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 2023-04-07 | 2022나2008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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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 판결 [사건] 2022나2008793 근로에 관한 소송 [원고,피항소인겸부대항소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담당변호사 김미지 [피고,항소인겸부대피항소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최현준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28. 선고 2019가합565552 판결 [변론종결] 2023. 3. 10. [판결선고] 2023. 4. 7. [주 문] 1. 제1심판결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부대항소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주위적 청구 원고는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9. 9. 2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5,584,58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예비적 청구 피고가 2019. 9. 24. 원고에 대하여 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원고 청구 표 '청구금액' 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표 '지급일자'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2022. 9. 2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6,122,00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이 법원에서 예비적 청구 중 금전 지급 부분의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2. 항소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 3.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금전 지급 부분을 예비적 청구취지의 금전 지급 부분과 같이 변경한다 (원고는 이 법원 제1회 변론기일에서 부대항소취지는 제1심에서 기각된 주위적 청구 부분, 예비적 청구 중 위자료 청구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제1심판결 주문 중 금전지급 부분을 변경하는 판결을 구하는 취지라고 분명히 하였다. 원고는 부대항소를 제기한 후 이 법원에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으므로, 부대항소취지를 위와 같이 해석한 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에 대하여 주위적으로 근로자 지위 확인과 이를 전제로 한금 전 지급 청구를, 예비적으로 근로계약 갱신거절 무효 확인과 이를 전제로 한금전지급 청구를 각각 하였다. 제1심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하고 예비적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한편, 원고는 제1심판결 주문 중 금전 지급 부분을 변경하는 판결을 구하는 취지로 부대항소를 한 후, 이 법원에서 예비적 청구 중 금전 지급 부분의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그러므로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은 예비적 청구 및 원고의 부대항소,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예비적 청구에 한정된다(다만, 예비적 청구 중 위자료 부분은 제1심에서 기각되었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나 부대항소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원고의 2022. 12. 15.자 청구취지변경 신청서에서는 청구취지에서 제외되기도 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 범위에서 제외된다). 2.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해당 부분(제3면 제1행부터 제4면 글상자 아래 제3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예비적 청구(원고의 부대항소 및 확장한 청구 부분 포함)의 요지 원고에게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무기계약직 근로자'라 한다)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 또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며 계약 종료 통보를 하였는데,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전환 거절 또는 갱신 거절로서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 다음날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과 그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4. 판단 가.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또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 인정 여부: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부정,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 긍정 1)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제8면 제6행부터 제14면 글상자 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별지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인정 여부: 부정 가) 관련 법리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피고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의 전환의무를 두고 있다거나, 원피고 사이에 일정한 요건 충족 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아래 각 사실 또는 사정은 갑 제2, 3, 4, 7, 8, 13, 16, 17호증(가지번호 있는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별도로 가지번호를 부기하지 않는 한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2012. 