보다 반복 방식과 특정인 타겟팅 여부가 핵심 판단 요소입니다.
Q. 회사가 업무를 빼앗고 단순 업무만 맡기면 괴롭힘인가요?
객관적 근거 없이 업무를 배제·하향 변경하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비품 미제공·메신저 차단처럼 업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도 같은 맥락으로 판단됩니다.
Q.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시 회사의 의무는 무엇인가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신고 즉시 조사를 시작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Q. 동료 간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나요?
직급 외에도 다수·정규직·연령 등 다양한 우위 관계가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2019)은 관계상 우위를 폭넓게 해석합니다.
Q.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하나요?
세 가지 요건(우위 이용, 적정범위 초과, 신체·정신 피해)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진단서, 상담 기록, 메신저 대화 등이 핵심 증거입니다.
딥다이브 더 보기
전체 보기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허용해도 14일 안에 서면 통지한다
2026년 11월 27일 시행 시행령 개정, 신청서 접수부터 통지문 발송까지
뉴스브리핑📌 [11월 4일] 노동뉴스 브리핑: 사장 친족 성희롱도 과태료 최대 1천만원
상습체불 777명 첫 신용제재 · 효성중공업 72시간 파업 · 청년 공짜야근 100곳 감독
판례분석🎯 아리셀 판결이 가른 대표 책임, CSO 선임만으론 안 된다
대법원 확정 법리로 다시 읽는 중대재해처벌법 하급심 유죄·무죄
뉴스브리핑📌 [11월 3일] 노동뉴스 브리핑: 한화 고과 차별, 부당노동행위 인정
한화 고과 차별 판결 · 여성 산재 승인율 · 초광역특구 의제 · JTI 연차 K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