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 2024-11-14 | 2022도9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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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2부 판결 [사건] 2022도9308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주영, 최경율, 박대원 [원심판결] 전주지방법원 2022. 7. 6. 선고 2022노48 판결 [판결선고] 2024. 11. 1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주시 완산구 B아파트 상가 2층에 위치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태권도 관장으로서, 태권도장에 등록하여 태권도 수업에 참여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중심잡기 훈련, 기초체력 훈련, 품새 등과 같은 태권도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0. 10.5. 16:00경 위 태권도장에서, 피해자 C(남, D.생)을 비롯하여 태권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상대로, 'E 원탑'(윗부분이 잘린 원뿔 모양의 교구. 높이 31cm. 상단원지름 12cm, 하단원지름 21.5cm. 이하 '원탑'이라고 한다)이라는 교구 위에 올라가 두발 또는 한 발로 서서 몸의 중심을 잡는 일명 '중심잡기' 훈련을 실시하였다. 'E 원탑'이라는 교구를 이용하여 몸의 중심을 잡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위 교구가 놓인 바닥으로부터 약 31cm 정도의 높이에 있는 원지름 약 12cm인 교구 상단에 한발 또는 양발을 올려놓고 몸의 중심을 잡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만일 몸의 중심을 잃게 되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는 등 낙상의 위험이 있고, 경우에 따라 몸의 중심을 잃은 상태에서 바닥에 떨어지다가 직접 머리 부위를 바닥에 부딪치거나 그로 인해 목 부위가 꺾이게 될 위험도 있으며, 순간적으로 손을 바닥에 짚거나 팔꿈치 부위를 직접 바닥에 부딪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피해자와 같은 아동을 상대로 위와 같이 중심잡기 훈련을 실시하는 사람으로서는 훈련을 실시하기 전에 위 교구를 이용하여 중심잡기 훈련을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와 같은 부상의 위험을 상세히 미리 설명해주고 몸의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질 경우에는 부상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몸의 중심을 잡으려고 하지 말고 즉시 발을 교구 상단에서 빼내 바닥을 짚거나 몸의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을 경우에는 부상의 위험이 큰 머리와 관절 부위가 직접 바닥에 부딪치게 하지 않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상의 위험이 적은 엉덩방아를 찧는 등의 자세를 취하도록 그 요령과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 훈련에 참가할 아동들에게 부상을 방지하는 요령과 방법을 익히도록 시범을 보이거나 아동들로 하여금 미리 훈련을 해보게 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요령과 방법의 설명·시범· 연습에도 불구하고 낙상으로 인해 부상을 당할 위험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안전매트를 설치하여야 하며, 몸의 중심을 잡는 능력은 개인별로 편차가 있으므로 위 교구에 올라가 몸의 중심을 잡고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동에 대해서는 위 교구에 올라가 몸의 중심을 잡는 요령과 방법뿐만 아니라 몸의 중심을 잃고 바닥에 떨어질 경우에 필요한 요령과 방법에 대하여 더욱 고도의 설명·시범·연습을 하여 낙상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일시 · 장소에서 피해자를 비롯하여 태권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위 교구를 이용하여 중심잡기 훈련을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의 위험을 상세히 미리 설명해주지 않고 "올라가서 장난치지 마, 다쳐"라고만 주의를 주고, 부상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요령과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그 훈련에 임하는 아동들에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자세 연습을 시키지도 않고 바닥에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안전매트를 설치하지 않은 채 만연히 위 교구에 올라가서 중심을 잡아보도록 훈련하게 한 업무상 과실로, 몸의 중심을 잡는 능력이 부족하였던 피해자로 하여금 위 교구에 올라갔다가 몸의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왼쪽 팔꿈치 부위를 바닥에 부딪쳐 약 3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상완골 원위부 골절상을 입게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태권도 관장인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가.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에 사용된 원탑은 플라스틱 재질로 바닥에 따로 고정하는 장치가 없고, 위쪽 면의 면적이 좁은 구조로 되어 있어 아동이라도 발바닥 전부를 다 올려놓을 수 없으며, 원탑 위에 올라간 사람이 균형을 잡지 못할 경우 자칫 원탑까지 쓰러지면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바, 아동들이 중심잡기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원탑이 쓰러지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나. 운동신경이 완전히 발달해 있지 않은 성장 단계에 있는 피해자와 같은 아동들이 중심잡기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원탑이 쓰러지면서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 부상을 피하기 위한 요령이나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여 낙상할 가능성이 있고, 그와 같은 경우 피고인이 설치한 매트만으로는 충격을 완화하여 부상을 방지하기에 부족하다. 다. 피해자는 신장 137cm, 체중 38kg로 또래보다 체구가 크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첫 번째 시도에서는 피고인의 손을 잡고 원탑에 올라갔으나 무서워서 바로 내려오고, 두 번째 시도에서는 원탑에 올라가지도 못하였으며, 그 다음 세 번째 시도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설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종전에도 중심잡 기 훈련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가 다른 또래에 비하여 운동능력이 부족하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피해자가 중심잡기 훈련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피해자와 같이 다소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바닥에 떨어질 경우 충격으로 인한 부상의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보호장비 착용이나 매트의 추가 설치 등 추가적인 조치 없이 피해자에게 중심잡기 훈련을 계속하게 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는 2018.경 공소사실 기재 태권도장에 약 1년간 다니다가 그만두었고(그 당시 관장은 피고인이 아니다), 피고인이 관장으로 있던 2020. 5.경부터 이 사건 사고일까지 약 5개월 동안 같은 태권도장에 다시 등록하여 꾸준히 다니고 있었다. 2) 피고인은 2019. 4.