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 2018-08-23 | 2016구합8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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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원문 미확인
- 판단:
- 업무 관련성: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는 부분 파업, 태업, 피켓시위 등이었고, 망인은 쟁의행위가 없을 때는 정상 근무함. 원고는 L지회의 쟁의행위에 대해 부당한 직장폐쇄, 위법한 징계해고, 원고 노조 설립 지원 등 조직적, 계획적인 부당노동행위로 대응함. 이로 인해 망인은 생산직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관리자 및 근로자들과의 갈등, 임금 삭감, 강화된 통제와 감독, 징계에 대한 두려움에 지속적으로 노출됨. 이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은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로 평가할 수 없으며, 망인의 사망은 원고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있는 업무 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함.
- 상당인과관계: 망인은 5년가량 이어진 첨예한 노
- 망인은 노사분규 발생 이전부터 결근이 잦았으나, 2014년부터 결근 횟수가 급증함.
- 망인은 2013. 9. 16. 다면적 인성검사에서 우울감, 무망감, 자살 가능성 등이 나타났고, 심리치유상담을 받음. 상담 내용에는 노사분규로 인한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 호소가 포함됨.
- 망인은 사망 전 '잦은 결근, 조퇴 등 근태불량'을 사유로 원고로부터 사실조사 출석요구서를 받고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했으며, 지인들에게 '힘들다', '지친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함.
- 망인은 사망 당일 새벽 지인에게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김.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및 상당인과관계
-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는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아래 이루어지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해야 함.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이는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될 필요는 없으나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함.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음. 이 경우 자살자의 질병 정도, 증상, 회복 가능성,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주위 상황, 자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
- 판단:
- 업무 관련성: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는 부분 파업, 태업, 피켓시위 등이었고, 망인은 쟁의행위가 없을 때는 정상 근무함. 원고는 L지회의 쟁의행위에 대해 부당한 직장폐쇄, 위법한 징계해고, 원고 노조 설립 지원 등 조직적, 계획적인 부당노동행위로 대응함. 이로 인해 망인은 생산직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관리자 및 근로자들과의 갈등, 임금 삭감, 강화된 통제와 감독, 징계에 대한 두려움에 지속적으로 노출됨. 이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은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로 평가할 수 없으며, 망인의 사망은 원고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있는 업무 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함.
- 상당인과관계: 망인은 5년가량 이어진 첨예한 노사분규 과정에서 직장폐쇄, 폭력사태, 두 차례의 징계처분, 관리자 및 동료 근로자들과의 갈등,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경험함. 특히 대의원 활동으로 더 많은 정신적·물리적 충돌을 감내하고 형사절차까지 겪으며 극도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추단됨. 망인과 함께 L지회에서 활동한 여러 사람이 정신과적 질환으로 요양승인을 받은 점, 고용노동청이 원고의 전체 근로자에게 정신질환 임시건강진단실시명령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당시 노사갈등 상황이 매우 극심했고 망인이 겪은 스트레스는 객관적으로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정도였음. 망인의 결근 횟수 급증, 심리치료 상담 내용, 지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망인은 장기간 노사분규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 출근조차 괴로워했으며, 사실조사 출석 통보로 인한 해고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희망 상실 등으로 스트레스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폭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됨. 망인에게 자살을 선택할 만한 다른 동기나 계기가 나타나 있지 않음.
- 알코올 문제: 망인이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료받은 사실이 있으나, 원래 술을 잘 못 마시던 망인이 직장폐쇄 이후 음주량이 늘었다는 진술, 노사분규 과정에서 망인이 처했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알코올성 간염은 오히려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음.
- 의학적 인정 여부: 자문의가 원인 질환 판정이 어렵다고 했으나, 이는 정신과적 진료 및 면담 자료가 없기 때문이며, 망인이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정신과 진료에 거부감을 가졌기 때문임을 알 수 있음. 자문의 역시 망인이 만성적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우울증과 알코올 문제가 병존했다고 소견을 밝힌 점 등을 종합할 때, 망인의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 그리고 사망 사이에는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됨.
관련 판례 및 법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업무상의 재해'의 정의.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하나, 그 자해행위가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봄.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제1호),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사람이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제2호), 그 밖에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제3호)에는 업무상 재해로 봄.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1418 판결
-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판결
- 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1두14692 판결
-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3두23461 판결
-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참고사실
- F노조는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며, 망인은 그 산하 H지부 I지회 소속 조합원이었고, 2012. 10.부터 2014. 9.까지 I지회 대의원으로 활동함.
- 원고는 2011. 7. 15. 원고 노조를 설립하고 같은 달 21. 설립신고를 마침.
- 원고와 원고 대표이사는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유죄판결을 확정받음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7. 2. 17. 선고 2013고단1867 판결, 대전지방법원 2017. 8. 16. 선고 2017노663 판결,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도13781 판결).
- L지회 조합원들은 위법한 직장폐쇄로 인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확정판결을 받음 (대전고등법원 2014. 4. 24. 선고 2012나6378 판결,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4다30858 판결).
- 원고의 해고처분 무효확인 및 임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임금 지급 청구 부분이 인용 확정됨 (대전고등법원 2014. 6. 26. 선고 2013나599 판결,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4다48057 판결).
- L지회 사무장 W의 진술서에 따르면,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많은 L지회 조합원들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우울증세를 보였고, 망인도 고위험군에 해당되어 심리상담을 권유받았으나 거부함.
- 망인의 지인들(R, S, U, T)의 진술서에 따르면, 망인은 2015년 여름경부터 말수가 줄고 '힘들다', '지친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함.
-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이 2016. 7. 29.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원고의 J공장과 E공장 소속 전체 근로자에 대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임시건강진단실시명령을 함.
검토
- 본 판결은 노사분규와 같은 극심한 직장 내 갈등 상황에서 발생하는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과 그로 인한 자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 특히, 회사의 부당노동행위가 근로자에게 가한 정신적 압박을 업무상 스트레스의 중요한 원인으로 인정한 점은 주목할 만함.
- 불법적인 노조 활동이 일부 있었더라도, 회사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부당노동행위가 근로자에게 미친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업무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근로자 보호의 관점에서 의미가 큼.
- 의학적 진단 기록이 없더라도, 주변인의 진술, 심리검사 결과, 객관적인 노사 갈등 상황 등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업무상 재해 인정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함.
- 이는 단순히 업무 강도나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직장 내 관계, 갈등, 부당한 대우 등 심리적,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시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