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 | 1990-05-01
사건번호: 중노위89부노280
제1. 당 위원회가 인정한 사실
1. 당사자
가. 재심신청인 이×희(이하 "신청인"이라 한다)는 재심피신청인이 경영하던 ○○병원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동 노동조합원 61명과 함께 1989.10.31 해고된 자이다.
나. 재심피신청인 배×수(이하 "피신청인"이라 한다)는 두서지에서 근로자 107명을 고용하여 의료업 ○○병원을 경영하다가 1989.10.30 폐업한 자이다.
2. 관련된 사실
가. 신청인은 1988.5.7 당시 의사를 제외한 ○○병원 종업원 97명 중 61명과 함께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동 노동조합의 위원장에 피선되었는데, 이를 알게 된 피신청인이 다음날(1988.5.8) 전 직원을 지하식당에 모이게 하여 "여러분의 요구조건은 다 들어줄테니 노동조합을 해산하라"고 종용하였고, 같은 날 오후부터 며칠을 두고 노조원들을 개별 접촉하여 노조탈퇴를 강하게 종용한 사실.
나. 피신청인이 1988.5.11경 중환자실에서 야간 근무중이던 신청인을 외래 산부인과로 불러서 노조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노동조합을 해산하라고 강요한 사실.
다.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1988.6 중순경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피신청인이 이를 거부하여 오다가 부산직할시 남구청장과 관할 지방노동사무소의 중개로 동년 9.22 동 구청장실에서 첫 단체협약이 체결된 사실.
라.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1989 임금협상을 위해 1989.4.7 피신청인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교섭이 난항이자 노동쟁의발생신고를 한 바 있고, 또한, 피신청인이 신청인에 대하여 노동조합 전임자라는 이유로 연차수당 및 기본급을 감축시켰다 하여 동년 5.17 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하였으나, 피신청인과의 합의로 동년 5.27 동 신청을 취하한 사실.
마. 그후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1989.7.21 피신청인에게 그동안 단절되어왔던 1989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동년 8.30까지 4차례 노사협상을 계속하였으나 결렬된 바, 이에 신청인은 동년 9.4 관할 행정청에 노동쟁의발생신고를 하였으며, 관할 부산직할시 지방노동위원회의 알선 및 조정이 실패하자 동년 9.20 관할 행정청에 쟁의행위신고를 한데 이어, 동년 9.22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피신청인이 그 다음날인 동년 9.23 직장폐쇄한 사실.
바. 상기 직장폐쇄 당일 아침 피신청인이 아들을 대동하고 파업농성현장(병원 일층로비)에 나타나 "노동조합 때문에 병원을 해 나갈 수 없다. 노조와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니 여러분이 안나가면 내가 나가겠다"고 노조원들을 비난한 뒤 병원 밖으로 나가 잠적해 버린 사실.
사. 피신청인은 부산직할시장으로부터 병실 증설을 위한 의료기관(병원) 사항 변경허가를 받을 계획으로 1989.9.18 허가신청서를 작성하여 두기까지 하였으나, 동년 9.30 신청인 및 피해자인 신청인측 노동조합원들을 포함한 전 직원 107명에게 가족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하의 서신을 통하여 "… 1989년 임금협상을 하면서 노사간에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부득이 1989.10.30자로 본 병원을 폐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모든 직원은)1989.10.31자로 해고가 됨을 먼저 서면으로 통보합니다"라고 폐업 및 해고예고 통보를 한 사실.
아. 피신청인은 1989.10.30 관할세무서와 보건소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하고, 종업원 107명에게 직접 또는 각자의 거래은행 온라인 구좌를 통하여 1989.10분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
자. 피신청인이 경영하던 구 ○○병원의 1989년도(1989.9.22 현재) 경영수지가 당기손실 112,292,912원에 달한다고 관계세무기관이 증명서를 발급한 바 있으나, 동 금액중에는 퇴직금 68,083,867원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제2. 당 위원회의 판단 및 법률상의 근거
1. 당사자의 주장
가. 신청인의 주장
(1)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노동조합활동에 대하여 혐오감을 가져오면서 노동조합 와해를 목적으로 1988.5.8경 오전 지하식당에서 전 직원을 소집한 가운데 신청인에게 요구조건은 100% 다 들어주겠으니 노동조합을 해산하라고 종용하였고, 동년 5.10~5.12 사이에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신청인을 외래산부인과로 불러 내가 취직시켜 주었는데 그럴 수가 있느냐? 노조를 만들다니 무슨 짓이냐? 라고 하면서 노조활동을 그만두도록 위협하였으며, 노동조합원의 가정에 전화를 걸어 노동조합 탈퇴를 수차에 걸쳐 종용해온 바, 이는 반 노동조합적 행위임이 여실하다.