10. 이전에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일반직으로 전환할 기회를 부여한 바 있으나, 그 이후로는 일반직 전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갑 제7, 8호증에서도 일반직으로 전환이 가능하였던 계약직 근로자는 2012. 10. 이전에 채용된 직원에 한정되었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원고는 2012. 10.로부터 약 5년이 지난 2017. 9. 25.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갑 제2호증). (2)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피고의 인사팀 소속 직원 U과 사내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U은 원고의 무기계약직 전환 방법을 묻는 질문에 '공채 로 입사한 직원처럼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취지로 답하였다(갑 제4호증). (3) 원고가 지원하여 피고에 입사하게 된 2017. 7. 12.자 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에는 "업무성과에 따라 재계약 가능"이라 기재되어 계약 갱신에 관한 가능성만 언급되어 있을 뿐 무기계약직 전환 가능성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갑 제3호증). (4)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기를 전후하여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가 된 사람 중 어느 누구라도 무기계약직 전환이 되었음을 알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무렵 피고의 채용 담당자인 V 차장에게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하여 물었고, V으로부터 전화로 '일단 입사하면 (무기계약직 전환 등과 관련하여) 많은 길이 있을 것이다'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한다(원고의 2020. 7. 9.자 준비서면 제3면, 원고의 2023. 2. 22.자 준비서면 제8면). 그러나 원고가 V으로부터 위와 같은 답변을 들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들었다는 '많은 길'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의미한다는 것은 원고의 추측에 불과하다[오히려 V은 원고 주장을 부인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을 제15호증)]. (5) 원고는 피고가 계약직원의 근로조건, 근무환경 등 처우 개선을 위하여 원고와 같은 계약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현재 '2년 단위 재계약, 일반직 전환 가능'이라는 기재를 하여 무기계약직 전환 가능성을 비쳤다고 주장한다(원고의 2020. 7. 9.자 준비서면 제5면).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설문조사(갑 제8호증)의 '2년 단위 재계약, 일반직 전환 가능' 문구 뒤에는 "2012. 10. 재직 중 계약직 한정"이라는 문구가 병기되어 있어, 오히려 2017. 9. 25. 이 사건 근로계약을 맺은 원고가 무기 계약직 전환 기대권을 가질 수 없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6)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고용 형태에 관하여 '정규직'으로 기재하였음을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의 근거로 삼는다(원고의 2020. 7. 9.자 준비서면 제6면). 그러나 피고는 '정원 내 인력으로 상시적· 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통칭하여, 정규직'이라 하고(비정규직관리규정 제2조 제2호, 무기계약직 관리지침 제3조 제4호. 갑 제13, 16호증), '정규직'에는 별정직 근로자도 포함된다(직제규정 제9조 제1항. 갑 제17호증). 원고는 별정직 근로자인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되었지만 피고의 직제상 '정 규직'에 포함된다. 원고의 이 주장은 피고의 직제상 '정규직'이 통상의 정규직과는 뜻을 달리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3)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 인정 여부: 긍정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당연 퇴직된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원피고 사이에 형성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아래 각 사실 또는 사정은 갑 제2, 3, 4, 7, 8, 13, 15, 16, 17호증, 을 제1, 23, 28, 31, 35, 37, 3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가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식은 정원 내 인력(별정직)으로 채용하는 방식과 정원 외 인력으로 채용하는 방식이 존재한다(갑 제13, 15, 16, 17호증, 을 제1호증). 원고는 그중 상시적·지속적 업무를 담당하는 정원 내 인력인 계약직원갑류 (별정직)로 채용되었다(갑 제2, 3호증). (2) 이 사건 채용공고에는 "업무성과에 따라 재계약 가능"이라 기재되어 있다(갑 제3호증).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피고의 인사팀 소속 직원 U과 사내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U은 원고의 채용·고용 형태에 관하여 '정규직이지만 직종의 특성상 끊임없이 전문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근로 후 소정의 평가를 거쳐 큰 사유가 없을 시 계약 연장하는 형태이다'라는 설명을 들었다(갑 제4호증). (3) 피고의 해외사업본부 해외사업기획처에서 2018. 