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 2022-05-27 | 2021고합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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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의 해석 및 직장 내 괴롭힘 증거 수집을 위한 녹음의 정당행위 인정 여부 #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의 해석 및 직장 내 괴롭힘 증거 수집을 위한 녹음의 정당행위 인정 여부
결과 요약
- 피고인의 녹음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거나, 설령 해당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를 선고함.
사실관계
- 피고인은 2020. 6. 9. 및 2020. 6. 12. 뮤지컬단 연습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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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제1형사부 판결 [사건] 2021고합119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피고인] C [검사] 이혜원(기소), 김은오(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김덕현 [판결선고] 2022. 5. 27.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여서는 아니 된다. 1. 2020. 6. 10.경 범행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6. 9. 12:00경부터 13:00경까지 경기 파주시 D에 있는 E센 터 F 연습실에서 뮤지컬단의 문제점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소형녹음기를 연습실에 두고 외출하여, G, H, I, J, K, L, 성명불상 남성 1명의 대화를 녹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였다. 2. 2020. 6. 12.경 범행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6. 12. 11:00경부터 11:10경까지 경기 파주시 D에 있는 E 센터 F 연습실에서 뮤지컬단의 문제점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소형녹음기를 연습실에 두고 밖으로 나가, M, G, L, N, O, 성명불상 남성 1명, 성명불상 여성 1명의 대화를 녹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이 녹음한 대화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공연히 이루어진 것이므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피고인은 피고인에 대한 괴롭힘, 성희롱 발언을 녹음하려 하였을 뿐 피고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단원들이 하는 대화를 녹음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서 녹음기를 끄는 것을 깜빡하였을 뿐 고의로 녹음을 한 것이 아니다. 다. 피고인은 직장내 괴롭힘 및 성희롱에 관한 증거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녹음을 한 것이므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피고인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의 해석 가)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17847 판결 등 참조). 나) 통신비밀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통신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법 제16조 제1항에서 위 규정에 위반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다) 앞서 본 법리에 위 규정의 문언, 내용, 체계,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공연히 이루어진 대화는 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1)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공연히 이루어진 대화는 타인이 이를 쉽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 대화당사자들의 감수 내지 용인의 의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규범적으로 대화당사자들에게 이러한 대화를 타인에게 공개하지 않겠다거나 비밀로 하겠다는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 (2) 법 제16조 제1항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한 자도 처벌하고 있는데, 대화당사자들이 제3자가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관련하여, 제3자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대화가 공개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해석하게 되면, 제3자가 대화당사자들의 근처 혹은 면전에서 우연히 대화를 듣게 된 경우에도 위 규정에 따른 처벌이 가능하다는 부당한 결론이 도출된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제3자가 대화를 단순히 청취하는 것을 넘어 녹음하는 경우에는 대화당사자들의 대화의 자유 및 비밀이 침해될 가능성이 커지기는 하나, 위 규정이 대화를 청취하는 행위와 녹음하는 행위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두 경우의 구성요건을 달리 해석하기는 어렵다. (3) 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간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존 재하나(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도15616 판결 등 참조), 이는 모두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서만 청취 또는 녹음이 가능한 비밀의 대화에 관한 사안으로서, 누구나 쉽게 그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공연히 대화가 이루어진 경우에 적용될 것은 아니다. 2) 이 사건에의 적용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공소사실 기재 일시·장소에서 이루어진 대화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공연히 이루어진 대화로 봄이 상당하고, 위 대화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위 대화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검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G, H, I, J, K, L, 성명불상 남성 1명 등 총 7명의 대화를, 제2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M. G, L, N, O, 성명불상 남성 1명, 성명불상 여성 1명 등 총 7명의 대화를 각 녹음하였다는 취지로 공소제기를 하였다. 그러나 위 일시·장소에서 위 7명이 모두 계속하여 대화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 몇몇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대화와 무관하게 연습실에서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이 녹음한 것은 위 7명의 대화가 아니라 연습실 내에서 이루어진 산발적인 대화들이고, 이러한 대화의 대화자들은 연습실에 있으면서 대화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다른 단원들이 그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 그 대화내용을 듣는 것을 용인하고 있었다. 나) 위 연습실은 P단체 단원들(연출자를 포함하여 총 15명)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수시로 출입이 가능한 공개된 장소이고, 단원들이 연습을 하거나 일상적 대화를 나누는 공간일 뿐 내밀한 대화가 오갈만한 곳이 아니다. 연습실에서의 대화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정(P단체 단원)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역시 P단체 단원으로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녹음이 이루어진 시간을 전후하여 연습실에 함께 있다가 점심식사 등을 위하여 잠시 자리를 비운 것뿐 이다(공소사실 제2항은 피고인이 약 10분간 자리를 비운 것을 전제로 기소되었는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가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운 것뿐이다). 나. 정당행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참조). 2) 설령 피고인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피고인은 경찰 조사 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P단체 내에서의 직장내 괴롭힘, 성희롱 등 문제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녹음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증인 0 역시 이 법정에서 '뮤지컬단 내부의 직장 내 갑질, 언어폭력, 성희롱 등 사례가 많이 있었다, 연습실 내에서 폭언과 욕설, 강압적인 분위기 조성으로 인하여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다, 그러한 문제점들은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P단체의 연출자나 일부 단원들은 직장내 괴롭힘 등 문제로 인하여 사직하거나 징계를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예술단 내의 부조리에 대한 증거확보 및 단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녹음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나)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2019. 2.)'에서도 증 기획보 방법으로서 녹음을 예시로 들고 있다. 피고인은 주로 자신이 연습실에 함께 있는 동안 단원들 사이에 오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고, 녹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자리를 이탈하였을 뿐이며 자리를 이탈한 시간도 비교적 길지 않다. 다) 피고인이 녹음으로서 보호하려고 한 법익은 피고인을 비롯한 단원들의 인격권 및 안정적인 근로환경 등이고,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은 대화자들의 대화의 비밀과 자유이다. 그런데, 대화 장소가 단원들 모두에게 공개된 장소인 연습실이었고, 단원들이 연습을 하거나 일상적 대화를 나누는 공간일 뿐 내밀한 대화가 오갈만한 곳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녹음행위로서 보호하려고 한 법익이 침해된 법익에 비하여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라) 연습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언어폭력, 성희롱 등의 경우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녹음기를 켜두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