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기관인데…노동부 안에서도 괴롭힘 71건, 조사는 누가 했나
5년간 신고 71건 중 인정 27건, 징계는 경고·주의가 대부분 —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조사의무는 지켜졌나
고용노동부 본부·지방관서에서도 2021~2025년 직장 내 괴롭힘이 71건 신고됐고 27건이 인정됐다. 징계는 대부분 경고·주의에 그쳤다. 조사 의무를 정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과 노동부의 셀프조사 방지 대책을 통해 사업장이 놓치기 쉬운 조사 절차의 맹점을 짚는다.
직장 내 괴롭힘을 감독하고 예방 정책을 만드는 곳, 바로 고용노동부다. 그런데 그 노동부 안에서 최근 5년간 신고된 괴롭힘 사건이 71건이라면 어떨까. 2026년 9월 23일 한겨레 보도로 확인된 숫자다. 감독 기관도 못 피한 문제라면, 일반 사업장의 조사 절차는 지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무슨 일 — 71건, 그리고 인정된 건 27건뿐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노동부 본부와 지방관서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71건이다. 여기에 산하기관 신고 77건을 더하면 5년간 148건이 노동부 조직 안에서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부당한 업무지시, 부적절한 언행·행위, 비인격적 대우, 근무평가 불공정 등으로 사업장에서 흔히 보는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인정 비율과 처분 수준이다. 본부·지방관서 신고 71건 중 실제 괴롭힘으로 인정된 건 27건에 그쳤고, 산하기관은 77건 중 11건만 인정됐다. 인정된 사건에 내려진 조치도 정직·감봉·견책 같은 중한 징계는 7건뿐이었고, 나머지 20건은 경고나 주의 수준에 머물렀다. 박지혜 의원은 "괴롭힘을 감독해야 할 노동부마저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통계가 나온 배경에는 전체 사업장의 신고 폭증이 있다. 2021년 7,774건이던 전국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2025년 16,373건으로 5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57%를 차지한다. 신고는 급증하는데 조사·인정 절차가 감독 기관 안에서도 헐겁게 돌아간다면, 인력과 절차가 더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왜 중요한가 — 조사 의무는 이미 법에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가 해야 할 일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시행 2026년 8월 20일 현행 조문 기준, 2021년 4월 13일 개정)에 명시돼 있다. 신고를 접수하거나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 조사(공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실시해야 한다(제2항). 조사 기간 동안에는 피해근로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을 해야 하고, 이 조치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서는 안 된다(제3항).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 요청에 따른 보호조치(제4항)와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제5항)를 지체 없이 해야 한다. 이 모든 절차에서 신고자·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별도로 제재 대상이 된다(제6항).
노동부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2026년 7월 2일 발표한 대책에서 사용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 조사 과정에서 그 사용자를 배제하도록 권고하는, 이른바 셀프조사(가해자로 지목된 사용자가 자기 사건을 조사하는 상황) 방지 방안을 내놨다. 조사위원회의 기피·회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조사 결과와 판단 근거를 신고인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권고했으며,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한국고용노동연구원과 함께 무료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방노동관서의 괴롭힘 판단전문위원회 운영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조문상 조사 의무는 이미 있었지만, 정작 그 조사를 누가 얼마나 공정하게 했는지가 관건이라는 점을 노동부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한편에서는 이런 통계 공개가 과도한 낙인찍기라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신고가 곧 괴롭힘 확정이 아니고, 인정률이 낮다는 것을 "조사가 부실했다"로만 해석하면 조사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신고 문턱이 낮아진 결과 애매한 사안까지 접수되면서 인정률이 자연히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번 통계는 인정률 자체보다 인정된 사건의 처분 수준이 경고·주의에 쏠려 있다는 데서 더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실무 주목 포인트
| 구분 | 확인할 것 | 판단 기준 |
|---|---|---|
| 조사 주체 |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조사위원회나 인사팀 결정 라인에 포함돼 있는지 | 포함돼 있으면 즉시 배제하고 외부 위원 또는 제3자를 투입한다 |
| 조사 절차 | 신고 접수부터 조사 착수까지 걸린 기간, 피해자 보호조치(근무장소 변경·유급휴가) 시행 여부 | 제76조의3 제2항·제3항이 요구하는 '지체 없이'가 실제로 지켜졌는지 날짜로 남긴다 |
| 처분 수준 | 인정된 사건에 대한 징계가 경고·주의에 그쳤는지, 정직·감봉 등 실질 조치로 이어졌는지 | 처분이 경고·주의에만 머물면 재발 시 '조사는 했으나 조치는 형식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
자문 과정에서 자주 보는 장면은, 신고가 들어왔을 때 인사팀장이나 대표가 조사위원회에 그대로 앉아 있는 경우다. 본인이 가해자로 지목되지 않았어도 조사 대상자와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 나중에 '조사가 공정했는가'라는 질문이 반드시 따라온다. 조사 결과가 뒤집히는 사건의 상당수는 조사 절차 자체의 공정성 문제에서 시작된다.
전망 — 조사 주체와 처분 수준이 다음 쟁점
이번 통계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조사 의무를 법으로 정해둔 지 5년이 넘었는데, 감독 기관조차 조사 주체의 독립성과 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노동부가 내놓은 셀프조사 방지, 조사위 기피·회피 절차 명확화 같은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지는지가 다음 관찰 지점이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은 조사위원회를 꾸릴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무료 예방교육이 형식적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외부 조사 자원 연결로 이어지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신고 건수가 계속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하면, 조사 절차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사업장은 다음 분쟁에서 '조사는 했지만 공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동부 내부 괴롭힘 신고는 왜 인정률이 낮았나요?
5년간 71건 중 27건만 인정됐다. 신고 문턱이 낮아진 영향과 조사 절차의 엄격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Q. 사용자가 가해자로 지목되면 조사를 직접 해도 되나요?
안 된다. 노동부는 2026년 7월 대책에서 이런 '셀프조사'를 배제하도록 권고했다.
Q. 사업장은 괴롭힘 신고를 받으면 언제까지 조사해야 하나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따라 인지 즉시, 지체 없이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Q. 조사 결과 괴롭힘이 인정되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나요?
피해자 요청에 따른 보호조치와 행위자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지체 없이 해야 한다.
Q. 50인 미만 사업장도 조사위원회를 따로 꾸려야 하나요?
법상 별도 위원회 규정은 없지만, 노동부는 소규모 사업장에 무료 예방교육과 판단전문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출처: 한겨레 「[단독] 노동부에서도 5년 간 직장 내 괴롭힘 71건 접수돼」(2026-09-23) 링크
출처: 뉴스핌 「'직장 내 괴롭힘' 5년간 2배 껑충…노동부 "셀프조사 금지"」(2026-07-02)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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