2.경 작성한 '해외사업 전문직원 처우개선 방안'에는 원고와 같은 '계약직원갑류(별정직)'로 채용된 근로자의 경우 신분 변동 없이 2년 단위로 재계약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갑 제7호증). 피고가 계약직원의 근로조건, 근무환경 등 처우 개선을 위하여 원고와 같은 계약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현재 '2년 단위 재계약을 하고 있다'는 설명을 전제로 개선방안을 묻고 있다(갑 제8호증). (4) 피고의 별정직 기간제 근로자 중 근로자가 갱신을 희망함에도 실제로 피고로부터 계약 갱신이 거절된 근로자는 매우 드물다. 피고는 2009. 1. 1.부터 2019. 10. 31.까지 총 128명의 별정직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였는데,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그중 피고의 갱신거절 의사로 계약갱신이 거부된 근로자는 원고를 제외하고 모두 8명 이고(을 제37호증), 그중 2명(을 제37호증 순번 108, 111번. 을 제38호증의 1, 4, 5)은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및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에 계약 갱신이 거절되었다. 또한 나머지 중 2명(을 제37호증 순번 73. 74번. 을 제31호증의 2, 3)은 상호 요구조건 불일치 또는 한시직제 폐지로 갱신이 거절된 것으로, 근로자가 그 조건 그대로의 갱신을 희망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직제 폐지라는 사정이 있었다. 또 다른 나머지 중 1명 (을 제37호증 순번 41번, 을 제23호증의 3)은 2회 갱신 후 3회째 갱신에서야 비로소 계약 갱신이 거절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시점 기준 원고와 같이 1회도 갱신되지 않은 채 종전 조건대로의 갱신도 거부당한 사례는 3명(=8명-2명-2명-1명)에 불과하다. (5) 비록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게 된 주된 계기는 피고의 G본부 산하 B에 'H'을 설치하고 D사업(이하 'D사업'이라고만 한다) 참여를 위하여 통번역 전문가 인력이 필요하였다는 것이기는 하나, 원고의 직무가 D사업에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피고 B는 2017. 4. 28. D사업 추진으로 회의체 전문통역, 문서번역 업무가 증가하고, D사업에 특화된 통번역 인력을 1명 추가하는 방향의 정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작성하였다(을 제35호증의 4). 그러나 피고 B가 2017. 5. 인사처에 실제로 송부한 'D사업 통번역 전문인력 채용 계획(안)'에는 'D사업 자료 및 회의 통번역, 행사 및 의전 담당'뿐 아니라 '해외W사업 신규개발 및 수주 추진 업무', '기타 사내 영어 통번역 업무 필요 시 지 원'도 채용될 인력의 '주요 역무'로 기재되어 있었다(을 제28호증). 그에 따라 이 사건 채용공고의 '직무 내용'에도 'D사업 통번역, 감수, 자료준비'뿐 아니라 '해외W사업 신규 개발 및 수주 추진 업무', '기타 사내 영어 통번역 업무 지원 등'이 병기되어 기재되었다(갑 제3호증). 원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고용계약서'에도 원고의 담당 업무가 '통번역 업무(해외사업 통번역, 감수, 신규개발·수주추진 업무 등)'로 폭넓게 기재되어 있다(갑 제2호증). 그러므로 D사업이 2018. 11.경 중단되었다고 하여(을 제35호증의 6),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가 소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D사업 외에 다른 직무인 통번역 업무도 잘 소화하여 피고의 해외사업 추진 업무에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합리적 이유 긍정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가 2019. 7.경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9. 9. 24.자로 종료된다고 통보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아래 각 사실 또는 사정은 갑 제3, 11, 22. 30, 41, 43, 48, 49, 67호증, 을 제2, 3, 4, 6, 8, 14, 16, 25, 26, 28, 29, 30, 34, 35, 39, 41, 42, 43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 증인 Q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게 된 주된 계기는 D사업이었다. 피고 B는 2017. 4. 28. D사업 추진으로 회의체 전문통역, 문서번역 업무가 증가하고, D사업에 특화된 통 번역 인력을 1명 추가하는 방향의 정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작성하였고(을 제35호증의 4), 그에 따라 피고는 원고를 채용하였다. 피고 B가 2017. 5. 인사처에 송부한'D사업 통번역 전문인력 채용 계획(안)'뿐만 아니라 이 사건 채용공고에도 채용될 통번 역 전문인력의 주요 역무 또는 직무 내용의 첫머리에는 'D사업 자료 및 회의 통번역, 행사 및 의전 담당' 또는 'D사업 통번역, 감수, 자료준비'가 기재되어 있다(갑 제3호증, 을 제28호증). 원고는 피고 입사 직후부터 2018. 1. 무렵까지는 주로 D사업 관련 업무를 맡았다가, 아래와 같이 원고가 2017. 12. 18. 및 같은 달 19. 'S(이하 "S"라고만 한다)' 제1차 회의에서 미흡한 통역을 보여 Tol 원고 대신 그 통역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원고는 점차 D사업 이외의 업무도 담당하게 되었다(갑 제30호증). 비록 원고에게 D사업 외에 다른 직무도 부여되기는 하였으나, 이와 같은 원고의 채용 경위·채용 직후 원고가 주로 맡은 업무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주로 기대하고 부여한 업무는 D사업 관련 업무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D사업은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중인 2018. 