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성 질의 138건, 결론은 10건뿐 — 갈린 기준은 "시설"
판단지원위가 인정한 3곳은 모두 원청이 시설을 직접 쥔 경우였다
고용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들어간 사용자성 질의 138건 중 결론이 난 건 10건, 그중 인정은 3건이다. 국세청·aT·예수병원유지재단 등 인정 사례의 공통점과 한국장학재단이 불인정된 이유를 비교해 노조법 제2조제2호 후문 "그 범위에서"의 실제 적용선을 짚었다.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는데 상대가 "나는 사용자가 아니다"라고 하면, 그 다툼을 누가 가려줄까. 고용노동부가 그 역할로 만든 위원회에 질의가 138건 들어갔는데, 인정이든 불인정이든 결론이 난 건 10건뿐이다. 그런데 정작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10이 아니라 3이다 — 인정된 세 건이 전부 같은 조건을 공유하고 있다.
무슨 일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시행 과정의 혼선을 줄이겠다며 2026년 2월 24일 노동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단체교섭 판단 지원 위원회」를 만들었다. 단체교섭 관련 해석 요청은 모두 170건 접수됐고, 그중 원청이 사용자인지를 묻는 사용자성 질의가 138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자문을 거쳐 인정이든 불인정이든 결과까지 회신한 것은 10건뿐이다. 남은 128건 가운데 기사가 행방을 밝힌 것은 40건이다.
- 3건 — 7월에 위원회가 열렸는데 두 달째 결과 통보가 없다
- 19건 — 같은 사건이 노동위원회에 올라가 있어 위원회가 손을 떼고 종결했다
- 18건 — 신청인이 스스로 취하했다
그러면 88건이 남는다. 기사는 이 88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위 세 묶음을 사용자성 질의 138건 안에서 센 것인지 전체 해석 요청 170건 기준으로 센 것인지가 기사에 분명하지 않아, 88이라는 숫자도 확정값은 아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2026년 9월 15일 기준)를 조선일보가 2026년 10월 3일 단독 보도했다. 처리된 10건 가운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일부 인정한 것은 3건, 인정하지 않은 것은 7건이다.
왜 중요한가 — "그 범위에서"가 실제로 어디까지인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2호 후문(시행 2026-03-10)은 이렇게 정한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근로조건을 실제로 정할 힘이 있는지)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조문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그 범위에서"다.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더라도 모든 교섭 사항에 대해 통째로 사용자가 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지배·결정하는 항목에 한정해서만 사용자가 된다는 뜻이다. 이 조문이 시행되고 반년 넘게 지났지만 "그 범위"가 실제로 어디까지인지 보여준 사례는 많지 않았다. 판단지원위가 처리한 10건, 그중 인정된 3건이 지금까지 나온 가장 구체적인 참고선이다.
| 인정 사례 | 위탁·하청 구조 | 인정된 항목 | 인정 근거 |
|---|---|---|---|
| 국세청 | 콜센터 위탁 | 작업환경·감정노동자 보호 | 장소·시설·장비·전산망을 국세청이 직접 관리 |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 자회사 | 산업안전보건 | 자회사 근로자의 안전 관련 시설·체계를 공사가 운영 |
| 예수병원유지재단 | 청소 하청 | 산업안전·휴게실 사용 | 휴게실 등 시설을 재단이 직접 관리 |
셋의 공통점은 또렷하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는 하나같이 산업안전·작업환경·휴게시설처럼 원청이 물리적 기반(장소·장비·전산망·휴게실)을 직접 쥐고 있는 영역이었다. 임금·인사처럼 통상적인 근로조건 전반이 아니라, 원청이 실제로 손에 쥐고 있는 부분만 사용자로 인정됐다는 뜻이다.
이 구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건 국세청과 한국장학재단의 갈림길이다. 둘 다 콜센터 업무를 위탁했는데 결론이 정반대로 나왔다.