경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당시까지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5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한 원탑을 이용하여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진행하였고(2019. 4. 경부터 2019. 8.경까지는 매주 1차례, 2019. 9.경부터 2020. 10.경까지는 매월 2차례 정도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준비운동을 시켰으며, 훈련 중에 다른 아이들을 밀거나 장난을 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안전교육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의 목표는 몸의 협응력, 평형성 및 균형감각 향상이고, 훈련방법은 양팔을 벌리고 원탑 위에 올라가서 서 있는 것이다. 4)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는 8세에 가까운 남아로서 신장 137cm, 체중 38kg이고,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20. 10. 5. 16:00경 피해자를 포함하여 6명의 태권도장 원생들이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받고 있었다. 5) 피해자는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의 첫 번째 시도 당시 원탑에서 떨어졌고, 그 다음에는 피고인의 손을 잡고 원탑에 올라갔으나 무서워서 바로 내려왔으며, 마지막 세 번째 시도에서 원탑에 올라가자마자 중심을 잃고 태권도장 매트 위로 넘어져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6)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직후 피해자의 왼쪽 어깨 부위 등에 아이스팩을 붙여주고, 피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태권도장에 도착한 피해자의 모 F은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 피해자를 곧바로 근처 정형외과에 데리고 갔다가 위 정형외과의 소견에 따라 피해자를 전북대학교 병원에 입원시켰으며, 피해자는 2020. 10. 6. 위 병원에서'좌측 상완골 비관혈적 정복술 및 경피적 고정술'을 받고 같은 달 8. 퇴원하였다. 7) 기록상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 중에 피고인의 태권도장 원생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적은 있으나,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이와 같은 골절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 업무상 과실이라 함은 당해 업무의 성질 또는 담당자의 업무상 지위 등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 함으로써 결과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하지 못한 경우를 말하는데, 위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태권도 원장인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1)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의 목표와 훈련방법을 종합해 볼 때, 원탑은 5세 이상의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고 원탑에 올라간 사람이 균형을 잡지 못할 경우 원탑까지 함께 쓰러지면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질 경우가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러한 사정은 원탑을 본래의 용도에 따라 사용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훈련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따르는 불가피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하면서 엉덩방아를 찧는 것을 넘어서 이 사건 사고와 비슷한 골절사고가 과거에 피고인의 태권도장에서 발생한 바 없고, 원탑의 높이가 바닥으로부터 31cm로 피해자와 유사한 체격이나 8세에 가까운 연령인 아동에게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원탑 본래의 용도에 따른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 중 위와 같은 아동에게 낙상이나 골절 등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중대한 부상이 발생할 위험이 일반적으로 존재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이러한 심각한 부상까지 전제로 하여 이에 대한 설명이나 시범, 연습 등을 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피고인은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을 상대로 꾸준히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준비운동 및 안전교육도 나름대로 실시하였다. 그렇다면 원탑이 쓰러지거나 사람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는 일반적인 태권도장에서 통상 사용하는 재질의 매트가 설치되어 있고, 그 매트가 기록상 학생들이 태권도 등 운동을 하다가 바닥에 넘어지는 경우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여 다칠 수 있을 정도라고 인정되지는 않는 만큼,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 중 원탑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는 등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조차 막지 못할 정도의 안전장치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한편 원탑 기구를 제조한 업체인 G의 원탑 사용방법에 관한 설명을 보아도 푹신한 바닥에서 해야 유아가 다칠 염려가 없다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원탑 위에 올라가서 서 있도록 되어 있을 뿐 주변에 다른 어떤 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지 않으며, 통상적인 실내 체육시설 바닥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처럼 되어 있을 뿐이다. 3)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의 체중이 또래보다 많이 나가고, 피해자의 키 또한 또 래보다 상당히 큰 편이었다.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에 피해자가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시도했던 과정을 살펴보면, 피해자가 첫 번째 시도에서 원탑 위로 올라가자마자 떨어졌고 두 번째 시도에서는 피고인의 손을 잡고 원탑 위에 잠시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왔으므로, 피해자가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무서워하거나 익숙하지 못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같은 태권도장에서 약 1년 5개월 동안 여러 운동을 하면서도 이 사건 사고 외에는 특별히 부상을 당한 사정을 찾을 수 없고 피해자 외에 태권도장 원생들이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하면서 이 사건 사고와 같은 부상을 당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태권도 관장으로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의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피해자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이 사건 중심잡기 훈련을 계속하던 중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결국 제출된 증거 및 피해자의 체중이나 이 사건 사고 직전의 훈련 상황만으로는 피해자의 운동능력이 다른 태권도장 원생에 비하여 특별히 부족하였다는 점 또는 피해자의 경우 바닥에 떨어질 때 부상의 위험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을 피고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그럼에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