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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2026년 7월 5일판례 분석팀

🎯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못 뜬 안내데스크 직원, 9년치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됐다

근로시간 범위 — 휴게시간·대기시간·취침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5가지 판단 기준

근로계약서에 '휴게시간'이라 적혔어도 사용자 지휘·감독 아래 놓인 시간은 근로시간이다. 서울중앙지법 2021가단5062146 아파트 안내데스크 사건과 대전지법 2020나528 요양보호사 사건을 비교해, 대기·취침·교육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5가지 판단 기준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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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날아온 소장, 9년치 '점심시간' 청구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안내데스크를 맡은 A씨와 B씨. 두 사람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9년간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했다. 근로계약서엔 오전 30분, 오후 30분씩 '휴게시간'이 명시돼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그 1시간을 한 번도 제대로 쓴 적이 없었다. 로비 안내데스크를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부인이 들어오면 통제해야 했고, 택배가 오면 받아야 했고, 입주민이 카트를 놓고 가면 치워야 했다. CCTV 판독 요청도 수시로 들어왔다. 화장실도 못 가는 날이 많았다.

2020년 퇴직 후 두 사람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냈다. 9년치 미지급 임금, 연장근로수당, 퇴직금 차액 합계 약 3,000만 원. 법원은 두 사람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계약서에 '휴게시간'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근로시간이다(서울중앙지법 2021가단5062146).

사건의 전말 — 왜 법원은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봤나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계약서에 '휴게'라고 적혔더라도, 그 시간에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느냐가 문제다.

법원이 근거로 든 판례는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이다. "작업 중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기준이다. 그리고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은 휴게시간 여부를 ①근로계약 내용 ②취업규칙 ③단체협약 ④업무 내용 ⑤구체적 업무 방식 ⑥사용자의 간섭·감독 여부 ⑦휴게장소 구비 여부 등 7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하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구체적으로 따졌다. 안내데스크는 1인 배치로 교대 없이 운영됐다. 쉬는 공간(휴게실)이 별도로 없었다. 데스크를 비우면 외부인 출입 통제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사용자(위탁관리회사)도 이 사실을 알면서 시정하지 않았다. 계약서에 '휴게'라는 글자가 있어도 실질은 근로였다. 미지급 임금 약 1,500만 원씩, 공동 불법행위(보복성 발령)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인정됐다.

이긴 사건 vs 진 사건 — 같은 '휴게시간'인데 왜 결과가 달랐나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정반대 결론이 나온 사건이 있다. 공주의 한 요양원에서 근무한 요양보호사 C씨 사건(대전지법 2020나528)이다. C씨는 야간근무 15시간 중 취침 4시간을 포함한 6시간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어떤 차이가 결과를 갈랐을까.

구분인정된 사건 (서울중앙지법 2021가단5062146)기각된 사건 (대전지법 2020나528)
근로자 직종아파트 안내데스크 직원요양원 요양보호사
문제 된 시간오전 30분 + 오후 30분 (1일 1시간)야간 취침 4시간 포함 6시간 휴게
휴게장소 존재 여부별도 휴게실 없음, 데스크 이탈 불가취침실 있음, 실제 취침 가능
업무 지속 여부휴게 중에도 출입통제·택배수령·CCTV 판독 지속응급상황 외 별도 업무 지시 없음
사용자 감독 방식1인 배치로 상시 대기 강제야간 당직 체계로 순번 분리
법원 판단근로시간 인정 — 미지급 임금·수당·퇴직금 지급 명령근로시간 미인정 — 청구 기각

결국 쟁점은 하나였다. 그 시간 동안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느냐. 안내데스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고, 요양원 야간근무는 실질적으로 가능했다.

승패를 가른 핵심 — 5가지 판단 포인트

대법원 2014다74254 판결의 7가지 판단 기준 중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포인트는 다음 다섯 가지다.