10. 또는 같은 해 11. 무렵 영국 정부의 정책 변경, D사업의 사업권을 소유하던 일본 기업 X의 사업 청산 발표 등을 이유로 무기한 중단되었다(을 제35호증의 6). 그에 따라 B에 설치되었던 H은 해체되고, D사업 업무를 하던 인력은 그 무렵 다른 사업을 담당하는 업무로 재배치되었다(을 제29호증). 원고 역시 2018. 10. 19. C로 파견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일인 2019. 9. 24.까지 그곳에서 D사업과 관련 없는 업무에 종사하였다(갑 제30호증, 을 제30호증). 나아가 피고는 D사업의 재개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 2020. 6. 3. B의 통번역사 정원(이 사건 근로계약으로 원고를 고용하게 된 정원)을 회수하였다(을 제6호증). 갑 제67호증은 '피고가 영국에서 고위급 면담을 통하여 한국형 W 세일즈를 한다'는 기사로, 원고가 채용된 계기였던 D사업과는 사업 추진 방식과 구체화 정도가 전혀 달라 피고가 D사업을 재개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밖에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도 피고가 D사업을 재개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처럼 원고를 채용하게 된 주된 계기이자 원고가 주로 수행하던 업무인 D사업이 무기한 중단되어 재개 가능성이 희박하고, 원고가 일하던 H이 해체되어 원고는 더 이상 채용의 계기가 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의 배경 사정, 원고의 지위와 담당 직무 내용 등이 중요하게 변경되었다. 나) 원고가 수행한 D사업 관련 통역 업무도 피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흡하였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D사업 관련 업무를 주된 직무로 채용되었고, 그에 따라 S 회의도 원고가 통역하게 되었다. S 회의는 피고가 X로부터 D사업을 인수하기 위하여 조직한 '우리나라와 영국 간 정부 차원의 협의 채널'로, D사업의 참여 선 결조건, 위험 경감 방안 등을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이다(을 제4, 41호증). 원고는 2017. 12. 18. 및 같은 달 19. S 제1차 회의에서 통역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을 제34호증). 이로 인하여 원고는 S 회의 통역에서 배제되어, Y사업 등 다른 업무를 담당하던 T이 S 제2차 내지 제5차 회의에서 통역을 담당하게 되었다(을 제4호증). T의 사우디 출장으로 원고는 S 제6차 회의의 통역을 맡았으나(을 제4, 8호증), 원고는 2018. 10. 17. S 제6차 회의에서 영국 관계자의 말을 일부 누락하거나 오역하고, 우리나라 관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법과 사리에 맞지 않게 통역하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의 요구로, 회의 중간에 산업통상자원부 측 통 역사가 원고의 역할을 대신하여 통역하였다(을 제42, 43호증, 제1심법원 증인 Q의 증언). 원고는 S 제1차 회의 당시가 피고에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해외 W사업과 관련한 전문적 통역 업무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는 원고가 피고에 D사업을 주 업무로 입사하여 꾸준히 D사업 관련 업무를 맡은 지 약 3개월 후로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의 이러한 주장으로는 원고가 S 제6차 회의에서 보인 부족한 통역 업무 수행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처럼 원고는 자신이 미흡한 통역을 보인 S 제1차 회의 이후로는 D사업과 관련하여 통역 업무를 맡지 못하고 주로 번역 업무를 하다가(갑 제30호증), T의 출장으로 맡게 된 S 제6차 회의에서는 회의 중간에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의 요구로 다른 통 역사가 원고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으로 맡겨진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였음을 뜻한다. 다) 원고에 대한 업무평가도 좋지 않다. 피고의 C 계약관리실장 R과 같은 실부 장 Q은 원고에 대한 '성과평가표'를 작성하면서 계약연장 여부' 항목의 '계약종료'란에 체크를 하였고(을 제2호증),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이 거절되었다. 위각 성과평가표는 '직무수행 내용' 6개 항목과 '직무수행 태도' 2개 항목에 대하여 각 S, A, B, C, D 등급 중 하나를 부여하여 근로자의 직무수행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R은 위 8개 항목에 전부 B 등급을 부여하였고, Q은 2개 항목에 S 등급을, 5개 항목에 A등급을, 1개 항목에 B 등급을 부여하였다. R은 위 성과평가표의 '정성적 성과평가'란에 '업무처리 능력은 보통이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 조직 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이라고 기재하였고, Q은 같은 란에 '업무처리 능력은 보통이나,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 통번역 의뢰에 친절히 응하고 있으나, 일부 사용부서 불만 있음'이라고 기재하였다(을 제2호증). 원고가 C로 파견되기 전까지 소속되어 있던 B에서도 원고에 대하여 "업무실 적 및 성과평가 종합 고려 시 역량 미흡으로 계약 미연장이 타당"이라는 의견을 제시 하였다(을 제3호증). 원고가 받은 성과평가표는 계약이 갱신된 다른 근로자가 받은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실제 계약 갱신이 이루어진 피고의 별정직 근로자 중 10명에 대한 성과평가표에는 '직무수행 내용' 및 '직무수행 태도'에 관한 평가등급이 S등급 또는 A등급으로만 기재되어 있다(을 제16호증). 