(2) 신청인이 1989 임금교섭과 관련하여 1989.9.4 노동쟁의발생신고를 하고, 1989.9.22부터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하자 피신청인은 후생복지시설까지 포함하여 직장을 폐쇄하고, 신청인측에서 충실한 교섭 진행을 요구하였음에도 노사협상에 단 두차례 형식적으로 응하였을 뿐이며,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없는 피신청인측 원무과장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협상에 응하게 함으로써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사실상 거부하였다.
(3) 피신청인은 신청인측 노동조합에 대하여 혐오감을 갖고 와해할 기회를 노려오다가,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1989.9.22 적법한 쟁의행위에 들어가자 쟁의행위에 들어간 지 하룻만에 성실한 교섭의 재개없이 곧바로 1989.9.23 조례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있는 한 병원을 안하겠다고 공표하고 직장폐쇄신고한 후 잠적해 버렸는바, 그렇게 즉시 직장폐쇄할 만한 객관적 정황이 없는 점으로 보아 폐업조치는 노동조합 와해를 목적으로 한 위장폐업임에 틀림없다.
(4) 피신청인의 병원은 환자수가 1987년도 대비 1988년도에 10.9% 증가하였고, 1988년도 대비 1989년도(1989.8.31 현재)에 20% 증가하였으며, 경영면에 있어서도 1989.1.1∼1989.7.31 현재 4,706,056원의 영업이익이 있었고, 이러한 경영상의 신장에 따라 피신청인은 병상을 증설하려 하였으나, 임금인상관련 노동쟁의가 발생하자 신청인측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에 의해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이 또한, 노동조합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업하고 전 근로자를 해고조치하였음은 부당노동행위임에 틀림없다.
(5) 그러므로 피신청인은 신청인과 피해자 106명을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시로부터 복직시까지의 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을 모두 지급하여야 하며, 단체교섭을 재개하여 성실히 임하여야 한다.
나. 피신청인의 주장
(1) 신청인측 노동조합은 1988.9.22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의거 1988.9.1 임금인상이 되었음에도 아직 인상시기가 훨씬 미도래한 1989.4부터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해왔고, 1989.4.25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제1차 노동쟁의발생신고한 후 그때부터 간호복 등 제복착용을 거부하고 부분적인 불법파업을 자행해 왔다.
(2) 신청인측 노동조합은 1989.7.21∼8.30 사이에 4차의 임금교섭에 피신청인이 직접 2차례나 협상에 성실히 임하였음에도 노조측의 과다한 요구로 결렬되자 1989.9.4 제2차 노동쟁의발생신고를 하고, 1989.9.21 18:30부터 전면파업 농성에 돌입한 바, 입원환자 및 중환자들까지 진료에 방해를 주어, 피신청인은 부득이 1989.9.23 직장폐쇄신고하였으며, 그후 신청인측에서 자제해줄 것을 기다렸으나 오히려 과격한 행동으로 농성을 계속함으로써 입원환자들도 모두 퇴원해버려 의료업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되고 그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1989.9.30 폐업을 결심하고 전 근로자에게 해고예고하였던 것이다.
(3) 피신청인은 위 (1)항에서와 같은 신청인측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으로 인한 경영상의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종합의료기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병상증설, 즉 의료기관(병원)사항 변경허가신청서를 작성하고 관계기관에 동 신청서를 접수하려 했으나, 신청인측의 불법행동은 피신청인이 감내하기에 어려울 정도에 이르러 피신청인은 1989.10.30 폐업하고 1989.10.31자로 소속 근로자 모두를 해고함과 동시 퇴직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 청산하였으며, 향후 의료업을 재개할 의사가 전혀 없다.