| 구분 | 국세청 (인정) | 한국장학재단 (불인정) |
|---|---|---|
| 업무 형태 | 콜센터 위탁 | 콜센터 위탁 |
| 시설 운영 | 장소·장비·전산망을 국세청이 직접 관리 | 수탁업체가 외부 건물을 직접 임차해 상담시설 운영 |
| 원청의 관여 | 물리적 작업환경을 직접 통제 | 상담 지침 제공, 서비스 평가만 수행 |
| 판단 | 작업환경·감정노동자 보호 범위에서 사용자성 인정 | 통상적인 원·하청 관리 범위로 보아 불인정 |
갈린 지점은 결국 "시설을 누가 쥐고 있나"였다. 지침을 주고 평가를 하는 정도는 원·하청 거래에서 흔히 있는 관리 행위로 봤고, 그것만으로는 사용자성의 근거가 되지 못했다. 반면 공간과 장비, 전산망을 원청이 직접 소유·운영하면 그 범위 안에서는 지배·결정의 지위가 있다고 본 것이다. 경기도·광주시·아산시 사례도 같은 결로 불인정됐다 — 산하·수탁기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다만 이 결과를 "원청은 산업안전만 책임지면 된다"거나 "시설을 안 쥐고 있으면 사용자가 아니다"로 일반화하는 건 과잉 해석이다. 지금까지 쌓인 인정 사례가 산업안전·시설관리 쪽에 몰린 이유는 그 분야가 눈에 보이는 물리적 지배 여부를 가장 가리기 쉽기 때문이지, 법이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그 분야로 제한해 둔 것은 아니다. 임금 교섭이나 인사 관련 사항에서도 원청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점이 확인되면 같은 논리로 인정될 수 있다. 또한 판단지원위는 노동부의 행정해석을 돕는 자문기구일 뿐, 노동위원회 판정이나 법원 판결처럼 분쟁을 법적으로 확정하는 기관이 아니다. 여기서 나온 인정·불인정은 참고선이지 최종 결론이 아니다.
실무가 지금 볼 지점
- 대상 — 위탁·자회사·하청 구조를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면 지금 바로 해당한다.
- 행동 — 근무 장소·설비·전산망·휴게실 같은 물리적 기반을 누구 명의로, 누가 비용을 대고, 누가 관리·통제하는지를 항목별로 문서로 정리한다. 수탁업체가 직접 공간을 임차·운영하는지, 원청이 지침 전달과 평가만 하는지도 구분해 둔다.
- 판단 — 원청이 직접 쥔 항목이 있다면 그 범위에서는 교섭 요구에 "사용자가 아니다"로만 대응하기 어렵다. 반대로 시설은 수탁업체 소유이고 원청은 지침·평가만 했다면 한국장학재단 사례가 참고가 된다. 다만 둘 다 아직 하급 판단일 뿐, 노동위·법원 단계에서 뒤집힐 여지는 남아 있다.
자문 현장에서 위탁 구조를 가진 사업장에 사용자성 문제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그럼 우리도 교섭 대상이 되는 거냐"다. 그런데 실제로 따져보면 임금·인사는 수탁업체가 전적으로 처리하는데 정작 전산망이나 작업공간만 원청 명의로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전산망·공간 하나 때문에 그 범위에서만 사용자성이 걸릴 수 있다는 걸 사전에 짚어두면, 막상 교섭 요구가 들어왔을 때 "전부 아니다"나 "전부 맞다"가 아니라 항목별로 대응선을 그릴 수 있다.
전망
이헌승 의원은 "노란봉투법의 혼선을 줄이겠다던 판단 지원위원회가 처리 지연 등으로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질의 138건 중 결론이 난 게 10건, 그중 인정은 3건뿐이라는 숫자는 판단지원위가 아직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동위원회로 넘어가 종결된 19건이 보여주듯, 결론이 늦어지면 결국 분쟁은 더 무거운 절차로 옮겨간다. 시설·장비 중심으로 쌓인 지금의 인정 사례가 앞으로 임금·인사 영역까지 확장될지, 아니면 산업안전 범위에 머물지는 추가로 처리될 사건들을 지켜봐야 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판단지원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하면 법적으로 확정되나요?
아니다. 판단지원위는 노동부 행정해석을 돕는 자문기구로, 노동위원회 판정이나 법원 판결 같은 법적 확정력이 없다.
Q.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임금 교섭도 해야 하나요?
아니다. 노조법 제2조제2호 후문은 지배·결정하는 "그 범위에서만" 사용자로 본다. 지금까지 인정된 3건은 모두 산업안전·시설관리 범위였다.
Q. 콜센터를 위탁한 사업장은 모두 사용자성이 인정되나요?
아니다. 국세청은 인정, 한국장학재단은 불인정됐다. 차이는 시설(장소·장비·전산망)을 원청이 직접 관리하는지 여부였다.
Q. 사용자성 질의가 들어가면 얼마나 걸리나요?
처리 속도는 사건마다 다르며 일부는 7월 개최 후 두 달째 결과가 안 나온 경우도 있다.
Q. 노동위원회에 사건이 걸려 있으면 판단지원위에 질의할 수 없나요?
질의는 가능하지만, 같은 사건이 노동위 심리 중이면 판단지원위는 종결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출처: 조선일보 「[단독] 노란봉투법 사용자성 질의 138건… 판단위가 결론 낸 건 10건」(2026-10-03)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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