원고가 받은 성과평가표는 그 자체만으로 놓고 보면 각 항목이 S, A, B 등급으로 평가받아 평균 이상으로 보일지 모르나, 별정직 계약 갱신에 관하여 피고에 만연한 온정주의적 평가 관행(을 제14호증, 제1심법원 증인 Q의 증언), 실제 계약 갱신이 이루어진 피고의 별정직 근로자들이 받은 성과 평가표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받은 성과평가는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R 보다 더 좋은 평가를 주었던 Q 역시 제1심법원에서 '피고 공사에서 근로자가 계약 갱신, 승진 등이 되기 위해서는 성과평가에서 S 등급을 모두 받아야 한다. 원고는 업무역량이 부족하여 S 등급을 줄 수 없었지만 어차피 A 등급이나 B 등급을 준다는 것 자체가 인사 평정을 나쁘게 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계약 갱신 여부에 영향이 크지 않은 두 부분에서 S 등급을 주고 나머지 부분은 A 또는 B 등급을 주었고 그것이 소속 직원에 대한 상사로서의 배려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제1심법원 증인 Q의 증언 녹취서 제11, 12, 16, 18면). 한편 원고는 성과평가표 작성과 관련한 내부 기준을 마련해두고 있지 않아 각 성과평가표에 기재된 원고에 대한 평정이 객관성·합리성· 공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성과평가표는 근로자가 계약 기간 이행한 직무수행 내용, 직무수행 태도의 각 세부항목을 나누어 5단계 평가를 하고 있고, 정성적 성과평가 항목을 통하여 주관식 평정도 가능하도록 열어두고 있으므로(을 제2, 16, 39호증) 특별히 객관성·합리성·공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피고 인사관리규정에서 정한 연 1회 업적평가와 역량평정이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탓하 나(원고의 2023. 2. 22.자 준비서면 제42면), 이는 피고의 연간 업적평가와 역량평정 기준일 당시 원고가 소속 처(B 또는 C) 근무기간이 2개월 이상 되지 않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으로(을 제25, 26호증) 원고에 대한 업적평가와 역량평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규정상 근거가 있다. 라) 원고는 피고가 1 2019. 10.경 해외사업 분야 채용형 인턴 선발모집 공고, 2 2019. 10. 영어 통번역사 채용공고 및 2020. 10.경 5차 전문계약직 채용 공고, 3 2021. 9.경 2021년 3차 개방형 직위 및 전문계약직 모집 공고 등을 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할 경영상 또는 운영상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1 공고는 신입사원을 인턴으로 선발한 후 근무평가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원고가 지원하였던 이 사건 채용공고와는 선발 형태, 근무 조건, 직무, 급여 수준 등이 크게 차이난다(갑 제11호증). 위 2 공고는 C 소속 통역사인 F의 육아휴직 및 사직에 따라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으로(갑 제22, 41호증), 당초 원고가 채용된 D사업 직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위 3 공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 지 2년 후에 등록한 채용공고일 뿐만 아니라(갑 제48, 49호증), 피고의 통역사 직원 Z의 사직으로 그 결원을 보충하는 공고로 보인다.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게 된 주요 계기이자 원고에게 주로 수행할 것을 기대하였던 업무인 D사업이 무기한 중단되어 재개 가능성이 희박하고 원고가 일하던 H이 해체되었다는 점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할 경영상 또는 운영상 필요에 해당한다. 마) 원고는 피고의 여러 부서에서 통번역 의뢰가 끊이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원고의 업무처리가 미흡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원고의 2023. 2. 22.자 준비서면 제30면). 원고는 피고 입사 직후부터 2018. 1. 무렵까지는 주로 D사업 관련 업무에 집 중하다가, 원고가 S 제1차 회의에서 미흡한 통역을 보여 T이 원고 대신 그 통역 업무를 수행하게 된 이후로는 AA 등 기타 업무를 일부 수행하다가, C 파견 이후에야 비로소 C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갑 제30호증). 원고의 C 파견은 H 해체에 따라 원고의 주된 고유 직무가 없어진 터에 마침 C의 AB 통역사(F 통역사의 육아휴직 대체인력)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C의 요청이 있었기에 이루어진 것으로(갑 제43호증), 당시 C에는 원고 외에는 통번역 전문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원고의 통번역 업무 결과가 미흡하다 하더라도 이를 수행할 다른 인력이 없어 원고에게 통번역 업무를 맡길 수밖에 없었으므로, C에서 지속적으로 원고에게 통번역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는 것이 원고의 업무성과를 높이 산 결과라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의 C 상사 Q은 원고에게 통번역 업무를 의뢰한 사람으로부터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불만, 부정적 의견을 많이 받았다고 증언하였다(제1심법원 증인 Q의 증언 녹취서 제12면). 다. 소결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피고가 2019. 7.경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9. 9. 24.자로 종료된다고 통보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5. 결론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임금과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다. 제1심판결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부대항소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예비적 청구도 모두 기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