2. 판 단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1989.9.30 폐업 및 해고예고를 통보한 후 동년 10.30자로 폐업하고 익일인 10.31 신청인외 피해자 106명을 해고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 부산직할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하였으나, 동 위원회가 법률상의 구제 실익이 없다고 1989.11.27 신청을 각하하자 신청인이 이에 불복, 1989.12.7 당 위원회에 재심신청하기에 이르렀는바, 당 위원회는 그간 당사자 및 증인의 진술과 관계증빙자료에 의한 조사와 당사자 심문의 결과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우선 당 위원회가 상기 제1의 2.(관련사실) 가 내지 자에서 인정한 사실과 당 위원회의 심문과정에서의 당사자 주장의 취지를 종합 검토하건대, 1989 임금인상에 관한 노사교섭이 피신청인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영향받아 불과 4차례 협상만으로 결렬되고,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관할 행정관청과 노동위원회에 쟁의발생을 신고하고 냉각기간 경과후 쟁의행위에 돌입하자, 동 노동조합의 결성 시점부터 줄곧 신청인들의 노조활동을 혐오해오던 피신청인은 노사분쟁의 자율적 해결을 모색하는 대신, 재빠른 직장폐쇄에 이어 폐업과 종업원 전원을 해고함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피신청인의 폐업·해고 과정을 좀 더 살펴보면, 피신청인의 이 행위의 결정적 동기가 노조활동에 대한 적대심에서 비롯한 것이며, 따라서 신청인측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없었더라면 피신청인이 폐업 및 해고조치를 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은 다음 사실 등으로 미루어 보아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첫째, 피신청인은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병상증설을 꾀하여 관할 행정청에 제출할 의도로 의료기관사항 변경허가신청서를 작성 해두었으며,
둘째, 신청인측 노동조합이 파업을 개시한 바로 다음날에 행해진 직장폐쇄도 관계 행정청에 대한 형식적 절차를 밟은데 그친 것일 뿐, 그 시점에서 직장을 폐쇄하지 아니하면 신청인측의 쟁의행위에 의한 심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노동법상 요구되는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던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더러,
셋째, 그로부터 불과 일주일 후에 폐업·해고예고하고, 이후 폐업시까지 피신청인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완강히 거부한 사실이 있고, 본건에 관한 당 위원회의 심문과정에서 피신청인측은 폐업 사유로써 경영적자외에 피신청인의 노조활동 혐오를 솔직히 시인한 바 있으며,
넷째,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경영적자도 당해 적자발생의 원인과 산정기간 및 금액의 내용 등을 폐업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자세히 검토해보면, 꼭 그 당시 피신청인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의료사업을 그만둘만한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할 만한 객관적 근거는 박약하다고 여겨지므로, 본 건 피신청인의 폐업은 신청인측의 노조활동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주된, 그리고 또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판단되며, 따라서 신청인측 노동조합원 전원을 해고한 피신청인의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항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된다.
위와 같은 판단에 관련해서 피신청인이 1990.4에 ○○병원 간판과 진료과목 게시판을 그대로 부착한 채 벽면을 새로 단장한 사실도 정황 증거의 하나로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건 폐업을 위장이라고 인정할 만한 확증이 없는 이상, 피신청인이 종전의 의료업을 다시 행할 것인가의 여부는 피신청인의 기본적 인권 즉, 영업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비록 피신청인의 폐업행위가 기본적으로 신청인측의 노조활동에 대한 지나친 혐오와 적대심 때문이었다고 인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노동위원회가 피신청인에게 사업재개를 명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기본적 인권이며, 이 권리에 대한 사용자측의 침해행위는 헌법을 정점으로 하는 우리나라 노동법 질서가 용인하지 않는 바인 즉, 침해된 노동기본권은 적절한 조치를 통해서 회복되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초심지노위가 "설령 피신청인이 노조를 와해시킬 의도로 신청인 등을 해고하였다 하더라도 진의에 의한 폐업인 이상 신청인 등 피해자가 복귀할 사업체가 없어졌으므로 법률상의 구제 실익이 없다"며 신청인측의 구제신청을 간단히 각하하고 만 것은 부당노동행위제도의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왜냐하면 노동조합법상의 부당노동행위 제도는 헌법 제33조 제1항(단결권 보호)의 규범적 확인이며, 사용자측에 의한 단결권 침해행위, 그 자체를 배제하려는 제도라는 점 및 동법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의한 행정적 구제 외에 사법기관에 의한 직벌제도 도입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본건에 있어서 피신청인이 폐업하였다는 사실만 가지고 상기한 바와 같은 피신청인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그 자체와 피해자의 구제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고 새겨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건 피신청인의 폐업 및 해고조치가 피신청인이 신청인 등의 노조활동을 혐오한 데 결정적 원인이 있는 이상, 피해 노동조합원에게는 그들의 노동기본권 보호를 통한 고용확보를 구하는 법률상의 실익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노사 쌍방의 기본적 인권의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다시 말하면 피신청인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내에서 신청인측의 노동기본권 회복에 도움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피신청인에게 명하는 것은 노동위원회에 부여된 부당노동행위구제에 관한 재량권에 속한다고 생각해서 잘못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 위원회는 피신청인이 향후 동종 사업을 재개할 시에는 피신청인이 침해한 노동기본권의 회복에 이어질 수 있는 원상회복적 조치를 피신청인에게 명하는 것이 우리나라 노동법질서에 부응하는 바이며, 또 노사관계의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한 끝에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항과 제42조, 노동위원회법 제19조 제1항과 제20조 및 노동위원회규칙 제50조의 규정에 의거하여 주문과 같이 판정 및 결정한다.
노조활동을 혐오한 사용자가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자 직장폐쇄를 하고 뒤이어 폐업과 노동조합원 전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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