  • ① 물리적 이탈 가능 여부: 근로자가 업무 공간을 실제로 벗어날 수 있는가. 안내데스크처럼 1인 배치라면 이탈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사정이 입증되면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 ② 업무 수행 실적의 존재: 휴게시간 중 실제 업무(배달 수령, CCTV 판독, 민원 응대 등)가 일어난 기록이 있는가. 메신저 기록, CCTV, 업무일지 등이 증거가 된다.
  • ③ 휴게장소 구비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가 실제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가. 취업규칙에 '휴게실'이 있어도 실제 사용이 불가능하면 형식에 불과하다.
  • ④ 교대·대체 인력 배치 여부: 휴게시간 동안 다른 사람이 업무를 대신하는 체계가 있는가. 대체 인력이 없는 구조라면 해당 시간은 사실상 근로다.
  • ⑤ 업무 지시·감독의 연속성: 사용자가 휴게시간 중에도 메신저·전화·인터폰 등으로 업무 지시를 내렸는가. 이런 지시가 있었다면 자유 이용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부산동부지원 2015가단11580 아파트 경비원 사건도 비슷한 구조다. 사용자 측이 "원고들이 근무시간에 자유롭게 사적으로 이용했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최저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포괄임금제로 계약했더라도 근로시간의 실질이 인정되면 최저임금 기준은 피할 수 없다.

실무 체크리스트 — 사용자·근로자가 바로 확인할 것

  • ☑ 취업규칙·근로계약서의 '휴게시간' 내용과 실제 업무 수행 간 괴리가 있는가
  • ☑ 1인 배치 근무자의 경우 교대 인력 없이 화장실·식사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인가
  • ☑ 야간 당직 근무의 '수면시간'이 응급상황 대기를 위한 것인지, 완전 자유시간인지 구분됐는가
  • ☑ 교육·훈련 참가를 사용자가 지시했는가, 아니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인가 (지시 → 근로시간)
  • ☑ 이동 시간 중 사용자의 지시를 받거나 업무 도구(차량·자재)를 조작하는가 (업무 이동 → 근로시간)
  • ☑ 포괄임금제로 계약했더라도 근로시간 총합이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가 — 연장·야간·휴일수당 미지급 리스크
  • ☑ 근로시간 분쟁 대비를 위해 출퇴근 기록, 업무 수행 기록(메신저·시스템 로그)을 보존하고 있는가
💼 위너스 인사이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이겁니다. "저희는 취업규칙에 휴게시간을 명시해 뒀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문서가 아니라 실질이 기준입니다. 고용노동청 근로감독이나 소송에서 사용자 측이 패하는 유형은 대부분 1인 배치·교대 인력 부재·자리 이탈 불가 구조인데 계약서에만 '휴게'라고 적어 둔 경우입니다. 특히 아파트 경비·안내데스크·요양보호사처럼 돌봄·보안 업종은 구조 자체를 재점검해 두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점심시간에 전화를 받으면 그 시간이 근로시간이 되나요?

단순히 전화 한 통을 받는 것만으로는 전체 점심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시적·반복적으로 업무 지시를 받고 이에 응해야 하는 구조라면 해당 시간 전체가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사용자 지시로 참여한 야간 교육, 근로시간에 포함되나요?

사용자가 참석을 지시한 교육·훈련은 근로시간에 해당합니다(근로기준법 제50조). 자발적 자기계발과 달리, 불참 시 불이익이 있는 교육은 소정근로시간 외에도 연장근로수당 청구 대상이 됩니다.

Q. 포괄임금제 계약이면 연장근로수당을 따로 청구할 수 없나요?

포괄임금제라도 실제 근로시간을 계산했을 때 최저임금이나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거나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경우 해당 부분은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Q. 야간 요양보호사 수면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응급 대응이 실제로 빈번했다는 기록, 별도 취침 공간이 없었다는 사정, 야간 당직 체계상 수시 업무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가 종합적으로 필요합니다. 요양원 구조와 실제 운영 방식이 핵심입니다.

Q. 이동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나요?

사용자의 지시로 이동하고, 이동 중 업무 지시를 받거나 업무 장비를 조작하는 경우에는 근로시간에 해당합니다. 반면 단순히 회사가 제공한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이동 시간은 일반적으로 근로시간이 아닙니다.

한 줄 정리: 근로시간의 경계는 계약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결정된다. 자유롭게 이탈할 수 없는 시간이라면 명칭에 관계없이 근로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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